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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필립스 원블레이드 QP2824…수염 기르는 남성의 첫 그루밍 기기

2026-10-28 17:44:50

[리뷰] 필립스 원블레이드 QP2824…수염 기르는 남성의 첫 그루밍 기기이미지 확대보기
[로이슈 편도욱 기자] 남성의 털 관리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 면도의 기준이 수염을 얼마나 깨끗하게 없애느냐에 있었다면, 최근에는 원하는 길이를 유지하고 얼굴형에 맞춰 선을 다듬는 방식도 그루밍의 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수염을 기르면서도 지저분해 보이지 않도록 정리하고, 팔과 다리의 체모도 남김없이 제거하기보다 짧게 다듬는 식이다.

이런 변화는 남성 뷰티의 범위가 넓어지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오픈서베이의 ‘남성 뷰티 트렌드 리포트 2025’는 남성의 뷰티 활동이 기초 화장품과 색조, 피부·미용 시술 등으로 확대되는 양상을 다뤘다. 털 관리 역시 면도만의 문제가 아니라 외모를 원하는 형태로 유지하는 일상적인 관리의 하나로 볼 수 있다.

제품 시장도 이러한 수요에 맞춰 세분화되고 있다. 털을 짧게 깎는 면도기와 길이를 조절하는 트리머의 기능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그루밍 기기가 대표적이다. 필립스 원블레이드 페이스+바디(QP2824/10)는 얼굴 면도와 수염 트리밍, 라인 정리부터 신체 부위의 체모 관리까지 하나의 기기로 처리하도록 설계됐다.

직접 사용해 보니 제품의 성격은 분명했다. 날 면도기처럼 피부를 매끈하게 만드는 데 집중하기보다 수염 길이를 일정하게 맞추고 구레나룻과 목선을 정리하는 데 강점이 있었다. 체모까지 한 기기로 관리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면도기와 트리머 사이…필립스가 개척한 하이브리드 시장

필립스가 원블레이드를 처음 출시한 것은 2016년이다. 면도와 트리밍, 라인 정리를 하나의 도구로 해결하는 제품군을 내놓으면서 기존 전기면도기와 트리머 사이의 시장을 공략했다.

필립스는 2021년 4월 원블레이드 누적 날 생산량이 1억 개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당시 전 세계 사용자는 2700만 명 이상이었다. 회사는 출시 이후 남성들이 수염을 덜 밀고 더 다양한 형태로 다듬는 변화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는 제조사 발표에 따른 수치지만, 원블레이드가 단순 면도 기능을 넘어 수염 스타일링을 하나의 제품 범주로 확장하려 했다는 점은 보여준다.

경쟁사도 비슷한 수요를 겨냥하고 있다. 브라운의 시리즈X는 면도와 트리밍 기능을 결합한 제품군이다. 다만 제품별 날 구조와 길이 조절 방식, 밀착도에는 차이가 있어 하이브리드 제품이라는 이유만으로 성능을 동일하게 평가하기는 어렵다.

일반 전기면도기와 비교해도 제품의 목적은 다르다. 회전형·왕복형 전기면도기는 수염을 짧게 깎는 데 초점을 맞추지만, 원블레이드는 수염을 일정한 길이로 남기거나 윤곽을 정리하는 작업까지 고려했다. 수염을 완전히 없애려는 소비자와 수염을 기르면서 관리하려는 소비자의 요구가 같지 않다는 점에 착안한 설계다.

하이브리드 제품을 선택할 때는 면도 성능만 볼 것이 아니라 사용 목적을 먼저 정해야 한다. 매일 아침 매끈한 턱을 만드는 것이 우선인지, 수염을 일정한 길이로 유지하면서 체모까지 관리하려는 것인지에 따라 적합한 제품이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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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P2824/10은 원블레이드 제품군 가운데 얼굴과 바디를 함께 관리하는 모델이다. 상자에는 본체와 1·3·5mm 스터블 빗 3개, 바디용 빗과 민감 부위용 스킨가드로 구성된 바디 키트, 날 2개, 충전 케이블이 들어 있다.

라임색 박스를 열자 구성품이 앞면에 그림으로 표시돼 있어 별도로 설명서를 펼치지 않아도 무엇이 들어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본체는 손바닥 길이 정도로 가벼웠다. 옆면에는 고무 처리가 돼 있어 젖은 손으로 잡았을 때도 미끄러지는 느낌이 적었다.

1·3·5mm 빗은 수염을 원하는 길이로 유지하는 데 사용한다. 1mm는 짧은 수염을 정돈할 때, 3mm는 짧은 스텁블을 유지할 때, 5mm는 조금 더 긴 수염을 남길 때 적합하다. 빗을 제거하면 날 모서리를 이용해 구레나룻과 볼, 목 라인을 정리할 수 있다.

필립스 설명서에는 QP28XX 계열의 충전 시간이 4시간, 사용 시간이 최대 60분으로 표시돼 있다. 다만 해외 판매 페이지와 일부 제품군에는 다른 충전·사용 시간이 안내되기도 한다. 같은 원블레이드 제품군이라도 모델 번호에 따라 사양이 다를 수 있어 국내 판매 모델의 설명서를 기준으로 확인해야 한다.

첫 사용은 일주일 정도 기른 수염을 3mm로 다듬는 작업이었다. 3mm 빗을 날 위에 끼우고 수염 결 반대 방향으로 밀자 길이가 비교적 고르게 맞춰졌다. 빗 면을 피부에 평평하게 붙이는 것이 요령이었다. 각도를 세우면 빗이 피부에서 뜨면서 일부가 짧게 파이는 부분이 생겼다.

처음부터 짧은 길이로 밀기보다 5mm로 길게 정리한 뒤 3mm로 내려가는 방식이 실수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됐다. 수염을 기르는 과정에서 길이를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목적이라면 빗의 길이를 바꿔가며 정리할 수 있다는 점이 편리했다.

빗을 제거한 뒤에는 날 모서리를 세워 볼 라인과 목 라인을 다듬었다. 날이 양면이라 위아래 어느 방향으로도 사용할 수 있었고, 거울로 자르는 부분을 확인하면서 선을 잡기 수월했다. 구레나룻 끝을 수평으로 맞추는 작업도 어렵지 않았다. 다만 턱 밑과 목젖처럼 굴곡이 심한 부위는 날을 여러 번 움직여야 했다.

밀착 면도 성능은 기대치를 구분할 필요가 있었다. 빗 없이 날을 피부에 대고 수염 결 반대 방향으로 밀었으며, 면도 크림 없이 마른 얼굴에 사용했다. 세게 누르면 오히려 걸리는 느낌이 들어 힘을 빼고 천천히 움직이는 편이 나았다.

사용 후 손으로 피부를 쓸어보면 날 면도기처럼 반들거리는 상태까지 깎이지는 않았다. 아주 짧은 수염 끝이 느껴지는 정도로 남았고, 저녁에는 날 면도를 한 날보다 수염이 조금 일찍 거뭇해지는 느낌도 있었다. 피부를 매끈하게 만드는 밀착도보다 수염을 단정하게 정리하는 기능에 무게를 둔 제품이라는 점이 드러났다.

바디용 빗을 장착한 뒤에는 팔과 다리, 가슴의 체모를 정리했다. 체모를 완전히 제거하기보다 길이를 줄이는 방식이라 작업 결과가 자연스러웠다. 헤드가 작아 넓은 부위는 여러 번 움직여야 했지만, 얼굴용 기기 하나로 신체 부위까지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은 활용 범위를 넓혀줬다.

겨드랑이처럼 민감한 부위에는 스킨가드를 끼우고 피부를 손으로 당겨 편 상태에서 짧게 끊어 움직였다. 피부를 펴지 않은 상태로 연한 부위에 날을 대면 살이 날 사이에 집히는 듯한 느낌이 들 수 있어 서두르지 않는 것이 중요했다. 보호 장치를 사용하더라도 피부 상태를 살피면서 천천히 움직여야 한다.

세척은 간단했다. 사용 후 날을 장착한 채 흐르는 물에 헹구자 날 사이에 남은 털가루가 씻겨 나갔다. 물기를 털어 세면대 옆에 세워두면 관리가 끝났다. 방수 설계로 샤워 중에도 사용할 수 있고, 사용 후 바로 씻을 수 있다는 점은 관리 편의성을 높였다.

충전은 설명서에 표시된 4시간을 기준으로 진행했다. 충전 어댑터는 별도로 제공되지 않아 집에 있던 5V 스마트폰 충전기를 연결해 사용했다. 처음 완충한 뒤 얼굴 면도와 수염 정리, 바디 정리를 번갈아 사용하는 방식으로 배터리 지속 시간을 확인했다.

아쉬운 점은 교체날 유지비다. 필립스는 주 2회 완전 면도를 기준으로 날 하나를 약 4개월 사용하도록 안내한다. 얼굴과 바디를 함께 관리하면 사용 빈도와 털의 특성에 따라 교체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 본체 가격뿐 아니라 교체날 가격과 연간 예상 교체 횟수까지 고려해야 장기적인 비용을 판단할 수 있다.

무엇보다 매일 아침 피부가 반들거릴 정도의 밀착 면도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주력 면도기로 부족할 수 있다. 반면 수염을 3~5mm로 유지하거나 구레나룻과 목선을 직접 정리하려는 사람, 얼굴과 체모를 한 기기로 관리하려는 사람에게는 활용도가 높다.

이 제품의 강점은 털을 남김없이 없애는 데 있지 않다. 수염을 원하는 길이로 남기고 선을 정리하며, 신체 부위의 체모까지 관리할 수 있다는 데 있다. 밀착 면도 성능과 교체날 유지비는 구매 전 따져야 하지만, 수염을 다듬어 기르기 시작한 남성이나 여러 부위의 털 관리를 간소화하려는 소비자에게는 첫 그루밍 기기로 고려할 만하다.

편도욱 로이슈 기자 toy1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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