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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함께 술을 마시던 피해자 살해 혐의 50대 무죄

기사입력 : 2019.08.13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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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법원현판.(사진제공=대구지법)


[로이슈 전용모 기자] 피고인은 자기 집에서 피해자, 목격자와 함께 술을 마시던 중 피해자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사안에서 1심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칼로 찔러 살해했다는 사실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피고인 A씨(53)는 약 5년 전 교통사고로 인해 좌측 다리를 다쳐 장애 6급 판정을 받은 장애인이고, 피해자 B씨(50), C씨와는 약 10년 전부터 서로 알고 지내면서 경북 청도군 일원에서 종종 만나 술을 마시던 사이이다.

A씨는 지난 1월 21일 오후 1시경 주거지에서 그 당시 피해자 B씨 및 C씨(목격자)와 함께 술을 마시던 중 피해자에게 함께 장사를 해보자는 취지로 제안했으나 피해자가 “다리도 병신인 게 무슨 장사를 하느냐”라는 취지로 답변하자 이에 화가 나 위 주거지 서랍장에 보관되어 있던 흉기를 꺼내들고 피해자를 위협하며 욕설을 했다.

이에 피해자 또한 욕설을 하며 “남은 다리도 마저 잘라줄까”라는 취지로 피고인을 도발하자 순간적으로 격분해 피해자를 살해할 것을 마음먹고, 손에 들고 있던 흉기로 마주 앉아 있던 피해자의 복부를 향해 내질러 이를 피하던 피해자의 오른쪽 등 부위를 1회 찔러 그 자리에서 허리 부분(복부 대정맥 관통) 자창으로 사망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피고인 및 변호인은 “피고인은 피해자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대구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김상윤 부장판사)는 지난 8월 9일 살인 혐의로 기소(2019고합59)된 A씨에게 “피고인이 피해자를 살해했다는 사실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또 검사의 전자장치 부착명령청구도 기각했다.

재판부는 먼저 검사가 제출한 증거 중 피고인의 진술을 기재한 조서 등의 증거능력에 관해 살폈다.

재판부는 피고인에 대한 제1회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중 일부 진술기재(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한 부분)는 피고인이 이 법정에서 그 조서의 성립의 진정을 부인하고 있고, 피고인에 대한 각 경찰 피의자신문조서는 피고인이 이 법정에서 그 내용을 부인하고 있으므로, 모두 증거능력이 없다.


또한 피고인이 공판정에서 실황조사서에 기재된 진술내용 및 범행재연의 상황을 모두 부인하는 이상 증거능력이 없으므로(대법원 1984. 5. 29. 선고 84도378 판결, 대법원 206. 1. 13. 선고 203도6548 판결 등 참조), ‘실황조사서 중 피고인의 진술기재 및 범행재연 영상’은 피고인이 이 법정에서 그 내용을 부인하는 이상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칼로 찌른 구체적인 상황이나 경위를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인 증거는 없는 점, 사건 당일 주점에서 함께 술을 마시고 피고인의 집으로 갈 때까지 피해자와 다툰 사실이 없는 등 피고인에게 피해자를 살해할 만한 특별한 동기도 확인되지 않은 점. 피고인은 피해자의 사망을 발견한 후 범행현장을 은폐하지 않고 스스로 파출소에 찾아가 피해자의 사망사실을 신고한 점을 무죄 증거로 들었다.

피고인은 1월 22일 오후 1시경 김○○에게 전화해 술값을 줄 겸 자신의 집으로 와달라고 말했고, 김○○를 만나 ‘C가 피해자를 죽이고 도망갔다’는 취지로 말했다. 김○○는 경찰에 신고하라고 하면서 피고인을 파출소로 태워다주었고, 피고인이 이 사건을 경찰에 신고했다.

또 같은 자리에 있던 목격자 C씨 진술(피고인이 피해자를 찔렀다는 내용)은 목격자가 범행신고나 피해자 구호를 위한 119신고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고, 오히려 범행도구인 흉기를 가지고 집밖으로 나가 집 앞에 있던 나무에 꽂아둔 점, 목격자는 동네 주민에게 119를 불러달라고 하고 119에 '다리가 아프니 자기 집으로 태워달라'고 요청해 그대로 119 구급차를 타고 범행현장을 떠났는데, 이는 범행을 직접 목격한 사람의 행동으로는 매우 이례적인 점, 목격자는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이 무릎을 꿇어앉고 피해자의 옆구리 쪽을 질렀다'라고 진술했는데, 피고인은 과거 교통사고로 왼쪽다리의 수술을 받고 장애가 남아 다리를 구부리거나 꿇어앉기가 어려운 점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려움 점, 범행도구에서 피고인, 피해자, 목격자의 DNA가 모두 검출돼 피해자를 찌른 사람이 피고인으로 단정하기 어려운 점도 무죄이유로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진술에 다소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기는 하나 피고인의 주장대로 피고인이 수면제와 술에 취해있었다면 침대 위에 있던 피고인이 침대 아래에 엎드려 있던 피해자의 사망 사실을 알지 못하였을 가능성이 있고, 위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피고인이 피해자를 칼로 찔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한다”고 무죄선고이유를 설명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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