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13일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엘앤씨바이오는 시험기구를 갖추지 않고 시험성적서를 거짓 작성한 사실이 적발돼 제조업무정지 6개월 15일을 갈음하는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의원실 자료에 기재된 과징금은 975만원이다.
엘앤씨바이오가 지난 8월 3일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서는 구체적인 위반 경위도 확인됐다. 회사는 2023년 8월 8일 경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의약품 '메가플루나졸캡슐(플루코나졸)'에 대한 행정처분을 받았다고 공시했다.
문제가 된 것은 해당 의약품에 사용되는 원료인 옥수수전분의 순도시험이었다. 엘앤씨바이오는 시험에 필요한 '삼구증류플라스크'를 갖추지 않았음에도 해당 기구를 사용해 순도시험을 실시한 것처럼 원료시험성적서를 거짓 작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험성적서는 의약품 제조에 사용되는 원료가 정해진 품질기준에 부합하는지를 확인하는 근거 자료다. 실제 시험을 뒷받침할 기구가 없는 상태에서 시험을 실시한 것처럼 기록했다는 점에서 단순한 서류 누락이나 행정상 착오와는 성격이 다르다. 원료시험 결과의 신뢰성을 확인하는 품질관리 절차가 제대로 작동했는지도 문제로 남는다.
특히 해당 처분은 창업자인 이환철 대표이사의 단독 경영체제에서 이뤄졌다. 엘앤씨바이오는 2025년 3월 이재호 대표이사를 신규 선임하며 기존 이환철 단독대표 체제에서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이번 위반이 확인된 2023년에는 이환철 대표가 단독대표이사를 맡고 있었다.
이에 따라 당시 의약품 제조 현장에서 필수 시험기구의 보유 여부와 원료시험 수행 과정, 시험성적서 작성·검토 절차에 대한 내부 감독이 충분히 이뤄졌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품질을 확인하는 기초적인 시험 절차에서 사실과 다른 기록이 작성됐다는 점에서 경영진의 품질관리 감독 책임도 짚어볼 대목이다.
허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2023년부터 올해 8월까지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위반으로 내려진 행정처분은 총 432건이다. 이 가운데 제조업무정지 대신 과징금으로 갈음한 사례는 41건으로, 수납액은 총 17억5855만원에 달했다.
업무정지를 갈음하는 과징금은 위반 품목의 생산금액과 처분 기간 등에 따라 산정된다. 따라서 엘앤씨바이오의 과징금 액수만으로 법령상 산정이 잘못됐다고 볼 수는 없다. 다만 시험성적서를 거짓 작성한 위반의 성격과 별개로 제조업무정지가 금전적 제재로 대체됐다는 점은 품질관리 책임과 처분의 실효성을 함께 살펴볼 대목이다.
엘앤씨바이오는 관련 위반에 대한 후속 조치를 이행했다는 입장이다. 회사는 지난 8월 증권신고서에서 부과된 과징금을 납부했으며, 해당 시험기구를 구비하고 원료시험과 시험성적서의 작성·검토 절차를 보완했다고 밝혔다. 또 공시서류 제출 전일까지 동일한 사유로 추가 행정처분을 받은 사실은 없다고 설명했다.
허종식 의원은 "식약처는 집행정지 기간의 출하량과 건강보험 청구액부터 파악해야 한다"며 "기록 조작과 같은 고의적 위반은 업무정지를 소액 과징금으로 갈음해 주는 대신 매출액에 연동한 징벌적 과징금을 도입하고, 처분 관련 소송이 장기화되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엘앤씨바이오는 오는 14~15일 구주주를 대상으로 1446억7000만원 규모의 유상증자 청약을 진행한다. 회사는 이번 유상증자를 위해 제출한 증권신고서에도 과거 GMP 위반 사실과 후속 개선 조치를 기재했다. 대규모 자금 조달을 앞둔 시점에 이환철 대표 재임 중 발생한 품질관리 위반 이력이 국정감사 자료를 통해 다시 조명된 셈이다.
전여송 로이슈(lawissue) 기자 arrive71@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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