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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수석부장 “법조 3륜, 표현 유쾌하지 않다”

서울중앙지법 이상훈 부장판사, 형사부 판사들에 이메일

2006-09-24 17:52:47

이용훈 대법원장의 발언과 관련해 변호사단체들이 사퇴를 강력히 요구하는 등 파문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전국 최대 법원인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가 검찰과 변호사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서울중앙지법 이상훈 형사수석부장판사는 지난 22일 형사부 판사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대법원장이 법관과 법원직원을 상대로 말씀한 것을 외부인들이 반발하는 것부터가 옳은 일이 아니다”라며 “더구나 검찰이나 변호사단체가 대법원장의 말씀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형사수석은 “검찰의 상대방은 피의자나 피고인이지 어찌 법원과 법관이 검찰의 상대방인갚라며 “변호사는 당사자의 대리인이거나 변호인일 뿐이고 그들의 주된 활동무대 중 하나가 법원일 따름이어서 법조 3륜이라는 말 자체가 벌써 사라졌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특히 “같은 사법연수원 출신이라 해 전혀 다른 직역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함부로 (법조 3륜과 같은) 달갑지 않은 동료의식을 내세우는 표현 같아 듣기에 유쾌하지 않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 형사수석은 그러면서 “국민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검찰이 조서를 ‘꾸민다’고 말하고, 변호사는 ‘선임’하는 것이 아니라 ‘산다’라고 하는데 그런 의식을 갖게 된 데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며 “조서를 진술한 그대로 작성해 준다면 어찌 조서를 ‘꾸민다’고 할 것이며, 전심전력으로 도와준 변호사를 왜 시장에서 물건 사듯이 ‘산다’고 하는 것인지 검찰과 변호사 단체는 반성해 봐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 수석은 “공개되지 않고 변호인이 참여하지 않은 조사실에서의 조사를 인정할 수는 없는 일이어서 공개된 법정에서 검사와 피고인측의 열띤, 생생한 공방을 기초로 재판을 해야 하는 것”이라며 “검사는 수사만 잘 하면 된다는 생각을 버리고 자기가 수사한 것은 공판정에서 입증자료일 뿐 공판정에서 (유죄) 입증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법원의 양형이 낮다고 탓하기만 할 것이 아니라 왜 구형량대로 선고가 돼야 하는지 입증해야 한다”며 “변호인이 제출한 자료에 대해 검사가 제출하지 못하면 그 유리한 자료대로 양형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사는 공소유지를 위한 검찰의 준비작업일 뿐”이라며 “공소장을 법원에 접수하는 것으로 끝이 아니라 그때부터 진정한 검사의 역할이 요구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변호사들에게도 쓴소리를 냈다. 이 형사수석은 “변호사는 변호사대로 자기의 할 일만 잘하면 되는데 그러면 당사자의 신뢰를 받는다”며 “판사도 그만 두면 변호사로 일하게 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변호사가 판사와 동료의식을 가질 이유는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물론 적도 아니지만 판사는 변호사와 같은 배를 탄 동지가 아니라, 각각의 역할이 전혀 다른 직역에 종사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형사수석은 또 “가장 듣기 싫은 소리가 ‘유전무죄, 무전유죄’와 ‘전관예우’”라며 “돈 많은 피고인은 유능한 변호사를 살 것이고 그 유능함은 해박한 법률지식과 열성적인 변호활동이지 법관과의 친분이 아니며, 판사와 친하니까 나를 선임하라는 변호사가 있다면 그것은 잘못된 일로 친해봤자 별다른 효과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형사수석은 “다른 사람 탓할 일이 아니라 우리들 법관 스스로 오해받을 만한 재판을 해 왔는지 항상 반성해야 한다”고 자성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그러면서 “법관들이 제대로 한다면 검사나 변호사가 ‘유감’이니 ‘사퇴 촉구’니 하는 말을 하지 못할 것”이라며 “대법원장의 발언 취지는 바로 이런 뜻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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