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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우산 해약금에 건보료 매기면서…강청희號 건보공단, 부과 규모도 파악 못 해

5년간 임의해약 27만8409건·1조8989억원…공단, 부과 인원·금액 미파악

중기중앙회는 연도별 보험료 추산…공단은 재정 영향 추계도 미제출

강청희 이사장, 국감서 징수 형평성 차이 인정·제도 개선 약속

2026-10-16 16:45:00

국민건강보험공단 강청희 이사장.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국민건강보험공단 강청희 이사장. 사진=연합뉴스
[로이슈 전여송 기자] 소상공인의 노후 대비 자금인 노란우산공제 해약금에 건강보험료를 부과하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정작 몇 명에게 얼마를 부과했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5년간 해약 규모는 27만8409건, 1조8989억원에 달했지만 공단은 소득자료의 분류 한계를 이유로 부과 실적을 제시하지 못했다.

1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와 보건복지부,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단은 노란우산 해지일시금에 부과된 건강보험료의 인원과 금액, 부과 제외 시 재정 영향 추계를 제출하지 못했다.

공단은 국회 자료 요구에 "국세청 소득 자료가 소득유형별로 세분화돼 제공되지 않아, 동일 소득지급처에서 발생하는 기타소득 중 노란우산 해지일시금만을 별도로 식별하기 곤란하다"고 답했다. 보험료를 부과하면서도 특정 소득에 따른 실제 부과 규모를 별도로 집계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노란우산은 소기업·소상공인이 폐업이나 노령 등에 대비해 가입하는 공제제도다. 폐업 등 법정 공제금 지급 사유가 아닌 임의해약의 경우 소득공제를 받은 납입부금과 이자 등이 기타소득으로 분류돼 건강보험료 산정에 반영될 수 있다. 다만 실제 해약금 전액이 보험료 부과 대상 소득이 되는 것은 아니며, 가입자의 소득 및 보험료 산정 조건에 따라 부담이 달라진다.

노란우산 임의해약은 2021년 3만952건에서 2022년 4만4295건, 2023년 7만1461건으로 증가했다. 2024년에는 6만9723건, 2025년에는 6만1978건을 기록했다. 2025년 해약 건수는 전년보다 11.1% 감소했지만 2021년과 비교하면 약 두 배 수준이다.

해약 금액도 2021년 1689억원에서 2022년 2742억원, 2023년 4821억원, 2024년 5157억원으로 늘었다가 2025년 4580억원으로 감소했다. 5년간 누적 해약 금액은 1조8989억원이다. 건당 평균 해약 금액은 2021년 약 546만원에서 2024년 약 740만원으로 증가했고, 2025년에도 약 739만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9월까지 3만9641건, 2841억원이 해약됐다. 해약 건수만 단순 연환산하면 약 5만3000건으로 2023년 정점보다 낮다. 전체 공제금 지급과 해약 가운데 임의해약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3년 37.4%에서 올해 9월 27.5%로 하락했다. 최근 해약이 계속 급증하는 상황은 아니지만, 매년 상당한 규모의 중도해약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보험료 부과 실태를 파악할 필요성은 여전하다.

실제 해약자의 보험료 부담도 확인됐다. 지난 2월 경기일보 보도에 따르면 인천 부평구의 한 소상공인은 7년간 납입한 노란우산공제를 해약해 1900만원을 받은 뒤 월 건강보험료가 기존 4만원에서 16만원으로 약 네 배 증가했다.

문제는 이 같은 부담이 전체적으로 얼마나 발생하는지 공단이 제시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특히 노란우산 해지일시금의 지급 주체인 중소기업중앙회가 연도별 보험료 규모를 추산한 자료를 국회에 제출했다는 점에서 공단의 실태 파악 방식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이처럼 지급처를 통한 보험료 규모 추정은 이뤄지고 있지만, 실제 부과기관인 공단은 대상 인원과 부과액을 별도로 식별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추정치와 실제 부과액은 다르더라도, 관계기관 자료를 활용해 부과 규모를 산출하거나 검증할 수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허종식 의원도 "건보공단은 노란우산 해지자에게 얼마를 걷었는지조차 모른 채 행정 편의주의에 갇혀 있다"며 "중소기업중앙회와 자료를 연계해 노란우산 해지일시금 부과 현황을 정확히 산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험료 부과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공단에 따르면 연금저축과 개인형퇴직연금(IRP) 등 사적연금은 중도해지 여부와 관계없이 건강보험료를 부과하지 않는다. 공단은 그 이유로 노후소득 보장체계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일시금 수령을 유도하는 결과를 피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설명을 제시했다.

세법상 처리 방식에도 차이가 있다. 연금저축이나 IRP를 중도해지할 때 세액공제를 받은 납입액과 운용수익 등은 원칙적으로 기타소득으로 분리과세된다. 반면 노란우산 임의해약으로 발생한 기타소득은 종합소득에 합산될 수 있어 건강보험료 부담으로 이어진다. 같은 노후 대비 목적을 가진 제도라도 소득 분류와 과세 방식에 따라 보험료 부담이 달라지는 구조다.

소상공인 업계에서는 소득공제를 받은 납입원금에 대한 이중부과 문제도 제기해 왔다. 노란우산 부금은 사업소득에서 납입하지만, 소득공제 혜택과 건강보험료 산정 기준이 달라 납입 당시 보험료가 반영됐던 소득이 해약 시 기타소득으로 다시 산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자는 새롭게 발생한 소득인 만큼 납입원금과 구분해야 하며, 개별 가입자의 실제 중복부과 여부는 소득공제 내역과 보험료 산정 방식을 확인해야 한다.

정부도 경영악화에 따른 해약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과세 기준을 조정했다. 2025년 법 개정으로 공제부금을 120개월 이상 납입한 가입자가 경영악화로 중도해지하면 해약금을 기타소득 대신 퇴직소득으로 과세하는 특례가 마련됐다. 올해 2월 시행령 개정으로 경영악화 인정 기준도 과거 수입금액 평균 대비 50% 이상 감소에서 20% 이상 감소로 완화됐다.

국회에는 노란우산 해지일시금을 건강보험료 부과 대상에서 제외하기 위한 법 개정안도 발의돼 있다. 박희승 의원은 2024년 8월 21일, 김동아 의원은 올해 2월 13일 각각 관련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공단이 실제 부과 인원과 금액, 부과 제외 시 재정 영향 추계를 제출하지 못하면서 제도 변경의 효과를 객관적으로 검토하는 데 필요한 기초 통계가 부족한 상황이다.

강청희 건보공단 이사장도 이날 국정감사에서 허종식 의원의 질의에 기타소득 구성 및 징수 형평성에 차이가 있음을 인정하고 관계부처와 협의해 제도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강 이사장은 지난 7월 20일 취임해 2029년 7월 19일까지 임기를 맡는다. 노란우산 해약에 따른 건강보험료 부과와 자료 분류 문제는 취임 이전부터 이어져 온 사안이지만, 국정감사에서 제도 개선을 약속한 만큼 향후 실태 파악과 개선 방안 마련은 현 경영진의 과제로 남게 됐다.

전여송 로이슈(lawissue) 기자 arrive71@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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