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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교통사고로 벌점초과, 면허취소는 위법

춘천지법 “지나치게 가혹해 재량권 남용한 위법”

2006-12-04 00:36:23

단 한번의 교통사고로 인한 벌점 초과로 운전면허를 취소하는 것은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으로 경찰의 면허취소처분은 취소돼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춘천지법 행정부(재판장 황윤구 부장판사)는 11월30일 벌점 초과로 운전면허가 취소된 최OO(40)씨가 “경찰의 처분은 재량권을 남용한 위법”이라며 강원지방경찰청장을 상대로 낸 운전면허취소처분취소소송(2006구합1003)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법원에 따르면 원고는 지난해 12월23일 자신의 승합차에 처갓집 식구 등을 태우고 운전해 가던 중 진행차로 좌측에 있는 처갓집으로 진입하기 위해 중앙선을 침범했는데, 마침 마주 오던 승용차와 부딪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는 피해차량 승용차 앞 범퍼로 중앙선을 넘은 승합차 우측 옆 부분을 들이받았고, 이 사고로 승합차에 타고 있던 장모와 처 등 6명은 전치 3주 이상의 진단이 나왔고, 나머지 2명은 전치 2주가 나오는 등 8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문제는 사고에 따른 치료와는 별개로 개인사업체를 운영하면서 물품운송을 주로 하고 있는 원고의 운전면허가 취소되면서 소송으로 이어졌다. 원고는 이 사고 이전에는 교통사고를 낸 전력이 없는데 운전면허가 취소되면 생업에 막대한 지장이 생기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강원지방경찰청은 운전면허행정처분을 기준으로 벌점 130점{중앙선침범 벌점30점 + 중상 6명 벌점90점(15좆6) + 경상 2명 벌점10점(5좆2)}을 부여했고, 결국 피고는 원고의 누산 벌점이 면허취소기준인 121점 이상이 된다는 이유로 지난 3월 자동차운전면허취소처분을 내렸다.

그러자 원고는 “원고의 중앙선 침범이라는 과실로 발생한 것이지만 피해차량 운전자가 과속하지 않았거나 전방주시의무를 제대로 했으면 발생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고, 원고는 교통사고를 낸 전력이 없는데 운전면허가 취소되면 생업에 막대한 지장이 있게 된다”며 “따라서 면허취소처분으로 달성하려는 공익에 비해 원고에게 미치는 불이익이 너무 커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운전면허행정처분기준은 행정기관 내부의 사무처리준칙을 정한 것에 불과할 뿐 법규적 효력은 없어 운전면허취소요건에 해당된다고 반드시 운전면허를 취소해야 할 것은 아니고, 도로교통법령의 규정과 취지 및 당해 사건의 모든 정황을 전반적으로 살펴 운전면허를 취소하는 것이 재량권의 범위 내에서 적절한지 여부에 따라 취소의 적법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고는 원고의 중앙선 침범행위가 원인이 된 점도 있지만 피해차량 운전자도 전방주시의무를 제대로 했다면 사고를 막을 수 있었거나 적어도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 차량이 피해 차량 운전자가 전혀 예상하지 못할 정도의 짧은 거리에서 갑자기 중앙선을 침범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점 등이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또한 “원고가 이 사고 한번으로 벌점이 130점이 된 것으로서 만일 피해차량 운전자가 전방주시의무를 조금 더 했더라면 벌점이 면허취소의 정도까지는 이르지 않았을 개연성도 높은 점, 신고된 피해자 중 원고의 처를 비롯해 가족들이 있어 한 사람이라도 피해신고를 안 했더라면 벌점 합산에서 면허취소까지 되지 않을 수 있었던 점, 원고 차량은 종합보험에 가입돼 있어 피해자들의 피해가 대부분 회복된 점도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원고는 개인사업체를 운영하면서 물품운송을 주로 하고 있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운전면허가 반드시 필요한 점 등 모든 사정을 감안해 보면, 피고의 운전면허취소처분은 원고의 위반 정도에 비해 지나치게 가혹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한편 재판부는 “운전면허정지처분의 집행으로 인해 원고에게 생길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한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고, 달리 집행정지로 인해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때에 해당한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도 없으므로, 면허취소처분은 이 사건 판결 확정시까지 직권으로 집행을 정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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