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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개혁 ‘위장글’ 윤대해 검사 “박근혜 대통령 될 것”

검찰 비난 쏟아져…대검 “윤대해 검사, 감찰조사 진행해 엄중 조치하겠다”

2012-11-27 16:37:56

[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검찰 내부통신망에 실명으로 검찰개혁을 촉구해 언론의 주목을 받았던 윤대해 검사(사법연수원 29기)가 동료 검사에게 사실상 ‘언론플레이’를 한 것이라는 취지의 글이 공개돼, 검찰개혁은커녕 국민을 우롱하는 ‘낚시글’ ‘위장글’이라는 역풍을 맞고 있다.

특히 윤 검사는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될 것이라고 단언하며,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을 공약으로 내걸지 않은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것이니 검찰개혁 방안으로 공수처에 대해서는 논할 필요가 없다고 제안한 부분도 파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트위터 등 SNS 상에는 “검찰은 정말 답이 안 나오는 조직”, “반성하자는 것도 전부 거짓말이고 오로지 조직이기주의뿐”이라는 질타가 쏟아지며 파문이 확산되자, 대검찰청은 27일 법무부에 현재 통일부에 파견근무 중인 윤대해 검사를 복귀시킬 것을 건의하고 감찰조사를 진행해 엄중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먼저 검찰은 현재 최악의 위기상황에 처했다. 김광준 서울고검 부장검사가 초대형 비리로 구속되고, 초임검사가 피의자와 성관계를 맺는 등 잇따른 충격적인 사건에 검찰은 패닉상태에 빠졌다. 때문에 한상대 검찰총장 등 검찰수뇌부는 잇따라 대책회의를 갖고 고심에 잠겼다.

이에 검찰 내부통신망(이프로스)에는 익명으로 검찰개혁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는데, 특히 서울남부지검 윤대해 검사는 지난 24일 실명으로 검찰개혁을 촉구해 주목을 받았다.

윤대해 검사는 <검찰 개혁만이 살 길이다>는 글을 통해 “정말 너무나 수치스럽고 절망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더 이상 어떤 변명도 할 수 없고 고개를 들 수가 없다”고 참담함을 내비치며 “이제 검찰 개혁은 검찰 내ㆍ외부를 불문하고 시대적 과제가 됐다. 검찰 스스로 국민의 기대와 요구에 부응하는 방향으로 개혁해 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특히 검찰의 문제점으로 “정치권력에 대한 편파적인 수사, 재벌 등에 대한 봐주기 수사, 수사권ㆍ기소권ㆍ영장청구권을 독점한 무소불위의 권력, 검사들의 부정에 눈감는 무감각한 태도, 스스로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오만한 권력” 등을 지적하면서 “이제는 정말 검찰을 비판하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검사의 이런 내용의 글은 수많은 언론을 통해 보도됐고, 이로 인해 윤대해 검사는 화제의 인물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윤대해 검사는 지난 26일 대검찰청 검찰연구관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담은 장문의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보내려 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동료 검사에게 보내려던 문자메시지를 실수로 한 방송사 기자에게 보낸 것이 공개되면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 “내 개혁방안 별거 아닌데, 언론이 개혁적인 것처럼 보도하고 국민도 그렇게 생각”

“내가 올린 글이 벌써 뉴스에 나오고 있구나”라며 말문을 연 윤대해 검사는 “우선 어떤 방안이든 검찰이 조용히 있다가 (검찰)총장님이 발표하는 방식은 그 진정성이 의심받는다. 내가 올린 개혁방안도 사실 별거 아니고 우리 검찰에 불리할 것도 별로 없다”며 “그래도 언론에서는 (내가 올린) 그런 방안이 상당히 개혁적인 방안인 것처럼 보도하고, 국민들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자신이 올린 검찰개혁 글이 위기상황에 처한 검찰의 불리한 여론을 타개해 국면을 전환시키기 위한 사실상 ‘언론플레이’였음을 내비친 것이다. 그는 계속해서 여론을 주도해 나가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함으로써 이를 더욱 뒷받침했다.

그는 이어 “이렇게 일선 검사들이 주장하면 무언가 진정한 개혁안인 것처럼 비춰지고, 나중에 그런 것들을 참작해서 총장님이 정말 큰 결단해서 그런 개혁안을 수용하는 모양새가 제일 효과적일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글이 ‘위장글’, ‘낚시글’이라는 비난을 받기에 충분한 대목이다.

그러면서 ‘언론플레이’의 구체적인 방안까지 제시했다. 윤 검사는 “그래서 일선 검사들이 좀 더 실명으로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와 개혁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이프로스에 올라오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런 와중에 평검사회의를 개최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언론에서 그런 평검사들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게 만들고, 이후 일선 청에서 평검사회의를 개최하고, 서울중앙(지검)은 극적인 방식으로 평검사회의를 개최하고, 이런 분위기 속에 총장님이 큰 결단을 하는 모양으로 가야 진정성이 의심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 검사는 “내가 제안한 내용들은 자세히 들여다보면 별다른 내용이 없다. 그런데도 뭔가 큰 개혁을 한 것처럼(기소독점주의 포기, 기소권에 대한 시민참여 통제, 수사와 기소의 분리 등) 보여진다”며 “미국의 대배심을 보면 실제 검사의 뜻대로 대부분 관철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증인들도 출석하지 않고 검사의 수사결과 보고로 판단하게 되는 시민위원회라는 것이 사실 검사의 결론을 뒤집기는 어려울 것이다. 오히려 검사 결정의 정당성을 높여줄 것”이라고 관망했다.

그는 “두 번째 (검찰의) 직접수사 자제는, 사실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수사현실을 우리가 마치 (경찰에) 큰 양보를 하는 것으로 비춰지게 하고 경찰의 수사권조정 요구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방안”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일반 형사사건에 대한 직접 수사는 원칙적으로 경찰이 하게 하는 것으로, 내 글에 보면 예외조항이 있어 사실 현재와 별로 달라지는 것은 없다”며 “그렇지만 대검 수사지침으로 시행하면 뭔가 검찰이 포기한 것 같고, 경찰은 일반 형사사건을 대부분 수사한다는 인식이 생길 것이고, 그러면 경찰 수사에 대한 통제강화가 오히려 이야기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윤 검사는 “중요한 것은 이런 것들은 모두 우리가 만든 대검 지침으로 시행할 수 있다”며 “대검 지침으로 시행하는 경우 시행하다 문제점이 생기면 고치면 돼, 우리 검찰에 미칠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대해 검사는 대검 중수부(중앙수사부) 폐지와 공수처(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은 검찰이 개혁방안으로 거론할 필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위와 같은 개혁안이 시행돼 검찰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지면 문제가 달라질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윤대해 검사는 특히 이번 대통령 선거 과정과 결과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언급해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그는 “이번엔 박근혜가 된다”며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당선될 것으로 예측했고,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에게 단일화를 양보한 안철수 전 후보에 대한 향후 정치적 행보에 대해서도 분석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윤 검사는 “안철수의 사퇴는 문재인을 적극적으로 도와주지 않고 결국 문재인이 떨어지게 만든 후(즉 박근혜가 된 후) 민주당이 혼란에 빠졌을 때, (안철수가) 신당 창당을 통해 민주당 세력을 일부 흡수하면서 야당 대표로 국정 수업을 쌓고, 계속 유력대선 주자로 있다가 다음 대선에서 대통령이 된다는 계산”이라며 “그러므로 문재인을 소극적으로 지지하겠지만 적극적인 선거운동은 하지 않고 문재인이 떨어지길 바라는 것일 것이고, 그것이 자기가 다음 대선을 바라볼 수 있는 최선의 길이라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박 후보의 당선을 전제로 그는 “보수정권 10년이면 정권교체의 목소리는 더 커져 정권교체 가능성도 높아지므로 (안철수는) 자기가 대통령이 될 확률이 아주 높다고 볼 것”이라며 “따라서 검찰과 별도의 조직인 공수처는 신중해야 하고, 중수부는 대검이 있는 검찰시민위원회로 수사ㆍ기소권을 통제한다면 단점은 줄이면서 거악척결이라는 장점이 살아날 수 있으므로 중수부 폐지에 대한 목소리도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또 “만약 정치권에서 그런 (중수부 폐지) 목소리가 커지고 우리가 어쩔 수 없다고 생각될 때 대통령령 개정을 통해 중수부를 스스로 폐지하고 나중을 기약해야 한다”며 “법으로 중수부가 폐지되면 다시 살릴 수가 없다. 그러나 대통령령으로 폐지한다면 국민여론의 변화로 기회가 생겼을 때 대통령령 개정을 추진하면 된다”고 제안했다.

윤 검사는 “공수처도 별도 법률로 별도 조직이 생기는 것이므로 우리 검찰에는 큰 타격이 될 수 있다. 어떻게 공수처가 변해갈지 알 수가 없다”며 “일단 내가 이야기한 방안들로 개혁을 하고 그래도 정치권과 여론이 공수처를 추진할 때 그때 가서 대응책을 논의하는 게 맞다”고 제시했다.

윤 검사는 거듭 “일단 박근혜가 될 것이고, 공수처 공약은 없으므로 그에 대해서는 개혁안으로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고 단언했다. 다시 말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을 공약으로 내걸지 않은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것이니 공수처에 대해서는 논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박 후보는 공수처 대신 상설특검제를 공약했다.

윤 검사는 그러면서 “무엇보다도 내가 이야기한 것들은 법률이 아니라 우리 대검 지침으로 가능하다는 것이고, 개혁을 하는 것처럼 하면서 사실 우리한테 유리한 방향으로 나갈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윤 검사의 검찰개혁 글이 진정성을 의심받기에 충분한 대목이다.

◈ ‘국민판사’ 서기호 의원 “좋게 봤는데, 굉장히 당황스럽고 실망스럽다”

판사 출신으로 ‘국민판사’라른 별칭을 갖고 있는 서기호 진보정의당 의원은 27일 자신의 트위터에 “윤대해 검사의 검찰개혁 주장 관련, 순수성과 진정성이 매우 의심되는 사건이 벌어졌네요. 직접 아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개혁적인 글을 올려 좋게 봤는데 굉장히 당황스럽고 실망스럽습니다”라고 질타했다.

그는 “실명으로 검찰개혁 주장한 윤대해 검사가, 공교롭게도 사법연수원 29기네요. 작년에 정치검찰 비판하며 사직한 백혜련 검사, 기소청탁 사건의 박은정 검사, 김병화 대법관후보 사퇴 주장한 송승용 판사, 그리고 저도 29기입니다”라고 말했다.

서 의원은 그러면서 “사법연수원 29기는, 김대중 대통령 임기 시작된 1998년에 연수원 입소하여 10년간의 민주정부 하에서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판사-검사 생활을 했기에, 이 정부 들어서서 벌어진 정치검찰 행태, 정권의 눈치보는 재판관여, 대법관 선발에 매우 비판적이죠”라고 윤 검사에 대해 씁쓸함을 내비쳤다.

이재화 변호사 “검찰문제, 썩어 문드러져 고름이 질질 흘러나오고 있다”

<분노하라, 정치검찰>의 저자인 이재화 변호사도 자신의 트위터에 “윤대해 검사의 내부 게시판에 올린 글과 상반된 문자메시지, 정말 이해할 수 없고 낚시글일 가능성 높다”며 “그러나, 평검사들이 검찰문제에 대해 공개적인 비판 글을 올리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윤대해 검사의 글이 낚시글이라는 비난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검사의 검찰개혁에 대한 발언은 계속 되어야 한다. 다만, 지난 5년간 검찰이 무엇을 잘못했는지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진단부터 해야 한다”며 “정치검사에 대한 책임추궁이 검찰개혁의 출발이다”라고 강조했다.

이 변호사는 특히 “검찰문제 상처에 약 발라 해결될 수준이 아니다. 내부가 썩어 문드러져 고름이 질질 흘러나오고 있다”며 “내과수술(정치검사, 비리검사에 대한 형사 및 징계책임 추궁)과 외과수술(수사권 조정, 중수부 폐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을 동시에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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