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로이슈

검색

청와대·국회

이춘석 의원 vs 김형오 국회의장과 ‘맞짱’

“발톱 숨기고 있는 호랑이의 앞발과 악수하는 기분

2009-12-29 23:03:05

[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야당 의원 입장에서는 발톱을 숨기고 있는 호랑이의 앞발과 악수하는 기분이다”

4대강 예산을 놓고 여야가 대치중인 상황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민주당 이춘석 의원은 신상발언을 통해 “여야가 첨예한 대립 끝에 4대강 예산과 일반예산을 분리 심의하는데 합의했지만, 언제 ‘직권상정’ 날치기 통과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이 의원은 “미디어법과 4대강사업은 애초부터 여당은 재량권이 전혀 없는 청와대 사업이라는 것을 아무리 한나라당 의원이라도 부인하지 않을 것”이라며 “작은 구멍가게라도 주인은 재량권이 있지만 큰 기업이라도 직원은 직원일 뿐인데 국민의 대표가 그것도 거대여당이 종업원과 같은 행태를 취하고 있다”고 한나라당을 겨냥했다.

이어 “여당에 재량권이 없는데 어떻게 야당과 타협을 하겠느냐”며 “그래서 국회가 청와대 지점이라는 말까지 듣고 있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김형오 국회의장을 겨냥했다. 그는 “국회가 이 지경까지 온 데는 무엇보다 국회의장에게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대운하 안 한다고 하면 된 거 아니냐’ ‘끝장 토론하고 자유투표하자’라는 것이 국회의 수장인 의장이 가지는 현실인식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청와대에도 화살을 돌렸다. “청와대는 이미 오래전에 여당의 자유의지를 걷어갔고, 그 뿐 아니라 소수 양심적인 의원을 제외하고는 영혼마저 가져가 버렸다”며 “이러한 마당에 자유투표가 가능하리라 보느냐”고 따져 물었다.

아울러 현재 상황을 올해 소띠 해와 내년 호랑이띠 해를 빗대어 “올해까지는 소가 웃고 내녀부터는 바통을 이어 호랑이가 웃을 일”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작심한 듯 김 의장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그는 “올해 안에 예산안 처리가 안 되면 또 ‘직’을 내놓겠다고 했으나 이번에는 조건이 달려 있는데 혼자는 아니고 여야대표도 같이 벗자는 것”이라며 “이 말을 정말 의장직 내놓겠다는 말로 들은 분은 단 한 분도 없을 것”이라고 김 의장을 겨냥했다.

그는 “왜냐하면 이미 미디어법에 대해서도 수차례 책임지겠다고 했는데 여전히 의장직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책임을 지겠다고 했으면 책임을 지면된다”고 사퇴를 촉구했다.

이날 이춘석 의원이 본회의장 발언대에 선 이유는 지난 9일 김형오 국회의장이 비서실장을 시켜 왜 자신이 책임져야 하는지를 공개적으로 이 의원에게 입장 표명을 요구한데 따른 것.

이 의원은 “기사를 검색해 보면 (김 의장이) ‘만일 헌재에서 법개정 절차에 문제가 있다고 한다면 정치적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셀 수 없을 만큼 공언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며, 지난 11월10일 민주당 무효언론악법폐지 투쟁위원들이 국회의장을 방문했을 때에는 ‘국회의장이 중재에 나서 재논의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이렇게 5선인 의장이 직접 말해놓고 왜 미디어법 개정에 나서야 하는지를 초선인 본 의원에게 답을 구하는 것이 과연, 사리에 맞는 일입니까?”고 따졌다.

그러면서 “그냥 가만 계셔도 부끄러울 상황 아닙니까?”라고 거듭 김 의장을 비판했다.

또한 “입법부를 대표하는 국회의장으로서 헌재의 미디어법 자율 처리 권고에 따라 즉시 미디어법 재논의를 시작하고, 본 의원의 발언을 왜곡한 이유에 대해 즉각 밝혀 주고, 또한 기자간담회를 통해 본 의원의 명예를 훼손한 의장 비서실장에 대해 반드시 적절한 인사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김 의장을 압박했다.

끝으로 이 의원은 “지금까지 국회의 권위를 실추시켜온 국회의장이 이번 예산안만큼은 직권상정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키는지, 국민들과 함께 똑똑히 지켜보겠다”고 경고했다.

발언대 바로 뒤에서 이 의원의 발언을 들은 김형오 국회의장은 관례에 따라 “이춘석 의원, 수고하셨습니다”라고 짤막하게 말했지만 불편한 기색은 감추지 못했다.

로이슈가 제공하는 콘텐츠에 대해 독자는 친근하게 접근할 권리와 정정·반론·추후 보도를 청구 할 권리가 있습니다.
메일: law@lawissue.co.kr 전화번호: 02-6925-0217
리스트바로가기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