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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무고죄, 범죄 혐의 벗었어도 엄격한 요건 충족해야 성립돼

2025-02-18 09:00:00

사진=강동훈 변호사이미지 확대보기
사진=강동훈 변호사
[로이슈 진가영 기자] 어느 날 갑자기 성추행을 저질렀다는 누명을 쓰게 되면 누구나 화가 날 수밖에 없다. 성범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이러한 혐의에 연루되면 개인의 명예가 실추되고, 수사기관의 조사나 재판을 받는 동안 막대한 시간적, 경제적 비용이 소모된다. 오랜 노력 끝에 성추행 혐의를 벗더라도 그것만으로 억울함이 모두 해소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처음에 성추행 혐의를 제기했던 상대방을 성추행무고죄로 고소하려는 마음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성추행에 대해 무혐의 처분이 나왔다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상대방에 대한 무고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형법 제156조에 따르면, 무고죄는 타인을 형사처벌 또는 징계처벌을 받게 할 목적으로 공무소나 공무원에게 허위의 사실을 신고했을 때 성립한다. 즉, 무고죄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신고 내용이 명백히 허위라는 점, 고소인이 허위 사실임을 알면서도 고의로 신고했다는 점, 고소인이 신고를 통해 형사처벌이나 징계 처벌을 받게 하려는 의도가 있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어떤 범죄 혐의에 대해 수사기관이 ‘혐의없음’ 처분을 내리는 이유는 다양하다. 신고 내용이 실제와 다른 허위 사실이기 때문에 무혐의 처분이 내려지기도 하지만, 혐의를 입증할 만한 증거가 부족해서 무혐의 처분이 내려지기도 한다. 따라서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다고 해서 그 신고 내용이 무조건 허위라고 보기 어려우며, 별도의 증거를 통해 신고 내용이 명백한 허위라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또한 고소인이 신고 당시 그 내용을 진실로 믿고 있었다면 무고죄는 성립하지 않는다. 실제 사건 내용과 다른 허위의 내용을 신고했더라도 고소인이 이를 진실이라고 믿고 신고한 경우에는 무고죄로 볼 수 없다. 나아가, 형사처벌이나 징계 처벌을 받게 하려는 목적과 공무소 또는 공무원이라는 대상이 인정되어야 한다. 단순히 개인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사회적 평판을 망치기 위해 허위의 범죄 사실을 꾸며 일반인에게 퍼뜨렸다면 이는 명예훼손이나 모욕 등에 해당할 수 있지만, 무고죄로 처벌하기는 어렵다.

대법원 판례에서도 성추행 무혐의를 무조건 무고죄로 볼 수 없다는 재판부의 판단 기준을 확인할 수 있다. 대법원은 성범죄 사건에서 불기소 처분이나 무죄 판결이 나왔다고 해서 고소인이 허위로 신고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성범죄 사건에서 무혐의 처분이 나왔더라도 고소인이 의도적으로 허위 사실을 신고했다는 점을 입증하지 못하면 무고죄는 성립하지 않는다.

법무법인 YK 강동훈 형사전문변호사는 "성추행 등 성범죄 혐의로 신고를 당했을 때,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상대방을 무고죄로 역고소하는 사례가 많다 보니, 재판부에서도 이에 대한 판단을 신중하게 내리고 있다. 무고죄는 생각보다 까다로운 요건을 충족해야 인정되는 혐의로, 고소 사실의 허위성과 고소인의 고의성을 입증하지 못하면 아무리 억울함을 토로해도 무고죄로 처벌하기 어렵다. 성추행무고죄를 주장할 때는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고 입증 자료를 충분히 확보한 뒤 법적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말했다.

진가영 로이슈(lawissue) 기자 news@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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