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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토지 지분을 배우자인 아내에게 명의신탁 인정 원심 파기환송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대상에서 이사건 토지 지분을 제외하기 위해 이혼소송 무렵 뒤늦게 명의신탁 주장

2026-07-19 09:00:00

대법원.(로이슈DB)이미지 확대보기
대법원.(로이슈DB)
[로이슈 전용모 기자] 대법원 제1부(주심 대법관 서경환)는 원고가 이 사건 토지지분을 배우자인 피고에게 명의신탁했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인용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했다(대법원 2026. 5. 29. 선고 2025다219501 판결).

원고는 1980. 4. 9. 피고(아내)와 혼인신고를 했고, 슬하에 삼 남매를 두었다.

원고의 부친인 망 D(이하 ‘망인’,1995. 9. 22.사망)이 사망한 후, 2007. 1. 23. 상속재산 일부인 이 사건 토지 중 14/63 지분에 관하여 상속재산 분할 협의에 따라 원고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졌다.

원고는 2016. 7. 11.까지 다른 공동상속인들로부터 이 사건 토지에 관한 각 지분을 이전받아, 이 사건 토지 전부에 관한 소유권을 취득했다.

원고는 2018. 5. 18.까지 피고에게 이 사건 토지 중 합계 36.014/63 지분(이하 ‘이 사건 토지 지분’)에 관하여 증여 등을 원인으로 하는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었다.

원고가 2023. 9. 30.경 피고에게 유리통을 던져 피고가 눈 부위에 피멍이 들고 좌측 머리 부위를 다치는 상해를 입었고, 그 무렵부터 별거가 시작됐다.

원고가 2024. 5. 9.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토지 지분에 관하여 원고가 모든 비용을 부담하고 절세를 목적으로 피고에게 명의신탁을 했다고 주장하며 명의신탁 해지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했다.

이후 피고가 원고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했고, 2025. 2. 20. ‘원고와 피고는 이혼하고, 재산분할은 조정 성립 후 별도로 다툰다’는 내용의 조정이 성립됐다.

(쟁점사안) 원고가 이 사건 토지지분을 배우자인 피고에게 명의신한 것인지 여부.

-1심(청주지방법원 2025. 3. 28. 선고 2024가단61318 판결)은 이 사건 토지지분은 원고가 피고에게 증여한 것을 봄이 상당하며, 원고의 주장과 같이 피고에게 명의신탁을 한 것으로 인정하기 어렵다며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① 원고는 세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피고에게 명의신탁을 했다고 주장하나, 부부 사이에서는 세금 부담을 줄이기 위하여 단순 증여를 하는 경우도 드물지 아니한 점, ② 원고는 평소 이 사건 토지가 자신의 소유임을 내세우며 그 중 이 사건 토지 지분에 관하여 피고에게 선심을 쓰듯이 이전등기를 했다가 그 때로부터 5년이 지날 무렵 원고의 폭력적 행위로 피고 사이에 불화가 생겼는데 부부 사이에 이러한 불화가 없었더라면 원고가 피고에게 소유권이전등기의 이행을 구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이 사건 토지 지분에 관한 등기권리증은 당사자들이 장기간 결혼생활을 하며 동거해왔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원고와 피고가 공동으로 보관하여 왔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④ 이 사건 토지 지분에 대한 지방세 등 제세공과금은 피고가 이를 납부하여 왔으며, 토지의 경작ㆍ관리도 피고가 계속하여 온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토지 지분은 원고가 피고에게 증여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며, 원고 주장과 같이 피고에게 명의신탁을 한 것으로 인정하기는 어렵다 할 것이다.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그러자 원고는 항소했다.

-원심(2심 청주지방법원 2025. 10. 24. 선고 2025나50702 판결)은 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가 피고에게 이 사건 토지 지분을 명의신탁했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인용했다. 피고는 원고에게 청주시 흥덕구 C 답 2,066㎡ 중36.014/63 지분에 관하여 2024. 5. 20.자 명의신탁 해지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하라.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 사건 토지는 원고 선대의 묘소가 있는 토지로서, 원고 등 망인의 공동상속인들이 ‘원고가 단독 소유자가 되어 토지를 관리하며 경작하다가, 추후 처분하여 대금을 분배한다’는 내용의 합의를 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가 이 사건 토지 지분 이전등기를 마칠 때부터 현재까지 등기권리증을 소지하고 있고, 지분 이전등기 비용을 부담했으며, 2023년경까지 이 사건 토지에 관한 각종 세금 전부를 납부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대법 판단) 대법원은 명의신탁을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부동산등기는 그것이 형식적으로 존재하는 것 자체로부터 적법한 등기원인에 의하여 마쳐진 것으로 추정되며, 타인에게 명의를 신탁하여 등기했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그 명의신탁 사실에 대하여 증명할 책임을 진다(대법원 2000. 3. 28. 선고 99다36372 판결, 대법원 2022. 7. 14. 선고 2018다263069 판결 등 참조). 민사소송법 제202조가 선언하고 있는 자유심증주의는 형식적·법률적 증거규칙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는 것을 뜻할 뿐 법관의 자의적 판단을 허용하는 것은 아니므로, 사실의 인정은 적법한 증거조사절차를 거친 증거능력 있는 증거에 의하여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라 하여야 하고, 사실인정이 사실심의 재량에 속한다고 하더라도 그 한도를 벗어나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2. 4. 13. 선고 2009다77198(본소), 77204(반소) 판결, 대법원 2025. 5. 29. 선고 2024다285954 판결 등 참조].

원고 주장 선대 묘소가 이 사건 토지에 있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원고가 제출한 증거에 의하더라도 위 묘소는 다른 토지에 있는 것으로 보이고, 원고는 제1심 제2회 변론기일에서 위 묘소가 이 사건 토지에 있다는 주장을 철회한 바 있다.

또 원심이 이 사건 토지에 관해 합의를 인정한 부분도 수긍하기 어렵다고 했다.

합의 요지는 제사 주관 등을 위해 형식적으로 원고 단독 명의로 등기해두고 추후 처분대금을 분배한다는 것인데, 이러한 내용은 2016. 3. 18. 자 상속분할협의서 등에 전혀 기재되어 있지 않다.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혼 문제가 불거지기 전까지 다른 공동상속인들이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원고의 단독 소유권을 다투었다고 볼 만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원고와 피고가 40년 이상 혼인 생활을 하며 동거했고, 등기권리증이 원고 부부의 집에 보관되어 있었던 이상, 원고가 이를 단독으로 소지했다고 보기 어렵다. 설령 달리 보더라도 혼인 기간, 보관 장소, 별거 경위 등에 비추어 볼 때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명의신탁이 있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이 사건 토지 지분에 관한 이전등기 비용, 2018년경부터 2023년경까지의 재산세 등이 모두 원고 명의 계좌에서 지출된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원고와 피고가 부부로서 장기간 경제적 공동생활을 지속해왔고, 피고는 가사·육아 활동을 전담하며 공동재산 형성 및 유지에 기여했으며, 원고가 공동재산을 관리해왔던 것으로 보이는 이상, 위 비용은 부부 공동재산에서 지출된 것으로 볼 여지가 상당하다.

그럼에도 원고가 이 사건 토지 지분을 피고에게 명의신탁했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인용한 원심의 판단에는,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등기의 추정력 및 명의신탁의 증명책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원고가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대상에서 이사건 토지 지분을 제외하기 위해 이혼소송 무렵 뒤늦게 명의신탁을 주장하고 있다는 취지의 피고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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