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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포자기 강도 대학생에 새 삶 찾아준 훈훈한 검사

인천지검 김현수 검사, 처지 비관해 범행 저지른 대학생에 모친 찾아 줘

2008-10-22 23:06:32

배고픈 생활고에 허덕이다 자신의 처지를 비관한 나머지 교도소에 가면 먹고 자는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충동적으로 강도 범행을 저질러 구속된 대학생이 한 검사의 따뜻한 배려로 어릴 때 헤어졌던 어머니와 극적 상봉해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

사건은 이렇다. 정OO(19) 군은 지난 7월 깨진 유리병을 들고 인천의 한 편의점에 들어가 여종업원을 위협해 담배 5갑을 빼앗은 혐의(특수강도)로 인천지검에 의해 구속됐다.

그런데 정군은 초등학교 6학년 때까지 부모와 함께 지내다가 부모가 이혼하면서 고아원에 맡겨졌고, 그 후로 줄곧 고아원에서 자라게 됐으며, 자신의 피나는 노력과 고아원 원장의 도움으로 지난 3월에는 전문대에 입학하면서 자립했다.

하지만 혼자가 학비와 생활비를 감당하기 힘들어 휴학을 하게 됐고, 때마침 다니던 아르바이트 일자리마저 그만두게 되는 바람에 배고픔 속에 혼자 지내던 중 배고픔을 잊기 위해 교도소라도 들어갔으면 좋겠다는 자포자기 심정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조사에서 정군은 자신의 처지를 비관한 나머지 구속 수감되고 싶다는 말을 수 차례 반복했고, 주거가 일정치 않은 고아라는 점 때문에 구속돼 검찰로 송치됐다.

그런데 정군은 검찰 조사과정에서 자신의 한순간의 어리석은 행위를 반성하면서, 인천지검 형사3부 김현수 검사에게 “헤어진 부모님을 찾을 수만 있다면 부모님을 찾아 새 삶을 살고 싶다”고 울며 애원했다.

정군의 딱한 사연을 들은 김 검사는 비록 정군이 무거운 범죄를 저지르고 구속 수감됐지만 불우한 유년시절을 보내면서도 아무런 전과 없이 스스로의 힘과 노력으로 전문대에 입학할 정도로 올바르게 생활해 온 점, 한 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죄를 범한 점 등을 감안해 정군이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친부모를 찾아주기로 했다.

하지만 정군의 친부모를 찾기는 그리 쉽지 않았다. 먼저 정군이 말한 친부모의 이름을 토대로 1차 주민조회를 실시해 주소지 등을 통해 정군의 부모로 추정되는 사람들을 특정한 후 경찰의 협조를 구해 연락을 취했으나 모두 정군의 부모가 아니었다.

이에 정군이 초등학교 6학년 때까지 부모와 생활을 같이하고 있었다고 진술해 정군이 친부모 호적에 등재돼 있을 개연성이 높아 정군의 가족관계 증명원을 조회한 결과 친부모의 정확한 인적사항을 알게 됐다.

이 같이 특정된 친부모의 인적사항을 토대로 주민조회를 재차 실시한 결과, 아버지는 이미 수년 전에 주민등록이 말소된 상태여서 찾을 길이 없었으나, 어머니의 주소를 알아냈다.

이에 관할 지구대를 통해 어머니 주소지에 친모 확인을 요청해 우여곡절 끝에 친모와 동거하는 동거남과 전화통화를 하게 됐으나, 동거남은 정군의 친모와 동거한 사실은 있으나 친모는 알코올중독으로 수년 전에 집을 나가버려 현재 행방을 알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결국 정군은 구속 기간 내에 친모를 찾지 못한 상태에서 지난 8월8일 구속 기소됐다.

하지만 김 검사는 친모를 찾아주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정군이 구속 기소된 이후에도 친모의 행방을 찾으려는 노력을 계속했다. 먼저 친모의 행방을 확인하기 위해 친모의 가족관계 증명원을 발급받아 가족들의 인적사항을 확인한 후 주민조회를 통해 가족들이 거주하는 현재 주소지를 확인해 가족들의 소재 및 연락처를 알아냈다.

결국 9월18일 김 검사는 정군 친모의 친오빠인 박OO씨와 연락이 이뤄졌다. 김 검사는 박씨에게 조카인 정군이 친모를 만나고 싶어 한다는 사정을 설명했고, 박씨는 정군의 친모가 충남 홍성군 광천읍에 살고 있다고 해 다음날 검사실에서 정군과 친모가 극적으로 상봉했다.

정군의 어머니는 김 검사에게 남편이 알코올중독에 의한 가정폭력을 견디지 못하고 어린 아들을 데리고 집을 나오게 된 사연과 생활고를 이기지 못하고 불가피하게 아들을 고아원에 맡기게 된 사연을 털어놨다.

또 같이 동거하는 남자가 자신의 전 남편이 또 사고를 쳐서 경찰서에서 자신을 찾으러 온 것으로 생각해 자신이 알코올중독으로 인해 행방불명 됐다고 거짓말을 한 사연 등을 눈물로 쏟아냈다.

김 검사는 정군의 어머니는 자식을 더 이상 잃고 싶지 않다며 정군을 보호하고 양육할 것을 다짐하고, 정군 역시 어렵게 찾은 어머니와 함께 생활할 것을 희망하고 있다는 사정을 담은 탄원서를 작성해 재판 진행중인 재판부에 제출하며 선처를 구했다.

해당 재판부인 인천지법 제13형사부(재판장 함상훈 부장판사)도 지난 9월24일 이런 안타까운 사정을 적극 반영해 정군에게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즉시 석방해 줬다.

김현수 검사는 석방된 후 근황을 확인해 보니, 정군은 “꿈에 그리던 어머니와 함께 생활하는 지금이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고, 정군의 어머니 역시 “잃어버린 아들을 찾은 것이 꿈만 같다”며 “검찰의 노력에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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