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로이슈

검색

법원·헌법재판소

부산지법, 엘시티서 뇌물 수수 전·현직 공무원 9명 자격정지·벌금형·추징

2022-02-16 13:20:44

부산법원 종합청사.(사진=전용모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부산법원 종합청사.(사진=전용모 기자)
[로이슈 전용모 기자] 부산지법 제6형사부(재판장 류승우 부장판사·안혜미·박승휘)는 2022년 2월15일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된 엘시티 실소유주 이영복 회장과 엘시티 측의 명절 선물을 수차례 받아온 전·현직 공무원 9명에게 자격정지와 벌금형을 선고했다(2021고합291).

재판부는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A(이영복 회장)에게 벌금 2,000만 원을, 피고인 G에게 자격정지 1년 및 벌금 1000만 원을, 나머지 8명에게는 자격정지 1년 및 벌금 700만 원을 각 선고했다.피고인들이 위 각 벌금을 납입하지 않을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노역장에 유치된다.
또 피고인 B로부터 150만 원을, 피고인 C로부터 210만 원을, 피고인 D로부터 210만 원을, 피고인 E로부터 150만 원을, 피고인 F로부터 210만 원을, 피고인 G로부터 360만 원을, 피고인 H로부터 210만 원을, 피고인 I로부터 270만 원을, 피고인 J으로부터 270만 원의 각 추징을 명했다. 각 벌금 및 추징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각 명했다.

피고인 A는 2018. 5. 17. 부산고등법원에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 등으로 징역 6년을 선고받아 2018. 8. 30. 위 판결이 확정됐고, 피고인 H는 2015. 10. 30. 부산지방법원에서 제3자뇌물수수죄 등으로 징역 8월을 선고 받고 2017. 5. 11. 위 형이 확정됐다.

피고인들은 2010년 9월부터 2016년 2월까지 엘시티 측으로부터 30만 원 상당의 고기세트를 받는 등 수차례 150만~360만 원의 뇌물 수수 혐의로 지난해 7월 재판에 넘겨졌다.

◇뇌물죄에서 ‘직무’란 공무원이 법령상 관장하는 직무 그 자체뿐만 아니라 직무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행위, 또는 관례상이나 사실상 소관하는 직무행위 및 결정권자를 보좌하거나 영향을 줄 수 있는 직무행위도 포함한다(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도17797 판결 등 참조). 또한 뇌물죄에서 말하는 '직무'에는 법령에 정하여진 직무뿐만 아니라 그와 관련 있는 직무, 과거에 담당하였거나 장래에 담당할 직무 외에 사무분장에 따라 현실적으로 담당하지 않는 직무라도 법령상 일반적인 직무권한에 속하는 직무 등 공무원이 그 직위에 따라 공무로 담당할 일체의 직무를 포함한다(대법원 2003. 6. 13. 선고 2003도1060 판결 등 참조). 공무원의 직무와 관련하여 금품을 수수하였다면 비록 사교적 의례의 형식을 빌어 금품을 주고받았다 하더라도 그 수수한 금품은 뇌물이 된다(대법원 2000. 1. 21. 선고 99도4940 판결 등 참조).
피고인 A는 2011. 9.경 직원에게 지시해 N 사장으로 재직 중인 H의 주거지에 시가 30만 원 상당의 고기세트를 택배로 발송하게 한 것을 비롯해 2010. 9.경부터 2016. 2. 3.경까지 사이에 공무원 등 총 17명에게 89회에 걸쳐 합계 2670만 원 상당의 고기세트를 발송했다. 이로써 피고인 A는 각 공무원 또는 공무원으로 의제되는 사람의 직무에 관하여 뇌물을 제공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A가 제공한 고기세트와 관련해 직무관련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피고인 A는 공무원이나 공무원에 의제되는 임원들에게 장기간 고기세트를 제공했다. 이는 뇌물죄의 보호법익이 직무집행의 공정과 직무수행의 불가매수성(不可買收性)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그 죄질이 좋지 않다. 한편 피고인이 고기세트를 보낸 사실은 인정하고 있는 점, 뇌물공여 대상을 직접 선별하여 지정한 것은 아닌 점, 고기세트를 제공하면서 특별히 청탁을 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 점, 판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성을 고려하여야 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피고인 B(담당관)는 2013년 9월경부터 2015년 9월 15일경까지 사이에 총 5회에 걸쳐 합계 150만 원 상당의 고기세트를 수령 했다.

피고인 C(구청 건설과장)는 2010년 9월경부터 2014년 8월 29일경까지 사이에 총 7회에 걸쳐 합계 210만 원 상당의 고기세트를 수령했다.

피고인 D(구청 국장)는 2021년 1월경부터 2015년 9월 15일경까지 사이에 총 7회에 걸쳐 합계 210만 원 상당의 고기세트를 수령했다.
피고인 E(시설계획과장)는 2013년 9월경부터 2015년 9월 16일경까지 사이에 총 5회에 걸쳐 합계 150만 원 상당의 고기세트를 수령했다.

피고인 F(도시계획과장)는 2012년 9월경부터 2015년 9월 15일경까지 사이에 총 7회에 걸쳐 합계 210만 원 상당의 고기세트를 수령했다.

피고인 G(도시계획실장)는 2010년 9월경부터 2016년 2월 3일경까지 사이에 총 12회에 걸쳐 합계 360만 원 상당의 고기세트를 수령했다.

피고인 H(공사 사장)는 2011년 9월경부터 2014년 8월 29일경까지 사이에 총 7회에 걸쳐 합계 210만 원 상당의 고기세트를 수령했다.

피고인 I(도시계획실장)는 2012년 1월경부터 2016년 2월 2일경까지 사이에 총 9회에 걸쳐 합계 270만 원 상당의 고기세트를 수령했다.

피고인 J(본부장)는 2010년 9월경부터 2014년 8월 29일경까지 사이에 총 9회에 걸쳐 합계 270만 원 상당의 고기세트를 수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직무관련성 및 대가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주장했지만, 피고인들이 수 회 수수한 점과 그 직무관련성 및 대가관계가 인정되고, 피고인 A측에서 보낸 것을 몰랐다고 보기 어렵고 위 금액 상당이 의례상의 대가에 불가하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해 피고인들의 주장을 배척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그 직무의 공정성과 청렴성이 요구됨에도 불구하고 고기세트를 지급받았다. 이는 직무행위의 불가매수성과 직무행위의 공정성에 대한 사회의 신뢰를 해한 것으로 그 죄책이 가볍다고 할 수 없어 취득한 이익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 다만 대부분 오랜기간 공직생활을 성실하게 해 온 점, 대부분 고기세트를 받은 사실에 대해 인정하고 있는 점, 고기가격세트가 매우 높지는 않은 점, 피고인 H의 경우 판시 제3자뇌물수수죄 등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성을 고려해야 하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로이슈가 제공하는 콘텐츠에 대해 독자는 친근하게 접근할 권리와 정정·반론·추후 보도를 청구 할 권리가 있습니다.
메일: law@lawissue.co.kr 전화번호: 02-6925-0217
리스트바로가기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