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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집회 행진 차벽 봉쇄하고 최루액 분사 경찰 손해배상책임

기사입력 : 2017.03.24 16:38 (최종수정 2017.03.24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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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신종철 기자]
225국민파업위원회가 2014년 개최한 집회 과정에서 집회의 자유 등을 침해한 경찰의 위법한 직무집행(신고된 행진경로 봉쇄, 해산명령 남발, 최루액 분사, 현행범체포)에 대해 법원이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한 판결을 내렸다.

2014년 2월 25일 당시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 김중남 공무원노조 위원장,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장인 권영국 변호사 등은 ‘225국민파업위원회’가 서울광장에서 개최한 “국민파업 결의대회”에 참여했다.

‘225국민파업위원회’는 민주노총, 참여연대, 대학생단체, 민변 등 30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됐다.

집회에 앞서 주최측은 2014년 2월 12일 서울광장을 출발해 인도를 이용해 행진한 후, 다시 서울광장에 모인다는 내용의 옥외집회 및 시위, 행진 신고를 했다. 그런데 서울지방경찰청장은 금지통고 처분을 했다.

이에 ‘225국민파업위원회’는 서울경찰청장에게 서울광장 - 을지로입구역 - 종각역 - 안국역 - 시민열린마당의 구간(1.8㎞)을 포함한 4개의 다른 구간을 행진한다는 내용의 옥외집회 및 시위, 행진 신고를 했다.

서울경찰청장은 ‘인도구간을 행진할 경우 통행인 등의 심각한 교통 불편을 야기하고 당해 주변도로의 교통소통에도 장애를 발생시킬 우려가 상당하다’는 이유로 금지통고 처분을 했다.

이에 ‘225국민파업위원회’ 신승철 공동대표(민주노총 위원장)가 서울행정법원에 경찰의 금지통고처분에 관한 집행정지신청을 했고, 법원으로부터 집행정지 인용결정을 받았다.

“국민파업 결의대회”는 2014년 2월 25일 서울광장에서 약 1만 3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개최됐다. 이날 집회참가자 약 2000명은 서울광장 집회가 종료된 무렵인 17:40경부터 서울광장에서 을지로입구역 방면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경찰은 을지로 프레지던트 호텔 앞 7차로 차도 상에 차벽을 설치하고, 을지로입구역 사거리 직전 7차로 차도 상에도 차벽을 설치해, 을지로구간에서 차량의 통행을 전면 차단하고, 행진의 선두가 삼성화재 건물을 지나 하나은행 건물 쪽으로 진입할 무렵에는 7차로 차도 전체를 차단하는 조치를 했다.

행진 참가자들은 차벽 사이의 교통이 통제된 7차로 차도 및 북쪽과 남쪽의 인도를 따라 을지로를 진행했는데, 경찰은 이미 을지로입구역 1번 출구 부근 하나은행 앞 인도를 봉쇄하고, 참가자들의 행진을 막는 조치를 취했다.

참가자들은 인도봉쇄조치에 항의하면서 인도를 통과하게 해 줄 것을 계속 요구했으나, 경찰이 계속 인도를 봉쇄하면서 행진을 막자, 참가자들 일부가 경찰을 밀면서 충돌이 시작됐고, 그 과정에서 경찰은 권영국 변호사 등에게 캡사이신 최루액을 발사하기도 했다.

또한 항의하는 행진 참가자는 현행범 체포 등으로 대응했다.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 권영국 변호사 등은 “경찰은 인도봉쇄조치를 하고, 참가자들의 행진을 차단하는 등 집회 자체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제지한 것으로써 위법한 직무집행에 해당한다”며 “참가자들은 인도봉쇄조치에 대해 정당하게 항의했을 뿐, 폭력을 행사하거나 차도를 불법으로 점거한 사실이 없어, 집회 해산 사유가 존재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수차례에 걸쳐 해산명령을 했고, 직접 최루액을 분사하는 등 위법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결국, 경찰의 위와 같은 위법한 행위로 인해 집회 및 행진을 주최, 실행한 원고들은 정신적 손해를 입게 되었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며 소송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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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방법원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2단독 이지현 판사는 3월 17일 신승철, 양성윤, 김중남, 권영국, 박석운 등 18명이 대한민국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고는 원고 9명에게 100만원씩, 8명에게 150만원씩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이지현 판사는 “2014년 2월 24일 이 사건 금지통고처분에 대한 서울행정법원의 집행정지결정이 있었음에도 경찰의 인도봉쇄조치가 이루어졌다”며 “인도봉쇄조치 당시, 원고들을 비롯한 참가자들의 행진으로 타인의 법익이나 공공의 안녕질서에 대한 직접적인 위험이 명백하게 초래되었다거나 예견되는 상황이었다고 보기 어려워 인도봉쇄조치는 경직법(경찰관직무집행법)이 정하는 요건을 갖추었다고 볼 수 없고, 사실상 집회 및 시위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으로써 적법한 행위로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판사는 “서울광장 주변 차도 및 차벽과 차벽 사이의 교통 소통이 전면 통제되고 있는 상황에서, 차벽과 차벽 사이의 차도에 집회 참가자의 일부가 나와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신고 범위를 일탈했다고 볼 수 없고, 참가자들 중 일부는 경찰의 인도봉쇄조치로 더 이상 행진이 불가능하게 되자, 차도에서 대기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또 “참가자들과 경찰의 충돌은 경찰의 위법한 인도봉쇄조치로 야기됐으므로, 경찰이 인도를 행진할 수 있게 해달라는 참가자들의 요구에 응했다면 충돌은 쉽게 해소될 수 있었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원고들의 정당한 항의를 들어주지 않은 채, 인도봉쇄를 계속 지속하며 수차례 해산명령을 하고, 사전 경고 없이 갑자기 최루액을 분사한 점 등을 종합해 보면, 당시 경찰의 해산명령 및 최루액 분사는 집시법 및 경직법이 정하는 요건을 갖추지 못한 부적법한 행위”라고 판단했다.

이와 함께 이지현 판사는 “이러한 피고 소속 경찰의 공무집행이 위법한 이상, 이에 항의하는 원고 전태삼을 공무집행방해죄의 현행범으로 체포한 행위 역시 적법한 공무집행이라고 볼 수 없다”고 봤다.

이 판사는 “따라서, 피고 소속 경찰이 신고된 대로 행진하던 원고들에 대해 인도봉쇄조치를 함으로써 행진을 막고, 수차례 해산명령을 하면서 최루액을 분사한 행위 및 원고 전태삼을 현행범으로 체포한 행위는 부적법한 행위라고 할 것이고, 집회 및 시위를 주도적으로 준비하고 참가했던 원고들은 위와 같은 경찰의 불법행위로 인해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임은 경험칙상 명백하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위자료와 대해 이 판사는 “불법행위의 경위 및 내용, 원고들이 침해당한 집회의 자유, 이동의 자유 등 기본권의 중요성 및 각 피해의 정도, 원고들의 지위, 유사한 사건의 재발을 억제ㆍ예방할 필요성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 이용우 변호사 ‘판결의 의미’

이번 판결과 관련해 소송을 대리한 이용우 변호사는 “경찰은 대규모 집회와 행진 등에 대해 옥외집회금지통고처분, 경력과 차벽 등에 의한 집회장소로의 접근방해, 행진차단, 해산명령, 최루액 등 위해성 경찰장비의 무분별한 사용, 현행범 체포에 이르기까지 집회의 시작부터 종료 시점까지 집회의 자유를 형해화 시킬 정도의 선제적이고 공격적인 대응으로 일관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그러면서 “이번 판결은 경찰의 집회 대응 전반에 걸친 위법한 직무집행에 대해 종합적으로 국가배상청구를 한 것에 대해 법원이 상당부분 인용함으로써 경찰의 위법한 집회 대응방식에 경종을 울렸다”고 평가했다.

이용우 변호사는 “특히, 이번 판결은 대규모 집회와 행진에서 일부 참가자들이 신고 범위가 아닌 차도 등으로 진출했다고 하더라도 전체적으로 볼 때 지나친 정도가 아니고, 이런 상황이 경찰의 과도한 대응으로 야기되었거나 경찰의 위법한 직무집행이 선행되었을 경우에는 경찰의 불법행위책임은 여전하다는 점을 명확히 인정함으로써, 참가자들의 신고 범위 일탈로 부득이하게 집회와 행진을 제한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었다는 경찰의 주장을 전면 배척했다”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또 “이번 판결은 이 사건에서 보여진 경찰의 집회대응이 향후에도 계속될 우려가 있다며 유사한 사건의 재발을 억제ㆍ예방할 필요성을 언급했고, 헌법상 기본권인 집회의 자유 이외에 이동의 자유 침해까지 인정하며 피고 대한민국의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이용우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위해성 경찰장비인 최루액 분사에 있어서 엄격한 요건 하에서만 이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며 “결국 이번 판결은 적법하게 신고된 집회와 행진에 대하여는 이를 최대한 보장하고, 이에 대한 경찰력 행사는 매우 엄격한 요건 하에서만 행사되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고 정리했다.
신종철 기자 sky@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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