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군 성범죄 사건에서 피의자들이 흔히 놓치는 부분은 형사재판과 징계 절차가 같은 결론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형사재판은 범죄 성립 여부를 엄격한 증명 기준으로 판단하지만, 징계위원회는 군 기강과 품위유지의무 위반 여부를 별도로 살핀다. 이 때문에 형사절차에서 증거 부족을 이유로 무죄 또는 불기소 판단이 나오더라도 징계 처분이 곧바로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다.
군 내부에서는 수사기관의 통보 이후 보직해임이나 징계 절차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특히 성비위 사안은 조직 기강과 장병 보호 문제가 함께 고려되기 때문에 징계권자의 판단 폭이 넓게 작용할 수 있다. 형사사건 결과를 기다리다가 징계위원회 대응 시점을 놓치면, 파면·해임 등 중징계가 먼저 확정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쟁점은 진술 신빙성과 절차적 방어다. 군 성비위 사건은 폐쇄적 조직 환경상 객관적 물증이나 제3자 목격자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다. 이 경우 사건 전후 대화 내용, 당시 공간 구조, 당사자 관계, 주변인의 진술 등을 종합해 피해 주장과 피징계자 진술의 일관성·모순점을 따져야 한다. 단순 부인보다 사실관계를 구체적으로 정리하는 대응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징계 처분 이후에는 항고 절차도 핵심 대응 수단으로 꼽힌다. 징계항고심사위원회는 처분 통보일로부터 정해진 기간 안에 제기해야 하며, 진술권 보장 여부, 증거조사 절차, 징계 양정의 적정성 등을 다툴 수 있다. 특히 비례의 원칙이나 평등의 원칙 위반이 인정될 경우 징계 수위가 조정될 여지가 있다. 중징계가 감경되면 군인연금, 퇴직급여, 명예퇴직 등 신분상 권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군 성범죄 징계는 형사절차보다 진행 속도가 빠른 경우가 많아 초기 대응의 중요성이 크다. 사건 인지 이후 수주 안에 징계위원회가 열릴 수 있고, 보직해임 등 인사상 조치가 선행될 수 있어 형사절차와 징계절차를 동시에 고려한 방어 전략이 필요하다.
권상진 로엘 법무법인 대표변호사는 “군 징계는 파면·해임 등 직업적 불이익뿐 아니라 퇴직급여 제한, 민간 취업상 불이익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혐의와 사실관계의 인과관계를 면밀히 따지고 징계 양정의 부당성을 논리적으로 다투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진가영 로이슈(lawissue) 기자 jky1977@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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