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로이슈

검색

공기업·공공기관·협회

박흥수號 나노종합기술원, 본인 의혹 법률자문 660만원 직접 결재…KAIST는 이메일 조사로 종결

고경력 채용 9명 중 7명, 박 원장과 전 직장 근무기간 겹쳐…2025년에는 6명 중 5명

미국 출장 9명 외 별도 결재 1명…KAIST, 9명 결재 서류 근거로 규정 위반 없다고 판단

정식 감사계획·현장조사·문답서 없이 조사 마무리…과기정통부도 결과 보고받고 종결

2026-10-21 16:15:00

박흥수 나노종합기술원장 [사진=나노종합기술원 홈페이지]이미지 확대보기
박흥수 나노종합기술원장 [사진=나노종합기술원 홈페이지]
[로이슈 전여송 기자] 박흥수 나노종합기술원장이 자신을 둘러싼 채용·인사·출장 의혹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기관 예산 660만원의 법률자문을 직접 결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급기관인 KAIST 감사실은 정식 감사계획이나 현장조사 없이 이메일로 세 차례 자료를 요구·수령한 뒤 조사를 마쳤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해당 사건을 종결하면서 기관장 관련 의혹에 대한 조사와 감독의 적정성이 도마에 올랐다.

21일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0일 KAIST 국정감사에서 제기한 의혹과 의원실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박 원장은 올해 1월 23일 채용·인사·출장 등 6대 의혹에 관한 제보를 받았다. 이후 나노종합기술원은 2월 4일 외부 법무법인에 답변자료 등을 보냈으며, 박 원장은 이틀 뒤인 6일 관련 법률검토를 직접 결재했다. 이 과정에서 기관 예산 660만원이 법률자문 비용으로 사용됐다.

기관 업무와 관련한 법률자문에 예산을 사용하는 것 자체가 곧바로 부적절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번 사안은 기관장 본인을 둘러싼 의혹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공적 예산이 투입되고 당사자인 원장이 직접 결재까지 했다는 점에서 논란의 소지가 있다. 해당 자문이 기관 차원의 법률 대응이었는지, 원장 개인의 의혹 해소를 위한 것이었는지에 따라 예산 집행의 적정성에 대한 판단도 달라질 수 있다.

채용 과정에서도 공정성 논란이 제기됐다.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2023년부터 2025년까지 나노종합기술원이 채용한 고경력자 9명 가운데 7명(77.8%)은 박 원장과 과거 민간기업에서 근무한 기간이 겹쳤다. 특히 2025년에는 채용자 6명 중 5명(83.3%)이 이에 해당했다. 같은 기업에 근무한 이력만으로 채용 특혜나 부당한 개입이 입증되는 것은 아니지만, 채용 심사의 독립성과 평가 과정에 대한 검증이 필요한 대목이다.

면접점수 산정 방식이 변경된 사실도 확인됐다. 해당 직무의 1차 면접에서는 최고점과 최저점을 제외한 평균이 69.5점으로 산정돼 적격자가 없는 것으로 판단됐다. 그러나 2차 면접에서는 평가위원 점수를 모두 반영하는 산술평균 방식으로 산정 기준이 달라졌고, 박 원장과 전 직장에서 함께 근무한 지원자가 최종 채용됐다. 산정 방식이 변경된 구체적인 경위와 결정 주체, 평가 기준의 사전 확정 여부 등이 채용 공정성을 판단할 핵심 쟁점으로 남았다.

국외출장 과정에서도 사전심사 대상 인원을 산정한 방식에 의문이 제기됐다. 지난해 미국 출장에서는 박 원장 등 9명이 한 건으로 결재를 받았고, 이들과 출장 업무 및 기간이 일부 겹치는 직원 1명은 별도 결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원은 출장 인원이 10명 미만이라는 이유로 사전심사를 받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두 결재에 포함된 인원은 총 10명으로, 별도 결재된 직원이 사전심사 대상 인원에 포함돼야 하는지와 결재를 분리한 경위가 쟁점이다. 기관 운전직이 2024년과 2025년 미국 출장에 동행한 사실도 확인됐다.

이 같은 의혹을 들여다본 KAIST 감사실의 조사는 서면 확인에 그쳤다. 감사실은 정식 감사계획 없이 이메일로 세 차례 자료를 요구·수령했고, 현장조사와 관계자 문답서 작성, 감사처분심의위원회 개최는 하지 않았다. 채용 건은 공고 일자 등을 기재한 뒤 부적절한 개입이 확인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출장 건은 9명 결재 서류를 근거로 규정 위반이 없다고 봤다.

과기정통부는 2월 9일 사건을 KAIST에 이첩한 뒤 3월 18일 조사 결과를 보고받고 종결했다. 이첩부터 종결까지 37일이 걸렸다. 과기정통부는 의원실에 조사가 적기에 착수됐는지, 의혹 전반이 조사됐는지를 확인했다고 답변했다. 이 의원은 채용 점수 산정 방식 변경과 재계약 관련 진술의 불일치 등 핵심 사실관계가 실제로 대조됐는지 재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채용 평가 방식 변경뿐 아니라 재계약 관련 진술의 불일치 등 주요 쟁점이 충분히 대조·검증됐는지 재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관장 본인의 의혹에 기관 예산으로 법률자문이 이뤄진 경위와 이를 결재한 절차, 상급기관의 조사 범위 및 감독부처의 종결 판단까지 함께 들여다봐야 한다는 취지다.

이 의원은 "기관장 본인의 의혹에 기관 예산으로 법률자문을 받고, 감독기관은 현장조사도 없이 사건을 끝냈다면 조사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기 어렵다"며 "나노종합기술원 의혹과 KAIST·과기정통부의 처리 과정, 비공식 인사 요청의 진위를 감사원 감사로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박 원장은 2023년 4월 제7대 원장으로 취임했으며, 당초 임기는 올해 4월 4일까지였다. 임기 만료 이후에도 원장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

전여송 로이슈(lawissue) 기자 arrive71@lawissue.co.kr
로이슈가 제공하는 콘텐츠에 대해 독자는 친근하게 접근할 권리와 정정·반론·추후 보도를 청구 할 권리가 있습니다.
메일: law@lawissue.co.kr 전화번호: 02-6925-0217
리스트바로가기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