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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유언자 날인 없는 자필 유언장은 무효”

날인 없는 유언장에 걸린 123억원 기부금 연세대 패소

2006-09-14 18:29:56

민법에서 규정한 유언 방식 중 하나인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에서 유언자의 날인이 없는 유언장은 자필증서에 의한 적법한 유언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의 이번 판결로 기부금 123억원이 걸린 ‘날인 없는 유언장’을 두고 연세대와 기부자의 유족들이 벌인 법정다툼에서 연세대 패소가 확정됐다.

대법원 제2부(주심 박일환 대법관)는 지난 8일 사회복지사업가인 故 김운초 씨의 동생 등 유족들이 우리은행을 상대로 낸 예금반환청구소송(2006다25103)에서 “은행에 맡겨진 123억원의 출금 권리는 유족에게 있다”며 독립당사자로 참여한 연세대의 상고를 기각했다.

이번 소송은 자녀가 없던 김씨가 2003년 11월 세상을 떠난 뒤 우리은행 금고에서 발견된 유언장을 둘러싸고 벌어졌다.

유언장에는 자신의 금융재산 123억원을 연세대학교에 기증한다는 내용으로 돼 있었는데, 문제는 김씨가 유언장을 자필로 썼지만 날인(도장)이 없었던 것이다.

이에 김씨의 동생 등 유족들은 “유언장에 유언자의 날인이 없는 만큼 유언의 효력이 없다”며 우리은행을 상대로 예금반환을 요구했고, 연세대도 “유언장을 자필로 썼으니 본인의 의사를 존중해야 하는 만큼 대학에 권리가 있다”고 맞서며 독립당사자로 소송에 참가했다.

이와 관련,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민법 제1065조 내지 제1070조가 유언의 방식을 엄격하게 규정한 것은 유언자의 진의를 명확히 하고 그로 인한 법적 분쟁과 혼란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라며 “법으로 정해진 요건과 방식에 어긋난 유언은 그것이 유언자의 진정한 의사에 합치된다 하더라도 무효”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민 제1066조 제1항은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은 유언자가 그 전문과 연월일, 주소, 성명을 자서하고 날인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유언자의 날인이 없는 유언장은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며 “따라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한편 서울고법 제11민사부(재판장 김대휘 부장판사)는 지난 3월 “유언의 방식 및 효력 등에 관한 민법의 형식적 엄격주의 및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의 특성 등을 고려할 때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에 있어서 성명의 자서(서명)가 돼 있지 않은 경우뿐만 아니라 날인이 누락돼 있는 경우에도 적법한 유언으로서의 효력은 없다”며 유족의 손을 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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