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판례상 상당인과관계는 사실적 인과관계 가운데 법적으로 의미 있는 인과관계만 인정하는 규범적 개념이다. 자연과학적 인과관계와는 구별된다. 자연과학은 어떤 결과가 특정 원인 때문에 발생했는지를 객관적으로 규명하는 데 목적이 있다. 반면 법적·규범적 인과관계는 하나의 결과에 작용한 수많은 사실적 원인 가운데 어디까지를 법적 책임의 대상으로 인정할지 판단한다. 상당인과관계는 사실적 인과관계 가운데 법적으로 의미 있는 것만 가려내는 기준이다.
그런데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판단할 때 '상당'을 일상적 의미인 '꽤 많거나 높다'로 해석해, 직접적이거나 절대적인 인과관계를 요구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나 '상당(相當)'을 말뜻 그대로 풀이해도 '꽤 많거나 높다' 외에 '기준이나 조건에 들어맞거나 합당하다'는 뜻이 있다. 상당인과관계가 법적·규범적 의미의 인과관계 판단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상당'은 후자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어떤 원인과 결과를 법적으로 연결해 책임이나 보상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 해당 법 제도의 목적에 '상당한지', 곧 '합당한지'를 따져야 한다는 뜻이다. 원인과 결과의 연결 정도가 크거나 작은지는 기준이 아니다. 결과를 특정 원인에 귀속시키는 것이 해당 법 제도의 목적을 고려했을 때 규범적으로 타당한지가 기준이 된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은 근로자의 업무상 재해를 신속하고 공정하게 보상해 근로자와 그 가족의 생활을 보호하는 사회보장제도의 일환으로 제정됐다. 산업재해보상보험은 산업재해를 사회 전체가 함께 부담해야 할 위험으로 보는 사고(思考)에 기초한 사회보험이어서 사업주의 잘못이나 근로자의 과실을 요건으로 하지 않는다. 이런 취지를 고려하면 상당인과관계를 판단할 때도 근로자 보호라는 이 법의 입법 목적을 충분히 살펴야 한다.
글 : 법무법인 더보상 이소현 변호사
이지훈 로이슈(lawissue) 기자 ljh78@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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