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나머지 상고를 기각했다.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는 2001. 9.경 이 사건 상가의 소유자들인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 및 C와 사이에 이 사건 상가에 관하여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그 무렵 이 사건 상가를 인도받아 약국을 운영했다.
이후 위 임대차계약은 여러 차례에 걸쳐 갱신되어 오다가, 2017. 10. 31. 원고가 이 사건 상가를 단독으로 소유하게 되자 피고는 2018. 1. 1. 원고와 사이에 이 사건 상가에 관하여 임대차보증금 1억 원, 차임 월 600만 원(부가가치세 별도), 임대차기간 2년으로 하는 임대차계약(이하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다.
이 사건 임대차계약은 기간 만료일인 2019. 12. 31. 이래 묵시적으로 갱신되어 왔다. 원고는 2023. 4.경 피고에게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차임을 기존 월 600만 원에서 월 2,400만 원으로 증액하여 줄 것을 요청했다.
원고와 피고 사이에 차임 증액에 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못했고, 원고는 2023. 9. 18. 피고에게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갱신 거절 의사와 함께 임대차기간이 2023. 12. 31. 만료됨을 통지했다.
피고는 2023. 10. 24. 이 사건 상가의 신규 임차를 희망하는 D와의 사이에 이 사건 상가에 관하여 권리금을 22억 원으로 정하여 권리금 계약(이하 ‘이 사건 권리금 계약’)을 체결했다.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권리금 계약 체결 사실을 알렸고, 이에 원고는 이 사건 상가에 관한 새로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기 위하여 D와의 교섭을 진행하면서 임대차보증금 5억 원, 차임 월 2,000만 원을 제시했으나 차임이 과다하다는 이유로 계약이 체결되지 못했으며, 이후 피고는 D과 사이에 이 사건 권리금 계약을 해제했다.
-원심[2심 부산지법 2026. 1. 21. 선고 2025나41158(본소), 2025나41165(반소) 판결]은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상가를 인도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해 원고의 본소청구를 인용하고, 피고가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필요비상환청구권을 포기했다는 등의 이유로 피고의 반소 필요비상환청구를 기각했다.
원고가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에게 현저히 고액의 차임과 보증금을 요구하는 행위를 하거나 그 밖에 정당한 사유 없이 그와의 임대차계약 체결을 거절하는 행위를 하여 피고의 권리금 회수를 방해했음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해 피고의 반소 손배해상청구를 기각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이하 ‘상가임대차법’) 제10조의4 제1항 제3호는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에게 상가건물에 관한 조세, 공과금, 주변 상가건물의 차임 및 보증금, 그 밖의 부담에 따른 금액에 비추어 현저히 고액의 차임과 보증금을 요구하는 행위’를 임차인이 권리금 계약에 따라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로부터 권리금을 지급받는 것을 방해하는 행위로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3항은 임대인이 위와 같은 방해 행위로 임차인에게 손해를 발생하게 한 때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은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고 봤다.
원고와 피고 사이의 이 사건 임대차계약에서 정한 보증금은 1억 원, 차임은 월 600만 원에 불과하였으나 원고가 임차를 희망하는 D에게 요구한 보증금은 5억 원, 차임은 월 2,000만 원으로, 이 정도의 차임 및 보증금의 차이는 현저히 고액이라고 볼 여지가 많다.
원고는 피고 또는 D으로 하여금 이 사건 상가에 관한 임대차계약 체결을 단념하도록 했고, 이는 임차인이 영업을 통해 형성한 유형·무형의 재산적 가치를 회수할 수 있도록 보장함으로써 임차인을 보호하고자 하는 상가임대차법의 입법취지를 잠탈(규제나 제도 따위에서 교묘히 빠져나가는 것을 의미)하는 행위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
원심에서 이루어진 감정촉탁결과에 의하면, 약국의 운영권 거래에 있어서 권리금은 월평균 조제료의 20개월 수준에서 형성된다는 것이므로, 피고의 월평균 조제료 수입에 비추어 이 사건 권리금 계약에서 정한 권리금 22억 원은 합리적인 금액으로 보인다. 따라서 피고가 과도한 권리금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원고에게 보증금 또는 차임 지급 여력이 부족한 신규임차인을 소개한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원심은 피고의 2023년 월평균 조제료 수입이 104,329,156원에 이른다는 사정을 들어 원고가 요구한 차임 및 보증금이 현저히 고액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피고가 얻은 조제료 수입에는 상가건물의 위치 외에 거래처, 신용, 영업상의 노하우 등 피고의 노력에 의한 인적 요인이 상당 부분 포함된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상가위치에 따른 바닥권리금은 0원, 영업권리금은 20억 1500만 원이라는 감정촉탁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그럼에도 이러한 사정을 반영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상가의 차임 및 보증금을 대폭 증액한 원고의 조치는 객관적인 정당성을 구비했다고 보기 어렵다.
임대인인 원고가 요구한 차임 및 보증금이 ‘현저히 고액’에 해당하여 상가임대차법 제10조의4 제3항에서 정한 손해배상청구권이 발생한다는 점은 임차인인 피고가 증명해야 하지만, 이 사건의 경우 그 요구액이 기존의 차임 및 보증금에 비하여 현저히 고액이라고 볼 여지가 있으므로, 원심으로서는 적정 차임 및 보증금이 확인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곧바로 피고의 손해배상 청구를 배척할 것이 아니라 이를 심리한 다음 상가임대차법의 입법취지에 따라 위 손해배상청구권의 발생 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원심은 원고가 현저히 고액의 차임 및 보증금을 요구하는 행위를 하여 피고의 권리금 회수를 방해했음을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임대인의 권리금 회수 방해 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피고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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