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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의견 분명하면 총회 없이도 선거운동 가능

서울고법, 선거법 위반 대한의사협회 부회장 무죄

2006-05-11 16:14:15

선거운동이 허용되는 기관이나 단체의 특정 정치인에 대한 지지 및 반대의사가 분명히 드러난 경우 이들 단체가 총회 등 정식 의사결정절차를 거치지 않았더라도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제10형사부(재판장 홍성무 부장판사)는 지난해 4월 실시된 성남시 중원구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대한의사협회회장 출신인 당시 한나라당 신상진 후보를 지지하며 유세에 참가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기소된 대한의사협회 변영우 부회장에 대해 지난 2일 벌금 50만원에 선고유예 판결한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한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2006노468)

법원에 따르면 변 부회장은 2005년 4월 19일 성남 중원구 금광동의 한 식당에서 열린 성남시의사회 모임에 참석해 “신상진 후보는 의약분업 파동 때 투쟁위원장을 하는 등 의사회 활동에 열심히 노력한 분이니 이번에 당선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달라”고 발언하고, 성남시의사회 회장 등과 함께 신 후보의 유세장을 방문해 지지했다.

이에 1심 법원인 성남지원은 “공직선거법에 의해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 등이 허용되는 단체라도 총회 등 단체의사를 결정할 수 있는 절차를 거쳐 지지 및 반대의사를 결정한 다음에야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며 “이 사건의 경우 대한의사협회나 성남시의사회에서 총회 등 단체의사를 결정할 수 있는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선거운동이 허용되는 기관이나 단체는 총회 등 의사결정절차를 통해 특정 후보자에 대한 지지 및 반대의사를 결정한 다음 선거운동을 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다만 단체의 규모와 성격, 의사결정절차의 편이성, 종전 선거에서 드러난 단체의 선거운동 내용 등을 종합할 때 굳이 총회를 거치지 않더라도 단체의 의사가 분명히 드러났다고 볼 경우에 한해 예외적으로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 사건의 경우 대의원총회의 사전 동의나 사후 승인이 없었더라도 대한의사협회의 종전 선거 지원활동 내력과 신상진 후보의 이력 및 대한의사협회와의 관계 등을 종합하면 의사들은 신 후보의 당선을 지지하는 것이 분명해 결국 피고인의 신 후보에 대한 지원행위는 의사단체를 대표한 적법한 선거운동행위로 무죄”라고 판시했다.

한편 재판부는 “선거운동이 허용되는 기관이나 단체의 유형은 매우 다양해 의사결정절차도 각양각색이고, 경우에 따라 의사결정절차가 번잡하거나, 사실상 선거운동 전에 그런 절차를 거치기가 불가능한 단체도 있을 수 있다”며 “만약 일률적으로 단체의 의사결정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고 해석할 경우 선거운동 기회균등의 원칙을 보장한 헌법이나, 선거운동 자유의 원칙을 규정한 공직선거법의 취지에 반한다”며 선거운동의 자유를 폭넓게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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