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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대인 호(號) BNK, 퇴임 사외이사 5명 전원 계열사行… '회전문 사외이사' 지적

2026-10-22 12:41:59

BNK금융지주 빈대인 회장.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BNK금융지주 빈대인 회장. 사진=연합뉴스
[로이슈 심준보 기자] 빈대인 회장이 이끄는 BNK금융지주에서 2023년 이후 임기를 마친 지주 사외이사 5명이 전원 계열사 자문위원으로 위촉된 것으로 드러났다. 결재는 모두 지주 회장이 사실상 인사권을 쥔 계열사 대표였다. 지배주주가 없는 금융지주에서 회장을 견제할 거의 유일한 장치인 사외이사가, 임기를 마치면 회장 측 결재로 자리와 보수를 받는 구조가 굳어진 것이다. 재임 중 사외이사의 독립적 판단이 제약될 소지가 있다는 의문이 나오지만, 지배구조법은 퇴임 이후 재취업을 막지 않고 자문직 보수는 공시조차 되지 않는다. 감시하던 쪽에서 감시받던 쪽으로 돌아 들어가는 '회전문 사외이사'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 김용만 의원(하남 을)이 BNK금융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이후 임기를 마친 지주 사외이사 5명은 모두 계열사 자문위원으로 위촉됐다. BNK캐피탈에 3명, BNK투자증권에 2명이 각각 자리를 얻었다. BNK에서 사외이사 임기를 마친 사람 가운데 계열사 자문위원이 되지 않은 사람은 없었다.

5명의 연간 보수는 예외 없이 3600만원이다. 자문위원별 실적이나 성과에 따라 달라지는 보수가 아니라 동일한 금액으로 책정됐다. 자문 기간을 합하면 총 6년으로, 지급 기준 보수는 모두 2억1600만원이다. 이 가운데 한 명은 2023년 4월부터 2025년 3월까지 2년 동안 BNK투자증권 자문위원을 지냈다.

위촉 시점도 눈에 띈다. 5건 모두 4월에 시작됐다. 금융지주 사외이사의 임기가 통상 3월 정기주주총회 무렵 끝나는 점을 고려하면 퇴임 이후 계열사 자문직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반복된 셈이다.

5건의 위촉 결재권자는 모두 해당 계열사의 대표이사였다. 김 의원은 계열사 대표가 지주 회장의 영향력 아래 인사권이 행사되는 자리라는 점에 주목했다. 재임 중 회장을 감시하던 사외이사가 임기를 마친 뒤 회장 측 영향권에 있는 계열사 대표의 결재를 거쳐 연간 보수를 받는 구조라는 분석이다.

지배주주가 없는 금융지주에서 사외이사는 이사회를 통해 경영진을 감시하고 회장을 견제하는 핵심 장치다. 그런데 임기 중 감시 역할을 수행한 인사가 퇴임 후 같은 그룹 계열사에서 보수를 받는 구조가 반복되면, 재임 중 독립적 판단이 제약될 수 있다는 의문이 제기된다.

현행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6조는 사외이사의 재임 중 결격사유 등을 규정하지만, 퇴임 후 계열사 자문직을 맡는 행위 자체를 일반적으로 금지하지는 않는다.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규율하는 법적 장치가 임기 이후의 취업 관계까지 포괄하지 못하는 것이다.

자문위원은 지배구조법상 임원에 해당하지 않아 임원 보수 공시 체계에서 보수가 별도로 드러나지 않을 수 있다. 이에 따라 퇴임한 사외이사가 계열사에서 어떤 역할을 맡고 얼마를 받는지 외부에서 파악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생긴다. BNK 사례처럼 보수가 동일한 정액으로 책정돼도 그 근거와 자문 실적을 함께 확인하기는 쉽지 않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소개한 해외 제도에는 퇴임 후 일정 기간의 관계를 제한하거나 독립이사 자격을 판단할 때 보수 관계를 고려하는 사례가 있다. 독일과 오스트리아는 일정한 경영진 출신자가 퇴임 후 2년 안에 같은 회사 감사회에 진입하는 것을 제한하는 규정을 두고 있으며, 미국은 일정 수준을 초과하는 보수 수령 여부를 독립이사 판단 기준 가운데 하나로 활용한다.

법이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따지는 시간은 사실상 임기 안에 머물러 있다. 퇴임 이후 계열사와 맺는 자문 관계를 어떻게 공개하고 통제할 것인지가 제도적 공백으로 남아 있다.

BNK금융에서 퇴임 후 그룹 내에 남은 임원은 사외이사 5명을 포함해 모두 9명이다. 이들의 연간 보수 기준 합계는 6억7320만원이며, 최고 보수는 연 1억4400만원으로 집계됐다. 8개 금융지주에서 그룹 내 자문직 등을 유지한 퇴임 임원 38명 가운데 BNK는 9명으로 23.7%를 차지해 인원수 기준 두 번째였다.

이들 9명 중 8명은 김지완 전 회장 재임기인 2017년 9월부터 2023년 3월 사이에 처음 선임됐다. 최초 선임 시점은 전임 회장 재임기였지만, 퇴임 사외이사 5명의 계열사 자문위원 위촉은 모두 빈대인 회장이 2023년 3월 취임한 이후 이뤄졌다.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 연임과 이사회 독립성 문제는 금융권 지배구조 개선 논의에서도 쟁점으로 다뤄지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회장 선임 절차와 이사회 독립성 등을 포함한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해 왔지만, 구체적인 방안은 논의 과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김용만 의원은 회장의 연임 횟수만 제한하는 방식으로는 그룹 내부의 인사 구조와 영향력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회장이 발탁한 임원들이 퇴임한 뒤에도 그룹 안에 남아 자리와 보수를 유지한다면 임기 제한만으로 영향력이 사라지지 않을 수 있다며, 금융감독원이 자문위원 위촉 경로와 보수 재원 등을 점검 항목에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준보 로이슈(lawissue) 기자 xzvc@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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