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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란다원칙’ 어겼다면 음주측정 거부는 무죄

대법원 “위법한 음주측정요구로 운전자 처벌 못해”

2006-11-16 15:47:48

경찰이 음주측정을 목적으로 운전자를 파출소로 연행할 때 변호사 선임권(미란다원칙)이나 연행사유를 고지하지 않았다면 음주측정을 거부했더라도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제1부(주심 김지형 대법관)는 음주운전이 적발돼 파출소로 연행된 후에도 음주측정을 거부한 혐의(도로교통법 위반)로 기소된 양OO(37)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한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2004도8404)

법원에 따르면 양씨는 2003년 6월6일 건축공사장에서 점심을 먹으며 막걸리를 마신 후 오토바이를 타고 청주시 봉명동 자신의 집 앞에서 경찰에게 안전모 미착용을 이유로 단속됐다.

경찰은 양씨에게서 술 냄새가 나자 음주측정을 요구하며 음주측정기가 있는 파출소에 동행할 것을 요구했고, 양씨가 이를 거절하자 ‘미란다원칙’ 등을 고지하지 않고 순찰차로 양씨를 파출소까지 강제로 연행했다.

양씨는 파출소에서 음주측정결과가 나오도록 5초 이상 길게 불지 않아 유효한 음주측정 결과가 나오지 않자 음주측정 거부 혐의로 기소됐으나, 1·2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와 관련,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음주측정을 위해 운전자를 강제로 연행하기 위해서는 수사상의 강제처분에 관한 형사소송법상의 절차에 따라야 하고, 이런 절차를 무시한 채 이루어진 강제연행은 위법한 체포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이 같은 위법한 체포 상태에서 음주측정요구가 이뤄진 경우, 음주측정요구를 위한 위법한 체포와 그에 이은 음주측정요구는 주취운전이라는 범죄행위에 대한 증거 수집을 위해 연속해 이뤄진 것으로서 개별적으로 그 적법 여부를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으므로 그 일련의 과정을 전체적으로 보아 위법한 음주측정요구가 있었던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그렇다면 운전자가 주취운전을 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 하더라도 운전자에게 경찰공무원의 이 같은 위법한 음주측정요구에 대해서까지 응할 의무가 있다고 보아 이를 강제하는 것은 부당하므로 그에 불응했다고 해서 음주측정거부에 관한 도로교통법 위반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원심이 피고인이 오토바이를 운전해 자신의 집에 도착한 상태에서 단속경찰관으로부터 주취운전에 관한 증거 수집을 위한 음주측정을 위해 인근 파출소까지 동행해 줄 것을 요구받고 명백하게 거절했음에도 위법하게 체포·감금된 상태에서 음주측정요구를 받게 됐으므로, 이 같은 음주측정요구에 응하지 않았다고 해서 피고인을 음주측정 거부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위법한 체포상태에서 음주측정 요구가 이루어진 경우, 음주측정 요구를 위한 위법한 체포와 그에 이은 음주측정 요구는 주취운전이라는 범죄행위에 대한 증거 수집을 위해 연속하여 이루어진 것으로서 개별적으로 그 적법 여부를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일련의 과정을 전체적으로 보아 위법한 음주측정 요구가 있었던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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