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피고인은 아버지가 뇌출혈로 의사능력을 상실하자 아버지 명의 각종 서류를 위조해 10억 원이 넘는 아버지 소유의 다수 토지를 자기 명의로 이전시키고 그 과정에서 거짓으로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발급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피고인은 B(2024. 6. 9. 사망)의 아들이고, B는 C와의 슬하에 피고인과 D(피고인의 누나), E(피고인의 여동생), F(피고인의 여동생)을 자녀로 두었다.
피고인은 2022. 4.경 B가 뇌출혈로 의사능력을 상실하자 B 소유인 경북 의성군 단북면 연제리 639-2 전 15717㎡, 연제리 639-3 임야 348㎡, 연제리 639-4 임야 381㎡, 연제리 639-5 임야 236㎡, 연제리 639-6 전 464㎡, 연제리
산10-2 임야 14875㎡(이하 ‘이 사건 각 부동산’이라 한다)에 관하여 임의로 피고인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기로 마음먹었다.
이를 위해 피고인은 2022. 11. 29.경 검정색 볼펜으로 B명의 '인감증명서 발급 위임장'을 위조한 뒤 같은 해 12. 5.경 대구 수성구 범어3동행정복지센터에서 위조한 인감증명서 발급 위임장을 성명불상의 공무원에게 마치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제출해 이를 행사했다.
피고인은 2022. 12. 6.경 경산시 사동 법무사사무소에서 행사할 목적으로 법무사를 통해 컴퓨터를 이용해 B명의 '증여계약서'와 '위임장'을 위조한 뒤 같은 해 12. 9.경 경북 의성군 대구지방법원 의성지원 등기계에서 등기 담당 공무원에게 마치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제출해 이를 행사했다.
(공전자기록등불실기재 및 불실기재공전자기록등행사) 같은 날 등기공무원이 이 사건 각 부동산의 전산등기부에 ‘2022년 12월 6일 증여’를 원인으로 하여 피고인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가 이루어진 것으로 입력하게 함으로써 열람 가능한 상태로 두도록 이를 행사했다.
(농지법위반) 이 사건 각 부동산 중 연제리 639-2 전 15,717㎡와 연제리 639-6 전 464㎡(총 2필지, 면적 합계 16,181㎡, 이하 '이 사건 각 농지'라 한다)는 농지이므로 자기의 농업경영에 이용하거나 이용할 경우가 아니면 이를 소유할 수 없다.
피고인은 이 사건 농지에서 실제로 본인이 농사를 짓는 등 자기의 농업경영을 할 의사가 없었음에도 2022. 12. 6.경 경북 의성군 단북다인로 168에 위치한 단북면사무소에서 위와 같은 제한을 위반하여 이 사건 각 농지를 소유할 목적으로 농지취득자격증명신청서의 취득목적 항목에 ‘농업경영’, 노동경영 노동력, 확보 방안 항목에 ‘자기노동’ 등이라고 표시한 농지취득자격증명신청서를 제출해 2022. 12. 8.경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발급받았다.
피고인 및 변호인은 B는 의사능력에 문제가 생기기 이전부터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하여 피고인에 대한 증여 의사를 확고하게 밝혀왔고, 만일 의사능력에 문제가 없었더라면 피고인의 위 각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 및 그에 필요한 B 명의 서류 작성ㆍ행사를 승낙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명의자의 명시적인 승낙이나 동의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명의자가 문서작성 사실을 알았다면 승낙하였을 것이라고 기대하거나 예측한 것만으로는 그 승낙이 추정된다고 단정할 수 없다(대법원 2008. 4. 10. 선고 2007도9987 판결, 대법원 2011. 9. 29. 선고 2010도14587 판결 등 참조).
1심 단독재판부는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하여 B가 기존에 명시적으로 피고인에 대한 증여 의사를 표명했다거나 피고인의 서류 작성 또는 등기 당시 그 사실을 알았다면 당연히 승낙했을 것이라고 추정된다고 볼 수 없다며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B가 이 사건 각 부동산을 피고인에게 증여할 의사가 확고했다면 수증자인 피고인에게 미리 증여계약서나 유언장 등 증여 의사나 증여 대상이 명시된 서류를 작성해 보관시키는 것이 자연스럽다. 설령 증여를 마음먹고 있었더라도, 자신이 84세에 이를 때까지 등기를 미룰 만한 뚜렷한 이유도 발견되지 않는다.
다른 남매들이 피고인의 소유권이전등기 사실을 알자마자 항의했음을 알 수 있는데, 이는 B가 기존에 이들에게 피고인에 대한 증여 의사를 표명하지 않았음을 뒷받침한다.
피고인은 이 사건 각 농지를 자기의 농업경영에 이용할 예정이 아니었다고 인정할 수 있고, 피고인이 간헐적으로 이 사건 각 농지를 방문해 과수나 밭작물 관리를 했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비난가능성이 높은 범행을 저질렀음에도 합리성 없는 변명으로 일관했고 일부 남매는 엄한 처벌을 탄원하고 있다. 실제로 다른 공동상속인 4명 중 2명만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할 뿐 나머지 2명[어머니(법정상속분 3/11), 여동생 1명(법정상속분 2/11)]은 결과적으로 피고인(법정상속분 2/11) 명의 등기에 동의하면서 피고인에 대한 처벌에 반대하는 상황이고, 피고인이 해당 토지를 처분하지 않아 관련 판결의 결과에 따라 기존의 법적 상태로 환원되는 데에 별다른 장애가 없으며, 달리 거래 안전에 문제가 발생한 것도 아니다. 물론 피고인이 종래 아무런 처벌전력 없이 생활해 왔고, 사회적 유대관계가 분명한 점도 참작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저작권자 © 로이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메일: law@lawissue.co.kr 전화번호: 02-6925-02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