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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정무수석 “박지원 보면 ‘공업용 미싱’ 떠올라”

“그러나 어쩌겠나. 근본 없는 사람이니 그러려니 해야지. 참고 또 참아야지..♨♨”

2010-10-20 23:02:12

[로이슈=신종철 기자]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와 청와대가 중국의 차기 국가지도자로 내정된 시진핑 중국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이 지난해 5월 故 김대중 전 대통령과 나눈 회담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의 훼방꾼 노릇을 하고 있다’는 발언 내용을 놓고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다.

청와대가 박 원내대표를 향해 ‘이적행위’라며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정진석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이 사실상 박 원내대표를 겨냥하는 듯한 인신공격성 반응을 나타냈다.
먼저 공방의 시작은 박지원 원내대표가 19일 원내대책회의 모두발언에서 비롯됐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 박 원내대표는 “작년에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시진핑 국가부주석과 회담할 때 그 자리에 배석해 의견을 나눈 적이 있는데, 시진핑 부주석은 ‘왜 한국 정부는 과거 정부와 달리 남북관계의 교류협력을 하지 않으면서 긴장관계를 유지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 이명박 정부는 (일본의 역사) 교과서 문제도 있는데 왜 일본과 함께 한반도 평화의 훼방꾼 노릇을 하느냐’고 지적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으로서는 한국도, 북한도 형제국가지만 북한은 접경국가이기 때문에 지원을 하지 않을 수 없다’라는 말도 했다. 이런 여러 가지를 볼 때 과연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을 옳은 일인가, 다시 한 번 시진핑 시대를 앞두고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 전환을 촉구한다”며 “중국과 현재의 외교관계도 매끄럽지 못하다는 것을 정부는 잘 알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당시는 이명박 대통령이 장거리로켓을 발사한 북한에 대해 유엔 안보리 차원의 제재를 주장하고, 미국의 ‘대량파괴무기 확산방지구상(PSI)’ 계획에 참여할 의사를 밝히는 등 대북정책은 강경 일변도 상태였다.
박 원내대표의 이런 발언에 대해 청와대 홍상표 홍보수석은 20일 “박 원내대표의 발언은 국내정치 목적으로 외교를 악용하고 국익을 훼손하는 이적행위와 다를 바 없다”며 “박 원내대표는 이같이 무책임한 행동에 대해 정중히 사과하고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자 민주당 전현희 대변인도 즉각 논평을 통해 “청와대 홍보수석이 박지원 원내대표의 시진핑 중국 국가부주석과 관련한 발언에 대해, 국익을 훼손하는 이적행위라며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며 “사실을 지적하는 제1야당 원내대표 발언에 대한 오만한 반응에 유감을 표명한다”고 맞대응했다.

전 대변인은 “박지원 원내대표의 발언은 사실에 부합하며, 박 원내대표가 동북아의 외교 균형과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이명박 대통령이 평화적 공존과 남북대화에 나서 주기를 바라는 충정에서 밝혔는데 이적행위라니, 도대체 누구를 이롭게 했다는 것인가. 대한민국의 평화적 공존을 위하는 것이 이적행위라는 말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는 “박 원내대표가 직접 들은 얘기를 한반도 평화를 위한 충정에서 언론에 밝힌 것을 이적행위라고 하는 것은, 이명박 정부를 비판하면 모두 적으로 간주하겠다는 선전포고가 아닐 수 없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정진석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이 트위터에 올린 글
청와대의 강경한 분위기를 내변하듯 정진석 대통령정무수석(당과 청와대 가교역할을 하는 자리)도 20일 자신의 트위터를 “요즘 누굴 보면 자꾸만 ‘공업용 미싱’ 얘기가 떠오른다..♨♨ 그러나 어쩌겠나.. 근본 없는 사람이니 그러려니 해야지..참고 또 참아야지..♨♨”라고 말했다.

지난 7월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는 정진석 정무수석(사진=청와대 홈페이지) ♨표시는 머리에서 열이 날 정도로 화가 난다는 의미이고, ‘공업용 미싱’은 김홍신 전 한나라당 의원의 발언을 떠올린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1998년 5월 지방선거 유세 중에 “사람이 죽으면 염라대왕이 잘못한 것만큼 그 사람을 바늘로 뜨는데, 김대중 대통령은 거짓말을 너무 많이 하고 많이 속여서 공업용 미싱으로 더럭더럭 박아야 할 것”이라고 비난해 파문을 일으켰다. 이후 김 의원은 형법상 모욕죄로 100만원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또 정 정무수석이 말하는 ‘요즘 누굴 보면’의 누구는 아마도 박지원 원내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짐작된다. 박 원내대표는 최근 잇따라 청와대를 겨냥한 강경 발언을 쏟아내 청와대와 대립각을 세워 왔기 때문이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달 10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러시아의 천안함 보고서와 관련, 이명박 대통령의 러시아 순방에 대해 “갑자기 이명박 대통령이 당초 계획에 없던 러시아를 방문한 것. 러시아 정부가 초청한 것도 아니고 우리나라 대통령이 먼저 가겠다고 갑자기 한 것은 좀 이상하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청와대와의 불편한 진실공방은 또 있었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달 14일 의원총회에서 국무총리 인사청문회와 관련해 “청와대가 ‘검증된 사람을 국회로 보낼 테니까 인사청문회를 두 가지로 나누자. 도덕성을 검증하는 것은 비공개로 하고, 자질을 검증하는 것은 공개로 하자’는 얘기였다”고 주장해 청와대로부터 “거짓말이 지나치다”는 반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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