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 밖 여중생 39% 가출 경험…재학생보다 1.6배 높아
- 학교 재학생은 가정폭력, 학교 밖은 성경험이 주요 요인...집단별 예방책 달라야
여자 청소년의 가출 문제는 단순한 일탈을 넘어 성비행·성범죄 등 중대한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지속적인 사회적 경계가 요구된다. 최근 통계상 청소년 가출 경험 비율은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학교 밖 청소년이 조사 대상에서 제외돼 실제 규모는 더 클 가능성이 제기된다.
여성가족부(2024)에 따르면 2023년 초등학교 4학년 이상 고등학교 재학생 약 9000명 중 2.7%가 최근 1년 내 가출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0.9%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다만 학업 중단 상태의 학교 밖 청소년은 조사 대상에서 제외돼 가출 경험률이 과소 추정됐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여자 청소년은 남자 청소년보다 가출 경험과 가출 고민 비율 모두에서 높게 나타났다.
여자 청소년의 가출은 성비행, 성범죄 피해, 원치 않는 임신, 성매매 등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점에서 위험성이 더욱 크다. 일부 연구에서는 성매매 청소년의 80% 이상이 가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기도 했다. 따라서 가출 예방을 위해서는 단순한 통제보다는 가출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정밀하게 분석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조성진(동국대) 교수는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여자 청소년 가출 경험 영향 요인 분석: 학교 및 학교 밖 집단 비교(《청소년학연구》)'를 통해 학교 재학 중인 여자 청소년과 학교 밖 여자 청소년 집단의 가출 경험 영향 요인을 비교·분석했다.
이미지 확대보기조성진 동국대 교수(2025) 연구에 따르면 부모 애착이 높을수록 여자 청소년의 가출 가능성은 학교 집단에서 63%, 학교 밖 집단에서 42%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가족의 구조적 형태보다 부모와 자녀 간 관계의 질이 더 중요하다"며 "학업 중단 여부를 고려한 차별화된 예방 전략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 이미지 디자인=로이슈 AI 디자인팀(*본 이미지는 기사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것입니다.)
■ 학교 안과 밖, 가출 요인은 같지 않다
기존 연구들은 인구통계학적 요인, 가족 요인, 개인 요인, 또래 및 사회 요인, 학교 요인 등이 청소년 가출에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보고해 왔다. 다만 학업 중단 여부에 따라 가출 경험의 영향 요인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실증적으로 비교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드물었다.
조 교수는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이 2018년 실시한 '여성 청소년 성건강 실태조사' 자료를 활용해 학교에 재학 중인 여자 청소년과 학교 밖 여자 청소년의 가출 경험 영향 요인을 비교·분석했다. 분석 대상은 경기도 내 학교 재학생과 청소년쉼터·학교 밖 지원센터를 이용하는 위기 여자 청소년(14~18세)이었다.
연구는 가족 요인(친부모 동거 여부, 부모 애착, 가정폭력 경험), 개인 요인(성경험, 성폭력 피해 경험, 주변 성매매 경험), 인구통계학적 요인(연령, 가정 경제수준)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 가출 경험률, 학교 밖 집단이 더 높아
분석 결과 가출 경험 비율은 학교 밖 여자 청소년 집단이 39.0%로, 학교 집단(23.7%)보다 현저히 높게 나타났다. 두 집단을 구분해 가출 경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한 결과, 집단별로 서로 다른 양상이 확인됐다.
공통적으로 두 집단 모두에서 부모 애착과 주변 성매매 경험이 가출 경험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다. 부모 애착이 높을수록 가출 경험 가능성은 학교 집단에서 63%, 학교 밖 집단에서 42%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와의 정서적 유대가 여자 청소년 가출을 억제하는 핵심 보호 요인임을 재확인한 결과다.
■ 학교 집단은 '가정폭력', 학교 밖 집단은 '성경험'이 핵심
반면 집단별 차이도 뚜렷했다. 학교 여자 청소년 집단에서는 가정폭력 경험과 친부모 동거 여부가 가출 경험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다. 특히 친부모와 동거하는 경우 오히려 가출 경험 가능성이 높게 나타났는데, 가정 내 갈등이나 폭력 경험이 동반된 경우 친부모 동거가 보호 요인으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가정폭력 경험은 학교 집단에서만 가출 경험 가능성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조 교수는 친부모와 함께 생활하더라도 관계의 질이 낮고 폭력이 존재할 경우 가출 위험이 오히려 커질 수 있다고 해석했다.
반면 학교 밖 여자 청소년 집단에서는 성경험 여부가 가출 경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나타났다. 성경험이 있는 경우 가출 경험 가능성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220% 증가했다. 비행 또래와의 접촉, 이른 성경험, 가출이 서로 연결돼 악순환을 형성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 구조보다 '관계의 질'이 중요
한편 가정의 경제수준과 연령은 두 집단 모두에서 가출 경험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조 교수는 가출 문제에서는 가족의 구조적 형태보다 기능적 측면, 즉 부모와 자녀 간 관계의 질이 더 중요함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조 교수는 "여자 청소년 가출 예방을 위해서는 부모 애착을 회복·강화하는 개입이 핵심"이라며 "특히 학교 집단과 학교 밖 집단의 위험 요인이 다르게 나타난 만큼, 학업 중단 여부를 고려한 차별화된 예방 전략과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학교 밖 여자 청소년의 경우 성경험이 가출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 만큼, 단순한 금지 중심의 성교육이 아니라 청소년의 발달 단계와 경험 수준을 고려한 현실적이고 맞춤형 성교육이 병행돼야 한다는 제언도 덧붙였다.
▶연구논문
조성진(2025). 여자 청소년 가출 경험 영향 요인 분석: 학교 및 학교밖 집단 비교. 청소년학연구, 32(10), 155-176.
김지연(Jee Yearn Kim) Ph.D. 독립 연구자로 미국 신시내티대 형사정책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범죄 행위의 심리학(Psychology of Criminal Conduct), 범죄자 분류 및 위험 평가(Offender Classification and Risk Assessment), 효과적인 교정개입의 원칙(Principles of Effective Intervention), 형사사법 실무자의 직장 내 스트레스 요인, 인력 유지 및 조직행동(Workplace Stressors, Retention, and Organizational Behavior of Criminal Justice Practitioners), 스토킹 범죄자 및 개입 방법(Stalking Offenders and Interventions)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