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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지키는 눈인가, 감시하는 눈인가"... 똑똑해진 AI CCTV, 시민은 받아들일까

[형사정책 연구브리핑] 동국대 연구팀 시민 1101명 대상 조사, "기술 성능보다 경찰 신뢰가 수용 갈랐다"

2026-05-26 08:50:00

인공지능(AI)이 경찰 업무에 빠르게 도입되면서 AI CCTV도 차세대 치안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 CCTV가 영상을 기록하고 재생하는 수준에 머물렀다면, AI CCTV는 실시간 행동 인식, 이상행동 탐지, 범죄 발생 가능성 예측까지 수행하는 지능형 감시 시스템으로 진화하고 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우려도 함께 커진다. AI CCTV는 범죄 예방과 신속한 대응을 가능하게 하지만, 시민의 일상 행동과 이동 경로까지 광범위하게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다. 사생활 침해와 '감시사회' 논란이 따라붙는 이유다.
황진경·노희주·김연수(동국대) 연구진은 〈경찰의 AI CCTV 활용에 대한 시민의 수용 의사〉(한국경찰학회보) 논문에서 "AI CCTV 수용 여부는 기술 성능 문제라기보다 경찰과 경찰활동에 대한 신뢰 문제일 수 있다"는 분석 결과를 제시했다.

황진경·노희주·김연수(동국대) 연구진의 2026년 연구에 따르면, 시민의 AI CCTV 수용 여부는 기술 성능보다 'AI 기반 경찰활동에 대한 신뢰'와 '범죄 예방에 실제로 도움이 되는가'(지각된 유용성)에 더 크게 좌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기술 고도화만으로는 수용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성과의 투명한 공개와 시민 기본권을 지킬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미지 디자인=로이슈 AI 디자인팀(*본 이미지는 기사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것입니다.)이미지 확대보기
황진경·노희주·김연수(동국대) 연구진의 2026년 연구에 따르면, 시민의 AI CCTV 수용 여부는 기술 성능보다 'AI 기반 경찰활동에 대한 신뢰'와 '범죄 예방에 실제로 도움이 되는가'(지각된 유용성)에 더 크게 좌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기술 고도화만으로는 수용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성과의 투명한 공개와 시민 기본권을 지킬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미지 디자인=로이슈 AI 디자인팀(*본 이미지는 기사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것입니다.)

■ "AI가 나를 감시해도 괜찮다?", 갈림길은 기술이 아니라 신뢰


동국대 연구팀은 전국 성인 남녀 1101명을 대상으로 AI CCTV 활용에 대한 시민 인식을 조사했다. 분석에는 기술수용모델(Technology Acceptance Model, TAM)에 'AI 기반 경찰활동에 대한 신뢰'를 더한 확장 모형을 활용했다.

기술수용모델은 어떤 기술이 얼마나 유용하고 쓰기 쉽다고 느껴지는지가 그 기술을 받아들이는 태도와 실제 사용 의도를 좌우한다고 본다.

치안 분야에 적용하면 기준은 두 가지로 좁혀진다. 시민이 AI CCTV를 범죄 예방과 공공안전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기술로 보는지, 그리고 그 기술이 일상에 과도한 부담이나 불편을 주지 않는다고 느끼는지다.

■ "쉽게 쓰는 것보다 효과가 더 중요했다"

분석에서 가장 눈에 띈 대목은 'AI 기반 경찰활동에 대한 신뢰'가 시민 수용성의 출발점이었다는 점이다.

AI 기반 경찰활동을 신뢰할수록 시민은 AI CCTV를 더 유용하고 받아들일 만한 기술로 인식했다. 그렇게 형성된 인식은 다시 긍정적 태도와 실제 수용 의사로 이어졌다. 신뢰에서 출발하는 영향 경로는 모두 통계적으로 의미가 있었다.

시민이 "기술이 얼마나 뛰어난가"보다 "경찰이 이 기술을 공정하고 책임 있게 쓸 것인가"를 먼저 따진다는 뜻이다.

가장 큰 영향력을 보인 변수는 '지각된 유용성(perceived usefulness)'이었다. 시민들은 AI CCTV가 "쓰기 쉬운 기술인가"보다 "실제로 범죄 예방에 도움이 되는가"를 훨씬 더 무겁게 평가했다. AI CCTV가 범죄 예방에 실질적 도움을 줄 것이라고 볼수록 긍정적 태도와 수용 의사도 크게 늘었다.

일반 정보기술(IT)과 치안 기술의 차이를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스마트폰 앱이나 인터넷 서비스는 사용자가 직접 조작하는 기술이다. 반면 AI CCTV는 시민이 직접 쓰는 기술이라기보다 보호와 감시의 대상이 되는 시스템에 가깝다. 시민들이 "얼마나 쓰기 편한가"보다 "얼마나 안전을 보장해주는가"를 더 중요한 잣대로 삼은 셈이다.

황진경·노희주·김연수(동국대) 연구진은 각 변수를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1)지각된 유용성 = AI CCTV가 범죄 예방이라는 목적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된다고 믿는 정도, (2)지각된 용이성 = AI CCTV의 운영 방식과 작동 원리를 이해하는 데 큰 노력이나 부담이 들지 않는다고 느끼는 정도, (3)수용 태도 = AI CCTV 도입을 두고 시민이 형성하는 긍정적 평가나 감정적 반응, (4)수용 의사 = AI CCTV의 도입과 활용을 지지하려는 의도. (출처: 황진경·노희주·김연수, 2026, p. 207)이미지 확대보기
황진경·노희주·김연수(동국대) 연구진은 각 변수를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1)지각된 유용성 = AI CCTV가 범죄 예방이라는 목적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된다고 믿는 정도, (2)지각된 용이성 = AI CCTV의 운영 방식과 작동 원리를 이해하는 데 큰 노력이나 부담이 들지 않는다고 느끼는 정도, (3)수용 태도 = AI CCTV 도입을 두고 시민이 형성하는 긍정적 평가나 감정적 반응, (4)수용 의사 = AI CCTV의 도입과 활용을 지지하려는 의도. (출처: 황진경·노희주·김연수, 2026, p. 207)

■ "기술 홍보보다 성과 공개가 먼저"

연구진은 정책 방향도 제시했다. AI CCTV를 확대할 때는 기술 자체를 홍보하기보다 구체적인 효과를 시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는 일이 먼저라는 것이다.

도입 전후 범죄 발생률 변화, AI 분석으로 검거에 성공한 사례, 대응 시간 단축 효과 같은 객관적 지표를 투명하게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시민이 AI CCTV를 막연한 감시 도구가 아니라 공동체 안전을 위한 수단으로 받아들일 때 수용성도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 AI 시대 치안, 핵심은 기술 아닌 사회적 신뢰

AI CCTV는 범죄 예방과 신속한 대응이라는 강점을 지녔지만, 알고리즘 편향과 프라이버시 침해, 설명 가능성 부족 같은 논란도 함께 안고 있다.

황진경·노희주·김연수 연구진은 기술 성능을 끌어올리는 것만으로는 시민 수용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본다. AI CCTV처럼 기본권과 직접 맞닿은 치안 기술에서는 기술 고도화보다 사회적 신뢰 구축이 앞서야 한다는 것이다.

신뢰를 높이려면 단순한 기술 홍보가 아니라 시민의 기본권을 지킬 제도적 장치가 먼저라는 지적도 나왔다. AI가 개인정보와 일상 데이터를 다루는 만큼, 시민이 안전성과 운영 과정의 투명성을 직접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범죄와 직접 관련 없는 정보는 기본적으로 비식별 처리해 사생활 침해 가능성을 낮추고, 개인정보 접근 권한도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데이터 접근과 활용 기록을 투명하게 관리하는 장치도 함께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술을 향한 시민의 우려를 단순히 "설득의 대상"으로 보지 말고 정책 설계 과정에 직접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구체적으로는 시민 대표가 참여하는 독립적 감독 체계를 세워 AI CCTV 운용 범위와 데이터 보존 기간, 알고리즘 점검 결과 등을 정기적으로 검토하자고 제안했다. 오탐지가 생겼을 때 시민이 이의를 제기하고 권리를 구제받을 절차를 마련하고, 민감한 개인정보를 다룰 때는 시민의 자기결정권을 보장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연구진은 강조했다.

▶연구 출처
황진경·노희주·김연수 (2026). 경찰의 AI CCTV 활용에 대한 시민의 수용 의사, 한국경찰학회보, 28(1), 195-226.

김지연(Jee Yearn Kim) Ph.D. 미국 신시내티 대학교(University of Cincinnati)에서 형사정책학 박사를 취득했다. 현재 동국대 경찰행정학부 법심리연구소 박사후 연구원으로, 생성형 AI 기술 역기능 및 사용자 위험 요인 대응 정책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주요 연구 분야는 범죄 행위의 심리학, 범죄자 위험 평가, 교정 개입 원칙, 형사사법 실무자 조직행동, 스토킹 범죄자 개입 등이다.


김지연 형사정책학 박사 cjdr.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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