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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성추행, 당사자 처벌부터 방관자 징계까지 다양한 문제 얽혀 있어

2023-11-16 14:04:10

사진=김영수 변호사이미지 확대보기
사진=김영수 변호사
[로이슈 진가영 기자] 군대 내에서 발생하는 강제추행을 비롯한 군대성추행 사건은 형법이 아닌 군형법의 적용을 받는다. 폭행이나 협박으로 사람을 추행하는 강제추행은 형법이 적용될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지만, 동일한 범죄를 군인이나 군무원 등 군형법이 적용되는 사람들이 저지르면 군형법에 따라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범행을 저지르는 주체와 그 대상인 객체가 달라졌을 뿐인데도 처벌 수위가 대폭 높아져 벌금형이 없고 징역형만 있는 것이다.

이처럼 군대성추행을 무겁게 처벌하는 이유는 군인이 군인을 상대로 저지르는 성범죄는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행위일 뿐만 아니라 동시에 군대 내의 기강을 문란케 하여 군의 전투력 저하를 유발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유사시 서로를 믿고 목숨을 맡기며 국토 수호의 의무를 다 해야 하는 군인들이 이러한 임무를 이행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요인이기 때문에 그 죄질을 매우 무겁게 물을 수밖에 없다.
군대성추행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하나의 행위로 인해 형사처벌뿐만 아니라 군 내부의 징계 처분까지 받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의무복무 중인 병사보다는 장교나 준사관, 부사관 등 군인을 직업으로 택한 이들에게 더욱 크게 다가올 수 밖에 없다. 성 관련 사건 징계 기준을 다룬 군인 징계령 시행규칙 별표1의3에 따르면, 강제추행을 하면 기본적으로 강등 처분이 가능하고 가중 처분 사유가 존재할 경우 최대 파면까지 갈수도 있다.

참고로 군인징계령 시행규칙에서 정하고 있는 군대성추행 징계 가중사유로는 피해자가 하급자로 상급자의 지위를 이용한 경우와 피해자에게 극도의 성적 수치심을 느끼도록 한 경우, 다수의 피해자가 있는 경우, 동종의 전력이 있는 경우, 그 밖에 비행사실의 정도와 동기, 그 결과 등을 고려해 가중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 등이 있다. 반대로 범행이 미수에 그치거나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을 경우, 그 밖의 감경 사유가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는 징계 처분을 감경할 수 있다.

한편, 군대는 하나의 조직이기 때문에 내부의 이해관계에 따라 성추행 사실이 묵인되거나 방조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이러한 경우, 범죄를 방관한 이들에게 책임을 묻기 위하여 묵인, 방조행위를 한 사람도 징계처분을 받게 된다. 지휘관으로써 성추행을 방관했다면 기본 강등~정직 처분을 받을 수 있고, 그 밖의 사람도 정직 처분을 받는 등 중징계를 받을 수 있다. 가중 사유가 있다면 파면, 해임 등 징계처분도 가능하다.

해군 법무병과장 출신의 법무법인YK 김영수 변호사는 “군대성추행은 개인과 개인의 문제인 동시에 조직 내 갈등이기도 하기 때문에 민간에서 발생한 성범죄보다 고려해야 하는 사항이 많다. 여기에 다른 군범죄와 달리 민간에서 수사와 재판 관할을 가지고 있어 대응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동성 간의 문제든 이성 간의 문제든 해결 방안을 찾기 어려우므로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가영 로이슈(lawissue) 기자 news@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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