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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피해자가 주영대사관의 공사로 재직하면서 수많은 여성들을 희롱했다’는 부분 유죄 원심 파기환송

2020-06-25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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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청사.(사진제공=대법원)
[로이슈 전용모 기자] 피고인이 ‘피해자가 주영대사관의 공사로 재직하면서 수많은 여성들을 희롱했다’는 부분에 대해서 유죄로 판단한 원심이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됐다.

대법원은 이 사건 게시글에 적시된 사실은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으로서 피고인에게 피해자를 비방할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피고인(40)이 피해자를 비방할 목적으로 인터넷 신문 ‘딴지일보’ 사이트에, 피해자가 2004년 4월경 여기자를 성추행했고, 주영대사관의 공사로 재직하면서 여직원과 스캔들을 일으키고 회식 후 여직원의 몸을 만지며 성추행을 일삼는 등, 수많은 여성들을 희롱했다는 내용의 게시글을 기고함으로써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허위사실을 유포해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피해자는 2008년 8월경부터 2011년 8월경까지 주영대사관의 공사로 근무했던 외교관으로, 2004년경 여기자에게 강제로 입을 맞춘 행위가 언론에 보도되어 감봉 3개월의 징계를 받은 사실이 있다. 피고인은 2012년 8월경부터 2016년 10월경까지 주영대사관의 행정직원 등으로 근무했던 사람으로 피해자와 함께 근무한 적은 없다.

그 중 피해자에 관한 내용은 사례 중 하나로 ‘피해자가 2004년 여기자를 추행하는 성적 비위행위를 저질렀음에도 외교부에서 경징계만을 받은 후 주영대사관의 공사로 취임했고, 공사로서의 권력을 이용하여 동종의 성적 비위행위를 반복하다가 결국 대사직에까지 올랐다’는 취지이다.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해외 대사관 운영의 부조리, 고위 외교관들의 권력 사유화 등을 비판하려는 목적으로 이 사건 게시글을 작성 및 기고한 것이라고 진술했다.

피고인 및 변호인은 "피고인은 허위사실을 적시하지 않았고, 비방의 목적이 없었으며,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글을 작성하게 된 것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위법성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1심(2018고정5)인 서울동부지법 유지현 판사는 2018년 11월 2일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등에 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에게 벌금 150만 원을 선고했다.

그러자 피고인은 "1심이 공소사실 중 유죄로 인정한 부분은 허위이 사실이 아니고 피고인에게는 비방의 목적이 없었으므로 명예훼손죄가 성립한다고 본 1심 판결에는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며 항소했다.

원심(2심 2018노1633)인 서울동부지법 제1형사부(재판장 유남근 부장판사, 판사 안효승, 하세용)는 2019년 10월 24일 1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벌금 50만 원을 선고했다.

이 사건 게시글 중 ‘피해자가 주영대사관의 공사로 재직하면서 수많은 여성들을 희롱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유죄로 판단하고, 이 사건 게시글 중 ‘피해자가 2004년 4월경 여기자를 성추행했고, 주영대사관의 공사로 재직하면서 여직원과 스캔들은 물론이고, 회식 후 여직원의 몸을 만지며 성추행을 일삼았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이유무죄로 판단했다.

피고인은 대법원에 상고했다.

대법원 제2부(주심 대법관 )는 2020년 6월 11일 원심판결(이유무죄 부분 포함)을 파기하고, 이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서울동부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했다(대법원 2020.6.11.선고 2019도16767 판결).

대법원은 이 사건 게시글에 적시된 사실은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으로서 피고인에게 피해자를 비방할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① 피해자는 외교부 소속 고위 공무원으로 공적 인물에 해당하고, 공무원의 소속직원에 대한 성적 비위행위는 일반 국민들의 검증과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다.

② 피고인은 다른 해외 대사관 소속 외교관의 성적 비위행위 등이 언론에 보도되어 일반 국민들의 관심사가 되자, 피고인이 과거 주영대사관에 근무하면서 확인한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해외 대사관 운영의 부조리, 고위 외교관들의 권한 남용과 비위행위 등을 공론화하고 개선을 촉구하는 취지로 이 사건 게시글을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③ 피고인이 피해자와 사이에 개인적인 감정이나 경제적인 이해관계 등으로 피해자를 비방할만한 동기를 찾을 수 없다.

④ 이 사건 게시글의 표현 중 원심에서 유죄로 판단된 ‘피해자가 주영대사관의 공사로 재직하면서 수많은 여성들을 희롱했다’는 부분은 원심에서 이유무죄로 판단된 피해자의 성적 비위행위에 관한 표현을 요약하는 과정에서 다소 과장된 표현이 사용되었다고 볼 수 있고, 전체 내용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지 않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데에는,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2항에서 정한 ‘비방할 목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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