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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고법 판례] 알코올 전문병원에서 환자가 창문을 통해 추락한 경우 불법행위책임, 채무불이행책임, 공작물책임의 성립 여부에 대해

2025-03-19 17:34:50

광주고등법원 전경.(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광주고등법원 전경.(사진=연합뉴스)
[로이슈 김도현 인턴 기자] 광주고등법원 알코올 전문병원에서 환자가 창문을 통해 추락한 경우 불법행위책임, 채무불이행책임, 공작물책임의 성립 여부에 대해 피고 병원은 알코올 전문병원으로 환자 대부분이 중증정신질환자에 해당하지 않는바, 폐쇄병동 내에 있는 출입문, 창문에 탈출이나 추락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하는 것에서 나아가 폐쇄병동 밖에 위치한 계단참에 설치된 창문까지 탈출이나 추락을 방지하기 위한 잠금장치 또는 차단봉 등을 설치해야한다고 보기 어렵고이 사건 창문이 알코올 전문병원의 시설에 관한 기준을 위반하였다고 볼 자료도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창문에 설치·보존상 하자가 존재하였다고 인정할 수 없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광주고등법원 민사부는 2024년 10월 23일, 이같이 선고했다.

사안의 개요는 망인은 피고가 운영하는 알코올 전문병원에 입원하여 치료를 받던 사람이고, 원고들은 망인의 부모들이고 망인은 병원에서 실시하는 자율산책을 나갔다가 병동으로 복귀하던 중 4층에서 5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참에 위치한 창문(이하 ‘이 사건 창문’이라 한다)을 통해 밖으로 추락해 사망했다.

원고들은, 피고 병원 의료진이 망인의 이동동선이나 복귀 여부를 제대로 관리하여야 할 주의의무를 위반하였고, 이 사건 창문은 정신병원 건물로서 갖추고 있어야 할 안정성을 결여한 설치·보존상 하자가 있으며, 망인은 이로 인하여 사망에 이르렀다고 주장하면서, 피고를 상대로 불법행위책임, 채무불이행책임 또는 공작물책임을 구한 사안이다.

법률적 쟁점은 불법행위책임 또는 채무불이행책임의 성립 여부(주의의무위반 여부)다.

먼저 피고 병원의 의료진으로서는 망인이 의료진의 관리·통제를 벗어나 병원을 이탈하는 정도를 넘어 자신의 생명에 위해를 가하는 행동을 할 것이라는 점에 대하여 예상할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과 피고 병원은 금단증상이 있거나 거동이 불편한 경우 등을 제외하고는 환자들의 건강 유지를 위해 산책 및 야외활동을 실시하여 왔고, 알코올 전문병원에서 환자들의 산책시 동반해야 할 인력의 인원수나 이동동선 관리에 관한 의무규정은 찾을 수 없는 점, 피고 병원은 망인의 보호자에게 산책 및 야외활동 중 이탈가능성을 설명하고 산책 및 야외활동에 관한 동의를 받았으며, 애초에 금단증상 등이 없어 산책이 가능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산책을 실시한 점, 알코올중독 환자의 경우 다른 정신질환자에 비해 자살 등 돌발적인 행동을 할 위험성이 높다고 볼 수 없다.

특히, 망인과 같이 산책 등 야외활동이 어느 정도 자율적으로 가능한 환자에 대해서까지 모든 동선과 행동을 감시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적절하다고 볼 수도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사고가 피고 병원 의료진의 주의의무위반으로 발생했다고 인정할 수 없다.

이 사건 창문이 위치한 계단이 평소 환자들의 통행로로 사용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과 이 사건 창문은 그 하단이 지면으로부터 약 158㎝ 높이에 위치하고 있어 벽면에 설치된 핸드레일(보행자용 안전손잡이)을 밟고 올라서지 않는 한 이를 통해 추락할 위험성이 높다고 볼 수 없으므로, 통상적인 안전성을 갖추지 못했다고 볼 수 없는 점이다.

이에 법원은 피고 병원은 알코올 전문병원으로 환자 대부분이 중증정신질환자에 해당하지 않는바, 폐쇄병동 내에 있는 출입문, 창문에 탈출이나 추락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하는 것에서 나아가 폐쇄병동 밖에 위치한 계단참에 설치된 창문까지 탈출이나 추락을 방지하기 위한 잠금장치 또는 차단봉 등을 설치해야한다고 보기 어려운 점과 이 사건 창문이 알코올 전문병원의 시설에 관한 기준을 위반했다고 볼 자료도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창문에 설치·보존상 하자가 존재하였다고 인정할 수 없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김도현 로이슈(lawissue) 인턴 기자 ronaldo076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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