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해당 사업장은 근로자의 73%와 프리랜서 계약을 하고 4대보험 미가입, 연차휴가 미부여, 가산수당 미지급, 5100만 원 임금체불 등 7가지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해당 사업장의 사업주가 시정지시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이체확인증을 위조해 27명에 대한 체불금품 2,800여 만원을 지급한 것처럼 제출한 사실이 드러났고,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은 지난 6월 10일자 보도자료를 배포하면서 사문서 위조 및 행사,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로 형사고발하는 등 강력 대응을 시사하기도 했다.
해당 사업장이 이번에는 외국인 유학생을 포함한 2명에게 총액 3,850만 원을 체불하고, 탈세 목적으로 지급하지 않은 인건비를 마치 지급한 것처럼 꾸며서 과세표준을 낮췄다는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이 사업장은 근로감독과 노동청 진정 과정에서 “시급에 주휴수당이 포함되어 있다”고 주장해 체불규모를 축소하는 것에 주력했다. 그러나 사업주가 근거로 제출한 근로계약서는 사업주나 사업주의 어머니와 작성한 것도 아닌 아르바이트 노동자 사이에 작성된 것이며, 제대로 교부받지도 못했다는 것이다.
실제로는 근무시간 전체에 1만2000원의 시급을 곱해 급여를 지급했고, 2025년 채용공고에는 주휴수당을 제외한 시급 1만2000원을 급여조건으로 명시했으며, 2025년 기준 주휴수당 포함 시급 1만2000원은 최저임금 미달이다. 그럼에도 “차라리 최저임금 위반으로 차액을 지급하겠다”면서 무리한 주장을 했는데, 근로감독과 달리 이번 진정 사건에서 시급에 주휴수당이 포함되어 있다는 주장은 인정되지 않았다.
진정 사건 진행 중에 이체확인증을 위조한 사실이 드러났는데, 이번에는 탈세 목적으로 허위로 인건비를 지급한 것처럼 꾸민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외국인 유학생 A씨에게는 2999만7920원을 지급한 것처럼 신고해 비용으로 처리했으며, 한국인 매니저 B씨에게는 2023년 8월과 2024년 7월 각각 2,300만 원과 770만 원을 지급한 것처럼 신고했다.
이 과정에서 사업주는 한국인 매니저가 환급금에 대해 묻자 “저거 매년 하는거야”, “세무사랑 너 건보료 이런거 안 높이는 선에서 신고한거야. 내 종소세 떨어트릴려고”라며 탈세 목적으로 허위 신고한 사실을 스스로 인정했다.
외국인 유학생 A씨는 허위로 급여가 신고된 사실을 퇴사 후 7개월이 지나서 알게됐다. 매월 부과되는 4대보험료와 달리, 사업소득은 사업주가 사업소득세만 원천징수해 납부하면 5월 종합소득세 신고 기간에 세금이 부과된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세금계산서 발급과 달리 사업소득세 신고의 경우 주민등록번호만 알면 당사자 동의 없이도 일방적으로 신고가 가능하다는 점과 외국인 유학생의 경우 국내법을 잘 모른다는 점을 이용했다는 얘기다.
한편 고용노동부 서울서부지청은 2026년 8월 13일까지 시정기한을 두고 외국인 유학생 A씨에 대해서는 2,890만 원(퇴직금 포함)을, 한국인 매니저 B씨에게는 860만 원(퇴직금 차액 포함)을 지급할 것을 지시했지만, 지연 이자에 대해서는 시정지시를 하지 않았다.
사업주는 8월 31일 최종적으로 “형사처벌 받겠다”며 시정지시를 불이행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사업주가 시정지시를 거부하면 체불임금을 받기 위해서는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밖에 없고, 노동청에서는 임금체불 이자에 대한 처벌규정이 없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이런 경우 근로자가 소송을 피하기 위해서는 인정된 체불금액보다 적은 금액으로 합의하는 것이 사실상 강제되는 셈이다.
해당 사업주는 서울에만 6개 사업장을 운영하며 연 매출 100억원 고기집으로 SNS에서 유명세를 탔다. 나아가 2개월 전 송파구에 신규 직영 매장을 오픈한 사실도 밝혀졌다. 사업주를 대리하는 노무사도 "돈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시정지시를 이행할 능력이 있다는 것을 사실상 인정하기도 했다.
이렇게 사업주가 당당한 것은 무늬만 프리랜서 위장을 통해 5인 미만 사업장으로 위장해도 자체적인 처벌조항이 없고, 반의사불벌죄인 임금체불의 특성상 체불액보다 낮은 금액에 합의하면 이자도, 처벌도 면제받는 관행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진정을 제기한 외국인 유학생 A씨는 “연 매출이 백억이라면서 잘못이 인정되었는데도 시정지시를 이행하지 않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내가 외국인이라서 무시당하는거 같아 억울하다”라며 심경을 피력했다.
한국인 매니저 B씨도 “가게를 오픈하는데 수억이 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돈이 있으면서도 시정지시를 이행하지 않는 것이 너무 억울하고 분하다”며 임금체불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업주의 태도를 비난했다.
이번 사건을 대리한 하은성 노무사(샛별 노무사사무소)는 “이번 사례는 임금체불에 관한 법‧제도 개선이 필요한 이유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임금 및 퇴직금 지연이자에 대한 처벌조항이 부재하고, 오히려 합의하는 과정에서 체불임금이 낮아지기 때문에 사업주가 시정지시를 이행하지 않는 것”이라며 구조적 문제를 지적했다.
연 매출 100억 원 사업장이 5인 미만 사업장으로 위장하고, 임금체불이 적발되어도 잘못을 시정하는 대신 신규 매장을 오픈하는 것은 법 위반이 두렵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하 노무사는 “이 사건은 한 사업주만의 문제가 아닌, 모든 노동자가 겪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법을 위반할수록 이익이 되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며 임금 및 퇴직금의 경우 지연이자에 대한 형사처벌 조항의 부재로 체불금액이 인정되어도 이자에 대한 책임이 사실상 면제되는 점을 짚었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이용우 의원은 “이번 사건은 체불사업주가 제도의 허점을 악용하여 부당이득을 취한 전형적 사례이자, 임금을 체불해도 남는 장사라는 우리 사회의 잘못된 시그널이 만든 결과”라며 “법을 위반하며 버티는 것이 오히려 이익이 되는 기형적인 구조를 차단하기 위해 국회에서 제도개선에 착수하겠다”고 제도개선 의지를 밝혔다.
근로감독관집무규정 제12조 제4호는 ‘최근 3년 이내에 제1호부터 제3호까지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업장감독을 받은 이후 노동관계법령 위반에 따른 신고사건이 접수된 사업장’에 대하여 재감독을 실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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