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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다툼 중 “파묻어 버리겠다”…협박죄 안 돼

대법 “감정적인 욕설 내지 일시적 분노 표시에 불과”

2006-09-05 11:22:50

자신의 내연남과 성관계를 가진 여성과 말다툼을 하는 과정에서 흥분한 나머지 ‘사람을 사서 쥐도 새도 모르게 파묻어 버리겠다’고 말한 경우 협박죄로 처벌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피고인의 말은 흥분한 나머지 감정적인 욕설 내지 일시적 분노를 표시한 것에 불과해 협박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이다.

대법원 제2부(주심 박시환 대법관)는 자신의 내연남과 성관계를 가진 여성에게 ‘파묻어 버리겠다’며 협박한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소된 영어강사 A(44·여)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8월 25일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한 것으로 5일 확인됐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피고인 A씨는 2004년 8월말 서울시립대 주차장에서 자신의 동거남과 성관계를 가진 박모씨를 만나 말다툼을 벌이는 과정에서 “사람을 사서 쥐도 새도 모르게 파묻어 버리겠다. 너까지 것 쉽게 죽일 수 있다”는 등 박씨의 생명과 신체에 대해 위해를 가할 듯한 태도로 협박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와 관련,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먼저 “협박죄에 있어 협박은 일반적으로 보아 사람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을 정도의 해악을 고지하는 것을 의미하므로 주관적 구성요건으로서 행위자가 그런 정도의 해악을 고지한다는 것을 인식할 것을 내용으로 하고, 행위자가 고지한 해악을 실제로 실현할 의도나 욕구는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다만 행위자의 언동이 단순한 감정적인 욕설 내지 일시적 분노의 표시에 불과해 주위사정에 비춰 가해의 의사가 없음이 객관적으로 명백한 때에는 협박행위 내지 협박의 의사를 인정할 수 없다”며 “협박의사가 있었는지 여부는 행위의 외형뿐만 아니라 그런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피해자와의 관계 등 주위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피고인이 자신의 동거남과 성관계를 가진 피해자에게 ‘사람을 사서 쥐도 새도 모르게 파묻어 버리겠다. 너까지 것 쉽게 죽일 수 있다’고 한 것은 언성을 높이면서 말다툼으로 흥분한 나머지 단순히 감정적인 욕설 내지 일시적 분노의 표시를 한 것에 불과하고 해악을 고지한다는 인식을 갖고 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따라서 협박죄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원심은 옳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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