범죄학·범죄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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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속 교정시설의 사각지대...장애 수감자에 대한 비상대응 현실은?
2020년 9월, 미국 오리건주를 휩쓴 대규모 산불은 '커피 크릭(Coffee Creek)' 교도소를 포함한 4개 교도소에서 약 4,300명의 수감자를 긴급 대피시키는 초유의 사태를 초래했습니다. 교도소 인근에서 일어난 화재의 연기가 교도소 내부로 스며 들자, 당국은 수감자들을 호송 버스로 이동시켰습니다. 그러나 대피 과정은 혼란 그 자체였습니다. 수감자들은 손목에 케이블 타이를 찬 채 몇 시간 동안 버스에 갇혔고, 화장실 이용이 불가능해 컵에 용변을 보거나 옷에 실례해야 했습니다. 도착지에서는 침구나 깨끗한 옷 없이 금속 침대 프레임에서 휴식을 취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특히 장애 수감자는 휠체어 이동이 제한되고 의료 보조 기기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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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펜타닐' 위기 해법은 "처벌 NO, 공중보건 YES"
미국과 마찬가지로 캐나다도 펜타닐로 인한 문제가 심각합니다. 이에 캐나다의 킴 페이트(Kim Pate) 상원의원은 "엄중한 형사 처벌 중심의 접근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며, 공중보건 중심의 대안을 제시해 주목받고 있습니다. 캐나다는 최근 몇 년간 펜타닐과 관련된 오피오이드 과다 복용 사망률이 급증하며 심각한 사회적 문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2023년 캐나다 공중보건국 자료에 따르면, 오피오이드 관련 사망자의 80% 이상이 펜타닐과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페이트 상원의원은 최근 캐나다 상원 웹사이트(SenCA+ MAGAZINE)에 게재한 기고문을 통해, "펜타닐 위기를 형사사법 시스템으로 해결하려는 접근이 비효과적이며 오히려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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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라이팅', 심리 조종에서 범죄로 진화...분석된 710건 중 성범죄 50.9%
- 가스라이팅 범죄 분석 710건 중 50.9%가 성범죄... 가족, 연인, 직장 관계에서 벌어지는 살인과 폭력의 전조 1938년 패트릭 해밀턴(Patrick Hamilton)의 희곡 『Gas Light』에서 비롯된 가스라이팅은 1944년 영화로 대중화 됐습니다. 영화 속 남편 잭(Jack)은 가스등을 교묘히 조작해 아내 벨라(Bella)를 혼란에 빠뜨리고, 그녀를 정신적으로 무너뜨려 자신에게 의존하게 만듭니다. 이는 현실을 왜곡해 상대를 지배하는 가스라이팅의 본질을 보여줍니다.1960년대 후반부터 가스라이팅은 학문적 개념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국내에서는 2018년 한 배우의 논란으로 이 용어를 대중들이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당시 그 배우는 연인에게 다른 배우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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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기 약물 사용과 뇌 면역 세포의 관계, "중독의 숨겨진 연결고리"
- 뇌 면역 세포 미세아교세포, 약물 중독의 핵심 역할 가능성 - 청소년기 약물 사용과 면역 기억의 장기적 영향 탐구 미세아교세포(microglia)는 뇌의 면역 세포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 연구는 이들이 약물 중독과 관련된 뇌 변화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청소년기 약물 노출은 미세아교세포의 기능과 후성유전적 변화를 유도하며, 이는 장기적인 중독 취약성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 Maricela X. Martinez와 Stephen V. Mahler는 Journal of Neuroimmunology에 게재된 논문 “약물 중독에서 미세아교세포의 잠재적 역할: 청소년기 신경발달과 그 이후”에서 미세아교세포가 약물 중독의 발달과 유지에 어떻게 기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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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기 약물 노출, 뇌 발달의 위험 요소로 주목
- 신경발달 과정 방해와 장기적 뇌 변화 가능성 청소년기는 인간의 뇌가 급격히 발달하는 중요한 시기다. 이 시기에 약물 사용은 단순히 일시적인 영향을 넘어, 뇌의 구조와 기능에 영구적인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전전두엽(PFC)과 같은 늦게 성숙하는 뇌 영역은 약물의 영향을 받기 쉽다. 이러한 변화는 성인기 중독 취약성을 높이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마르티네즈(Maricela X. Martinez)와 말러(Stephen V. Mahler) 연구팀은 Journal of Neuroimmunology에 게재된 논문 “약물 중독에서 미세아교세포의 잠재적 역할: 청소년기 신경발달과 그 이후”에서 청소년기 약물 사용이 신경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체계적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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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뺨 맞고, 칼에 위협당해도 말 못하는 남성들"...부부·연인 간 폭력에 대한 고정관념의 덫
- “무기를 들고 때렸다, 자고 있을 때 맞았다”...성 고정관념과 수치심 때문에 신고조차 망설여져- 베이츠 박사, 폭력 피해 남성 161명 심층 인터뷰 연구..."‘남자는 강해야 한다’는 사회적 압박 때문에 피해를 인정하는 것조차 약하다는 낙인을 받을까 봐 두려워 해"부부나 연인 관계에서 폭력이 이뤄지면 “남성은 가해자, 여성은 피해자”라는 고정관념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이 문제는 주로 여성 피해자에 초점을 맞춰 다뤄졌고, 이 때문에 남성 피해자는 오랫동안 주목받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남성도 신체적, 성적, 심리적 폭력을 겪고 있으며, 특히 ‘강압적 통제’라는 비신체적 폭력의 피해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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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법의 진화와 미래를 논하다… 4월, 동국대서 국제학술대회 개최
데이터법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국제학술대회가 4월 25일 동국대학교 법학관 스마트강의실에서 개최된다.이번 학술대회는 4차산업혁명융합법학회, 데이터분쟁조정위원회, 법무법인 로앤에이가 공동 주최하고, 동국대학교, 인하대 AI데이터법학과, KT 클라우드, 법무법인 로백스가 후원한다.이날 학술대회에는 국내외 법학자와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데이터법의 현황과 미래를 조망할 예정이다.김성호 법무법인 로앤에이 대표 변호사가 사회를 맡아 진행하며, 데이터 유통 메커니즘의 구축방안과 AI의 혁신 및 성장을 주제로 포문을 여는 금번 학술대회는 이어지는 네 개의 세션을 통해 데이터법의 다양한 쟁점들을 논의할 예정이다.첫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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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힙합 뮤지션 '퍼프대디', 성매매·인신매매 혐의 추가...증인 3명 신원보호 요청
세계적인 힙합 프로듀서이자 래퍼로 잘 알려진 퍼프대디(Puff Daddy), 본명 션 “디디” 콤즈(Sean "Diddy" Combs, 이하 콤즈)가 또다시 법적 논란에 휘말렸다. 퍼프대디는 1990년대부터 힙합과 R&B 씬을 주름잡으며 Bad Boy Records를 설립해 수많은 스타를 발굴한 인물로, 음악뿐 아니라 패션과 사업 분야에서도 큰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그를 둘러싼 성범죄 혐의가 끊이지 않으며, 이번에 뉴욕 연방법원에 성매매와 매춘 혐의로 추가 민사소송이 접수되면서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NBC 뉴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 목요일(4월 4일; 현지시간) 뉴욕 연방법원에 새로운 민사소송이 접수됐다. 이로써 콤즈(퍼프대디)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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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는 형벌의 그림자"...법적 처벌을 넘어선 '부수적 결과'의 무게
"경범죄에 해당하는 정말 사소한 일이었죠. 그런데 그것 때문에 저는 일자리를 잃었고, 집을 잃었으며, 심지어 아이들까지 빼앗겼습니다."미국 형사 사법 시스템을 경험한 한 여성의 고백입니다. 범죄에 대한 처벌은 형기가 끝나면 함께 종료돼야 마땅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어떨까요? 유죄 판결 이후에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보이지 않는 형벌'이 존재합니다. 이것을 '부수적 결과(collateral consequences)’라고 합니다.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은 일정 기간 동안 법적 시스템의 관리·감독을 받습니다. 범죄를 저지른 이들이 처벌받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 처벌이 가져오는 여파는 상상 이상으로 깊고 광범위합니다. 특히 미국에서는 이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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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청소년의 부모에게도 법적 책임을 묻다"
청소년 범죄, 부모의 법적 책임은 어디까지 인가?대검찰청의 범죄분석통계에 의하면, 최근 몇 년간(2018-2022) 14세에서 18세의 소년 범죄자 수는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대중은 오히려 청소년 범죄가 늘어난 것처럼 느낍니다. 그 이유는 청소년이 저지르는 강력 범죄(살인, 강도, 방화 성폭력 등)은 오히려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출처: 청소년정책분석평가센터).이에 촉법 소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미성년자가 처벌을 받지 않는다면, 부모가 대신 책임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과연 부모는 자녀의 범죄에 대한 법적 책임을 함께 져야 할까요?이와 관련해 지난 2024년, 미국 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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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에 노출된 경찰, 제복 뒤 커지는 두려움..."조직 차원의 실질적 대응책 필요"
경찰은 매일 수십 명의 민원인을 상대하고, 범죄자와 가장 가까이에서 마주하는 직업입니다. 위험한 상황에 자주 노출되는 만큼, 경찰이 겪는 폭력 피해도 빈번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경찰이 폭력을 당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거나, 경찰도 두려움을 느낀다는 사실에 공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누구보다 위험한 환경에 놓여 있으며, 그들이 입는 피해가 신체적·정신적으로 어떤 어려움을 초래하는지 제대로 파악하고 개선할 필요가 있습니다.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경찰의 폭력 범죄 피해 실태와 그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경찰공무원의 폭력피해 두려움에 관한 연구'(이재영, 박상진, 20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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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교도소의 시대... "단순 기술 도입 넘어 전략적 접근 핵심"
교정 시설이란 사회 질서 유지와 범죄자 관리, 그리고 재활 지원을 위해 운영되는 교도소, 보호관찰소 등 다양한 기관을 의미합니다. 이들 기관은 수감자와 보호관찰 대상자에게 안전하고 효율적인 서비스를 제공함과 동시에, 사회 복귀를 돕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현재 전 세계 교정 기관들은 첨단 기술을 도입함으로써 범죄자 관리와 재활의 패러다임을 급속히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보안 시스템부터 원격 의료, 교육 프로그램에 이르기까지, 최신 디지털 도구들이 교정 시설 내외에서 활용되며 운영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습니다.이번 기사는 교정 분야 기술 전문가이자 교도소 및 보호관찰 서비스의 기술 전략 컨설턴트인 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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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범률을 낮추는 숨은 기둥"...'보호관찰관'의 직무 환경, 공공 안전과 직결
보호관찰관은 징역형을 선고받지 않고 사회에서 처분을 받은 범죄자나 출소 후 사회에 적응해야 하는 범죄자를 관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교도소에 수감된 범죄자의 대부분은 결국 사회로 돌아오게 되며, 이들이 재범하지 않고 사회에 정착하도록 돕는 것이 보호관찰관의 주요 역할입니다. 보호관찰관 업무는 범죄자에 대한 단순 관리가 아니라, 때로는 지원을 제공하고 때로는 엄격한 통제를 해야 하기에 범죄자의 재범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이처럼 보호관찰관은 범죄자의 재사회화와 재범 방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그들의 직무 만족도는 서비스 품질과 공공 안전에 직결됩니다. 따라서 보호관찰관의 직무 만족에 영향을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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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책감 속 즐거움"... 미디어는 왜 '연쇄 살인범'에 열광하는가?
최근 대한민국의 각종 미디어에서는 범죄, 형사, 수사물을 다룬 프로그램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연쇄살인범은 빠지지 않는 단골 소재입니다. 사람들은 왜 연쇄 살인범에 대해 이토록 섬뜩한 호기심을 가지는 걸까요? 마치 길에서 예상치 못한 교통사고나 화재 현장, 혹은 격렬한 싸움을 마주했을 때처럼, 끔찍하지만 도저히 눈을 뗄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요?이번 기사는 범죄학자이자, TV 해설가이며 베스트셀러 작가인 '스캇 본(Scott Bonn, Ph. D.)' 박사가 싸이콜로지 투데이(<Psychology Today>)에 기고한 "왜 미디어가 연쇄 살인범에 열광하는가"를 소개합니다. 본 박사는 자신의 저서 <우리가 연쇄 살인범을 사랑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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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타닐' 위기 해결법은 처벌인가, 공중보건 치료인가?
- 오피오이드 위기, 범죄 아닌 공중보건 문제로… 형사사법 개혁 촉구마약 중독은 단순한 범죄가 아니라 복합적인 건강 문제다. 그러나 형사사법 시스템은 중독자를 처벌 대상으로 간주하며 엄중한 법 집행에 의존한다. 이로 인해 중독자들은 치료 기회를 잃고, 재범과 과다복용 사망 위험이 높아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특히 캐나다와 미국에서 급증한 펜타닐 관련 사망은 오피오이드 위기가 공중보건 문제로 다뤄져야 함을 보여준다.형사사법 시스템은 중독자를 구금하고, 엄격한 보석 및 보호관찰 조건을 부과하며, 이들을 사회에서 격리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하지만 이러한 접근은 중독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지 못하며, 오히려 개인과 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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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한 범죄 이야기에 우리가 빠져드는 과학적 이유
어떤 사람들은 살인 사건 다큐멘터리를 보며 공포를 느끼면서도 화면에서 눈을 떼지 않고 실눈을 뜬 채 계속 시청합니다. 또한 한밤중 창문 너머로 들려오는 기이한 소리에 놀라 심장이 빠르게 뛰고 온몸의 감각이 예민해질 때, 우리는 두려움과 동시에 묘한 호기심을 느끼기도 합니다.왜 우리는 오히려 더 끔찍한 범죄일수록, 더 복잡한 미스터리일수록 더 깊이 빠져드는 것 일까요?펜실베니아 주립 대학(Penn State University Beaver Campus)의 케빈 베넷(Kevin Bennett) 교수는 잔인한 범죄나 미스터리와 같은 이야기에 사람들이 빠져드는 이유는 "감정적, 진화적, 도덕적 요인에서 비롯된다"고 합니다. 인간의 뇌는 범죄와 미스터리에 본능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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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 현장의 갈등 중재자, '대화 경찰'...정작 그들을 위한 제도 부족
고성이 난무하는 집회 현장,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누군가는 확성기를 들고 외치고, 누군가는 굳은 표정으로 맞섭니다. 혼란스런 틈바구니에서 날 선 대립을 녹이려 조용히 움직이는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대화 경찰'입니다.'대화 경찰'은 2015년, 백남기 농민 사건 이후 인권 보호와 평화적 집회 관리를 위해 도입됐습니다. '대화 경찰'은 집회 현장에서 갈등 중재, 정보 수집, 안전 확보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땀 흘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노고 뒤에는 묵묵히 감내해야 할 어려움들이 숨겨져 있습니다. 이태린(순천향대학교) 교수와 장재호(경찰인재개발원) 연구원은 "대화 경찰이 집회 현장에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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