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구제명령 위반죄의 성립 요건 및 고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수긍했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 제89조 제2호 위반죄(이하 ‘구제명령 위반죄’)는, 구제명령을 이행하는 것이 가능함을 전제로 사용자가 확정된 구제명령을 위반한 때에 성립한다. 구제명령은 처벌의 전제가 되므로, 상대방인 사용자기 인식할 수 있을 정도로 그 내용이 명확해야 한다.
근로계약 또는 노무제공계약의 기간이 만료될 무렵(하루 전)에 한 사용자의 계약 갱신 거절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노동위원회가 원직 복직을 명하는 구제명령을 한 경우, 그러한 구제명령은 사용자의 갱신 거절 자체가 효력이 없음을 전제로 하여 당초의 계약 기간 만료 후라도 원직 복직을 명하는 내용임이 명확하다. 따라서 이때에는 당초의 계약 기간이 만료되었더라도 사용자가 구제명령을 이행하는 것이 가능하고, 구제명령 위반죄도 성립할 수 있다(대법원 2026. 4. 30. 선고 2023도8049 판결 참조).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9조 제2호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여 확정된 구제명령을 위반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범죄사실) 피고인은 경산시에 있는 현대차 경산남부 판매대리점의 대표로 자동차 판매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지방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 재심판정을 거친 후 행정소송을 제기한 결과 구제명령이 확정되면 관계 당사자는 확정된 구제명령을 이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9. 5. 2.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서 ‘이 사건 사용자(피고인)가 2019. 1. 14. 이 사건 근로자(카마스터) D의 계약을 해지한 것은 불이익 취급 및 지배ㆍ개입의 부당노동행위임을 인정한다.’고 판정하면서 ‘이 사건 사용자는 이 판정서를 송달받은 날부터 즉시 이 사건 근로자에 대한 자동차 판매용역 계약 해지를 취소하고 원직에 복직시키라.’는 내용의 구제명령이 발령됐다.
피고인은 이에 불복해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을 거친 후 행정소송을 제기한 결과 2022. 5. 19. 서울고등법원에서 패소하고 2022. 6. 11. 그 판결이 확정되어 위 구제명령이 확정되었음에도 그에 따라 D를 원직에 복직시키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1심(대구지방법원 2023. 10. 10. 선고 2023고정184 판결)은 피고인에게 약식명령의 형과 같은 벌금 150만 원을 선고했다. 피고인이 벌금을 납입하지 않을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노역장에 유치한다.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했다.
피고인은 확정된 구제명령을 위반한 것이 아니며 피고인에게 구제명령 위반의 고의 내지 귀책사유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 지지 않았다. 피고인에게 이 사건 구제명령 위반의 고의가 있었음은 넉넉히 인정된다.
부당노동행위가 없었더라면 재계약이 체결됐을 것이므로 구제명령은 공법상 복직 의무를 부과한 것이며 계약기간 만료를 이유로 의무를 회피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구제명령은 조건 없는 즉시 복직을 의미하기 때문에 사용자가 신원보증서류 제출을 복직 전제조건으로 결부할 수 없다. 영업판매코드 부여 없이 말로만 복직을 통보한 것은 실질적 이행이 아니며 단체교섭 등에서 복직 의사가 없음을 드러냈으므로 고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또 부당노동행위를 당했던 사람인 D가 이 사건 구제명령의 이행에 앞서 신원보증보험증권 등을 제출할 부담을 져야 한다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판결이 확정된 노동조합법위반죄와 동시에 판결할 받았을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했다.
-원심(2심 대구지방법원 2024. 10. 24. 선고 2023노4268 판결)은 1심 판단은 정당하다며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양형부당 주장 항소를 기각했다.
피고인이 이 사건 구제명령을 이행하는 것, 즉 D를 복직시키는 것이 객관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볼 수 없다. 사번이 없더라도 카마스터로서 자동차 판매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은 D에 대하여 신원보증보험 증권 및 신원보증 서류의 구비 등을 전제조건으로 내세우면서 판매용역계약 해지를 취소하지도 않았고, 사번 발급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기 위한 충분한 노력을 한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따라서 피고인에게 이 사건 구제명령을 위반한다는 고의가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또 당심에서 1심의 형량을 변경할 만한 특별한 양형조건의 변화가 없고, 1심이 선고한 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아날 정도로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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