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전여송 기자] 수만 명의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트랙 위를 질주하는 경주마들. 그 화려한 레이스 뒤에는 말들의 컨디션을 최상으로 유지하고, 부상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24시간 분투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한국마사회(회장 우희종) 소속 ‘말수의사’들이다.
국내에서 말 수의사로 활동하는 전문 인력은 약 60명 내외에 불과한 희소성 높은 전문직이다. 일반적인 반려동물 수의사와 달리, 말수의사는 500kg에 달하는 거대한 체구의 대동물을 상대하며 고도의 전문성과 체력을 동시에 요구받는 직업이다. 한국마사회 말 수의사의 세계를 소개한다.
■ 말 전문 2차 병원, 한국마사회 동물병원
한국마사회 동물병원은 말만을 전문적으로 진료하는 '말 전문 2차 병원'으로, 1차 진료기관에서 처치하기 어려운 수술이나 고난도 진료를 담당한다. 전국 3개 경마공원(과천·부산·제주)과 2개 목장(장수·제주)에 각각 동물병원이 설치되어 있으며, 소속 수의사만 30여 명에 달한다.
진료 대상은 크게 경주마와 승용마로 나뉜다. 경주마는 경마에 출전하는 말이며, 승용마는 교육용·관상용·재활 승마용 등 다양한 역할을 맡는 말들이다. 특히 제주도에는 우리나라 고유 품종인 '제주마'가 있어, 마사회 동물병원은 국내 말 품종 보존에도 기여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한국마사회는 국내 말 산업 전반을 대상으로 한 질병 방역 사업도 수행하고 있다. 말 인플루엔자 등 주요 전염병 예방과 관리, 질병 발생 시 대응 체계를 통해 국내 말 산업의 방역 안전망을 구축하는 중추적 역할을 맡고 있다.
■ 경마의 시작과 끝을 함께하는 '트랙의 주치의'
경주에 출전하는 말들이 최적의 상태인지 확인하는 '출전 전 검진'은 경마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필수 절차다. 심박수 확인, 보행 검사 등을 통해 아주 미세한 이상이라도 발견되면 해당 말의 출전을 제한하여 안전사고를 예방한다.
경주 중 발생할 수 있는 돌발 상황에서도 말 수의사의 역할은 결정적이다. 트랙 인근에서 대기하다 사고 발생 시 즉각 투입되어 응급 처치를 시행하며, 경주가 끝난 후에도 모든 말의 상태를 재차 확인하며 후유증이 없는지 살핀다.
■ 운동선수처럼 다치는 말, 수술로 다시 뛰게 한다
말 수의사가 가장 많이 다루는 질환은 근골격계 질환이다. 경주마와 승용마는 모두 기승과 훈련을 반복하는 동물로, 사람으로 치면 전문 운동선수에 해당한다. 근육통부터 인대 부상, 관절 내 골편(뼛조각) 생성, 심한 경우 골절까지 다양한 부상이 발생한다.
진단과 처치는 정밀하다. 관절경 수술을 통해 골편을 제거하는 등 고난도 수술도 진행한다. 수술 후에는 통상 약 6개월간의 재활 기간을 거쳐야 하며, 성공적으로 회복한 말이 상금 규모가 큰 대상경주에서 우승하는 사례도 있다.
근골격계 외에도 '산통(疝痛)'이라 불리는 소화기 응급 질환도 주요 치료 대상이다. 말은 해부학적 특성상 장이 꼬이거나 가스가 차는 증상이 빈번하게 발생하며, 이는 즉각적인 응급 수술이 필요한 위험 상황이다. 말 수의사들은 이런 위급 상황에서도 신속한 처치로 말의 생명을 지키고 있다. 진료 기록은 경마 고객들에게 투명하게 공개된다.
■ 예민하고 섬세한 동물, 말과의 교감이 핵심
말은 예민하고 섬세한 동물이다. 낯선 환경이나 큰 소리에 쉽게 긴장하며, 진료 중 의도치 않게 수의사를 다치게 할 수도 있다. 500kg이 넘는 몸집을 가진 말이 놀라 발버둥 치면 심각한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말 수의사들은 진료 내내 말의 행동을 주시하며 고도의 집중력을 유지한다.
반면, 말은 훈련이 잘 되는 영리한 동물이기도 하다. 장난기 많은 말이 입술로 수의사의 옷을 건드리거나 머리로 살짝 밀치는 등 친근함을 표현하는 모습은 말 수의사들에게 큰 보람과 유대감을 선사한다. 말과의 교감이 깊어질수록, 진료의 정확도와 효율도 높아진다는 것이 현장 말 수의사들의 공통된 경험이다.
결승선을 향해 질주하는 경주마와 환호하는 관중들의 모습은 경마의 가장 화려한 순간이다. 그러나 그 레이스가 안전하게 펼쳐지기까지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말의 건강을 지키는 전문가들의 노력이 있다.
말의 걸음을 읽고, 작은 이상을 찾아내며, 위급한 순간에는 가장 먼저 트랙으로 달려가는 사람들. 한국마사회 말 수의사들은 오늘도 말의 생명과 경마의 안전을 지키는 ‘트랙의 주치의’로서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전여송 로이슈(lawissue) 기자 arrive71@lawissue.co.kr
국내에서 말 수의사로 활동하는 전문 인력은 약 60명 내외에 불과한 희소성 높은 전문직이다. 일반적인 반려동물 수의사와 달리, 말수의사는 500kg에 달하는 거대한 체구의 대동물을 상대하며 고도의 전문성과 체력을 동시에 요구받는 직업이다. 한국마사회 말 수의사의 세계를 소개한다.
■ 말 전문 2차 병원, 한국마사회 동물병원
한국마사회 동물병원은 말만을 전문적으로 진료하는 '말 전문 2차 병원'으로, 1차 진료기관에서 처치하기 어려운 수술이나 고난도 진료를 담당한다. 전국 3개 경마공원(과천·부산·제주)과 2개 목장(장수·제주)에 각각 동물병원이 설치되어 있으며, 소속 수의사만 30여 명에 달한다.
진료 대상은 크게 경주마와 승용마로 나뉜다. 경주마는 경마에 출전하는 말이며, 승용마는 교육용·관상용·재활 승마용 등 다양한 역할을 맡는 말들이다. 특히 제주도에는 우리나라 고유 품종인 '제주마'가 있어, 마사회 동물병원은 국내 말 품종 보존에도 기여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한국마사회는 국내 말 산업 전반을 대상으로 한 질병 방역 사업도 수행하고 있다. 말 인플루엔자 등 주요 전염병 예방과 관리, 질병 발생 시 대응 체계를 통해 국내 말 산업의 방역 안전망을 구축하는 중추적 역할을 맡고 있다.
■ 경마의 시작과 끝을 함께하는 '트랙의 주치의'
경주에 출전하는 말들이 최적의 상태인지 확인하는 '출전 전 검진'은 경마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필수 절차다. 심박수 확인, 보행 검사 등을 통해 아주 미세한 이상이라도 발견되면 해당 말의 출전을 제한하여 안전사고를 예방한다.
경주 중 발생할 수 있는 돌발 상황에서도 말 수의사의 역할은 결정적이다. 트랙 인근에서 대기하다 사고 발생 시 즉각 투입되어 응급 처치를 시행하며, 경주가 끝난 후에도 모든 말의 상태를 재차 확인하며 후유증이 없는지 살핀다.
■ 운동선수처럼 다치는 말, 수술로 다시 뛰게 한다
말 수의사가 가장 많이 다루는 질환은 근골격계 질환이다. 경주마와 승용마는 모두 기승과 훈련을 반복하는 동물로, 사람으로 치면 전문 운동선수에 해당한다. 근육통부터 인대 부상, 관절 내 골편(뼛조각) 생성, 심한 경우 골절까지 다양한 부상이 발생한다.
진단과 처치는 정밀하다. 관절경 수술을 통해 골편을 제거하는 등 고난도 수술도 진행한다. 수술 후에는 통상 약 6개월간의 재활 기간을 거쳐야 하며, 성공적으로 회복한 말이 상금 규모가 큰 대상경주에서 우승하는 사례도 있다.
근골격계 외에도 '산통(疝痛)'이라 불리는 소화기 응급 질환도 주요 치료 대상이다. 말은 해부학적 특성상 장이 꼬이거나 가스가 차는 증상이 빈번하게 발생하며, 이는 즉각적인 응급 수술이 필요한 위험 상황이다. 말 수의사들은 이런 위급 상황에서도 신속한 처치로 말의 생명을 지키고 있다. 진료 기록은 경마 고객들에게 투명하게 공개된다.
■ 예민하고 섬세한 동물, 말과의 교감이 핵심
말은 예민하고 섬세한 동물이다. 낯선 환경이나 큰 소리에 쉽게 긴장하며, 진료 중 의도치 않게 수의사를 다치게 할 수도 있다. 500kg이 넘는 몸집을 가진 말이 놀라 발버둥 치면 심각한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말 수의사들은 진료 내내 말의 행동을 주시하며 고도의 집중력을 유지한다.
반면, 말은 훈련이 잘 되는 영리한 동물이기도 하다. 장난기 많은 말이 입술로 수의사의 옷을 건드리거나 머리로 살짝 밀치는 등 친근함을 표현하는 모습은 말 수의사들에게 큰 보람과 유대감을 선사한다. 말과의 교감이 깊어질수록, 진료의 정확도와 효율도 높아진다는 것이 현장 말 수의사들의 공통된 경험이다.
결승선을 향해 질주하는 경주마와 환호하는 관중들의 모습은 경마의 가장 화려한 순간이다. 그러나 그 레이스가 안전하게 펼쳐지기까지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말의 건강을 지키는 전문가들의 노력이 있다.
말의 걸음을 읽고, 작은 이상을 찾아내며, 위급한 순간에는 가장 먼저 트랙으로 달려가는 사람들. 한국마사회 말 수의사들은 오늘도 말의 생명과 경마의 안전을 지키는 ‘트랙의 주치의’로서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전여송 로이슈(lawissue) 기자 arrive71@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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