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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통 아니더라도 상대 배우자에 위자료 줘야

이규철 판사 “가정 파탄 초래, 정신적 고통 배상해야”

2006-12-05 13:43:33

간통을 하지 않았더라도 부부의 정조의무에 충실하지 않은 채 남의 배우자와 가까이 지내 결과적으로 정상적인 부부생활을 방해함으로써 가정에 파탄을 가져왔다면 해당 배우자의 정신적 고통을 배상할 의무가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대구지법 민사18단독 이규철 판사는 최근 김OO씨가 남편의 여자 동창생 이OO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05가단136829)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자료 700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것으로 5일 확인됐다.

법원에 따르면 원고는 95년 A씨와 결혼해 딸(10) 하나를 두고 있다. 그런데 A씨는 2004년 봄 초등학교 동기모임에서 동창생인 피고를 만나게 됐고, 그 후 피고와 중국에 동행하며 가까워졌다. 한편 피고는 2004년 10월 남편과 협의이혼했다.

원고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자신의 남편인 A씨가 바람을 피운다는 말을 듣고 미행하다가 지난해 12월19일 새벽 3시경 A씨가 피고의 집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간통 현장을 잡기 위해 경찰과 함께 피고의 집에 들어갔다.

하지만 당시 피고와 A씨는 정상적인 복장을 하고 있었고 간통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원고는 그래도 A씨와 피고를 간통 혐의로 고소했으나, 검사는 “간통의 의심은 농후하나 이를 입증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혐의 없음’ 처분을 했다.

원고는 2005년 설날 무렵부터 A씨와 별거하다가 이 사건이 있은 후 A씨를 상대로 이혼소소을 제기해 이혼조정이 성립돼 이혼했다.

이에 원고는 “피고가 A씨와 간통행위를 해 원고와 A씨의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르게 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자료 5,000만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소송을 냈다.

이와 관련, 이규철 판사는 판결문에서 “비록 피고가 원고의 남편과 간통에 이르지는 않았더라도 부부의 정조의무에 충실하지 않은 부정한 행위를 저지르는 것은 상대방 배우자에 대해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2004년 12월부터 피고의 집에 출입하다가 2005년 12월19일 새벽에 피고의 집에서 함께 있다가 원고에게 발각됐으며, 피고와 중국에 동행하기도 하는 등 피고와 사이에 동창생의 관계를 넘어 밀접한 관계를 유지한 A씨의 행위는 넓은 의미의 부부간의 정조의무를 저버린 부정한 행위로 보기에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이 판사는 그러면서 “피고는 A씨의 그런 부정행위에 가담해 원고의 정상적인 부부생활을 방해함으로써 결국 원고와 A씨 사이의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르게 하는 중요한 원인을 제공한 것이며, 원고가 피고의 이 같은 불법행위로 인해 정신적인 고통을 입었을 것임은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피고는 금전적으로나마 위자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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