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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많아져 변호사업계 부익부 빈익빈 심화

강신욱 전 대법관 ‘로스쿨이 성공하려면’ 글에서 밝혀

2006-12-12 00:13:08

대법관을 역임한 강신욱 변호사는 “로스쿨 도입은 현행 사법시험제도의 폐단을 극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 “하지만 변호사가 증가하면 저렴한 비용으로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받게 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현실은 여러 부작용이 나타났다”며 로스쿨 도입에 신중함을 기할 것을 주문했다.

▲강신욱전대법관
▲강신욱전대법관
강신욱 전 대법관은 동아일보 11일자 ‘동아광장’에 기고한 글에서 먼저 “사법개혁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제도에 대해 찬반양론이 팽팽한데, 재야 법조계는 변호사의 양산으로 인한 부작용을 우려하며 소극적인 반면, 학계나 국민은 이를 직역 이기주의라고 비난하면서 제도 도입에 적극적”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현행 사법시험제도는 수험생으로 하여금 사법시험 합격 기술에만 치중케 함으로써 대학교육의 파행을 불러왔고, 또 합격자들은 21세기 다양한 사회 현상에 대한 법 적용 능력이나 글로벌 시대에 걸맞은 국제 경쟁력을 갖출 수 없게 됐다”고 사법시험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아울러 “단 한 번의 시험 합격으로 평생이 보장된다는 그릇된 인식이 확산돼 이른바 고시낭인의 누적이라는 국가적인 인력 낭비를 초래했다는 비판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강 전 대법관은 그러면서 “로스쿨 제도는 다양한 학부 전공 지식을 갖춘 학생을 학사 성적과 적성 시험을 통해 뽑아 법학교육을 실시하기 때문에 사법시험제도의 폐단을 극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로스쿨은) 법조인 양성의 근본적인 틀을 바꾸는 제도로서 한국 사법질서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문제이므로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로스쿨 도입에 신중을 기할 것을 주문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강 전 대법관은 먼저 “우수한 인재가 변호사 자격을 얻기 위해 대거 로스쿨에 몰려들 현상에 대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 이유로 그는 “지난 몇 년간 사법시험 합격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변호사도 많이 배출돼 여러 부작용이 나타났다”며 “변호사가 증가하면 수요 공급의 원리에 따라 국민이 종전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받게 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현실은 꼭 그렇진 않았다”고 꼬집었다.

부작용으로 “변호사 사무실의 문턱이 낮아진 면은 있으나 명망 있는 일부 변호사의 수임료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높은 반면, 그 외의 많은 변호사는 사무실을 유지하기 어려워 사건브로커의 유혹에 시달릴 정도”라며 “사건브로커는 승산 없는 소송을 부추기고, 자기 몫을 챙겨 국민의 법률서비스 비용 부담을 증가시킬 뿐 아니라 사법질서를 혼탁하게 만들어 사법에 대한 불신을 더욱 증폭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어 “변호사가 넘쳐 나면 시장의 원리에 따라 경쟁력이 없는 변호사가 업계에서 도태되겠지만, 우리 사회의 다른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해 국가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우수한 인재가 그대로 사장되는 일은 또 다른 의미에서 국가적 인력의 낭비”라고 우려했다.

강 전 대법관은 “따라서 로스쿨 제도를 도입할 경우 변호사의 증가는 어느 정도 감수할 수밖에 없겠으나, 그 수요를 적절히 조절해야 한다”며 “변호사시험에 합격하더라도 장래성이 없는 변호사 개업에 집착하기보다는 법조계 이외의 영역, 즉 정부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 또는 학계나 기업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넓혀 주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더불어 “로스쿨 역시 수료자로 하여금 법조계 이외의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교육 과정을 다양화하고, 내용을 충실하게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로스쿨이 ‘글로벌 시대에 통용되는 법률갗 양성의 교육기관이 될 수 있도록 인가 요건을 엄격히 해야 한다”며 “법률가가 글로벌 시대에 통용되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법률 지식은 물론 사회와 인간에 대한 통찰력, 상대방에 대한 설득과 교섭 능력 및 국제적 시야와 외국어 능력이 요구되는데 이를 위해서는 교수진과 교육과정의 인가 요건을 엄격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강 전 대법관은 “로스쿨 과정을 이수하기 위해서는 많은 돈이 들어가기 때문에 경제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며 “우수한 학생이 경제적인 이유로 로스쿨에 입학할 수 없다면 로스쿨 제도는 출발부터 실패인 만큼 일정한 기준 이상의 장학제도 확립을 로스쿨 인가 요건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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