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KAI 노조 집행부는 이날 오후 황기연 행장 앞으로 보낸 질의서에 대한 답변을 듣기 위해 수출입은행과 면담했다. 노조는 질의서에서 한화의 지분 확대에 대한 공식 입장과 경영 참여 가능성에 대한 견해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노조 관계자는 "대주주 역할을 책임지고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수출입은행은 현재까지는 한화의 지분 매입을 투자 목적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다만 지분 확대 추이를 계속 지켜보겠다는 입장도 함께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가 사전 합의 없이 경영 참여를 시도하더라도 지분 26.41%를 보유한 수출입은행이 의결권 우위로 막을 수 있다는 내부 판단도 있다고 전해졌다.
관건은 황기연 행장의 결단이다. 황 행장은 지난해 11월 취임 직후부터 4개월 넘게 공석이던 KAI 사장 선임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수출입은행이 KAI 지분 26.41%를 쥔 최대주주인 만큼, 통상 대통령실·기획재정부와 협의를 거쳐 KAI CEO를 선임해 왔다. 사장 자리가 공석인 상황에서 한화의 경영 참여 시도가 본격화되면 수출입은행의 대응 여지도 좁아질 수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13일부터 22일까지 장내 매수로 KAI 주식 104만7635주를 추가 확보해 지분율을 5.09%에서 6.17%로 끌어올렸다. 연내 5000억원을 투자해 지분율을 8%대로 확대하면 수출입은행, 국민연금(8.3%)에 이어 민간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3대 주주에 오르게 된다.
노조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한화오션으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 구조에 KAI까지 포함될 경우 시장 경쟁 약화와 내부거래 확대, 산업 생태계 왜곡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주식을 사는 것 자체를 막을 방법은 없지만 이사회 참여 등 경영 개입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게 노조 입장이다.
한편, 수출입은행은 아직 신중한 입장이다. 수출입은행측에 KAI 관련 향후 계획을 물었으나 현재까지 별도 지분 관련 계획은 없다는 입장만 들을 수 있었다.
업계에서는 정부 정책 방향과 수출입은행의 판단이 향후 KAI 지배구조 변화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의 정책 변화 없이 한화가 경영권 수준의 지분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황 행장이 노조의 압박을 등에 업고 대주주 권한을 적극 행사할지, 아니면 관망 기조를 유지할지가 사실상 한화의 KAI 진입 여부를 가를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심준보 로이슈(lawissue) 기자 xzvc@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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