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40만 원(골절진단비 8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2024. 4. 29.부터 2026. 4. 24.까지는 연 6%의,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원고 A(보헙료 납입)에게 1억 4000만 원(=2억원의 70%) 및 이에 대하여 2026. 2. 25.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원고들의 나머지 주위적 청구는 각 기각했다. 소송비용 중 30%는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금전부분은 가집행 할 수 있다.
원고들은 망인(1999. 6.생)의 부모이다. 원고 A는 망인을 피보험자로 하여 피고(보험회사)의 보험상품에 가입했다. 사망시 보험수익자는 법정상속인이다. 이 사건 보험가입 당시 원고들이 망인의 법정대리인으로서 동의의 의사표시를 했다.
망인은 2021. 10. 27.경 D의원에서 상세불명의 재발성 우울장애 진단을 받고 그때부터 2023. 9. 27.까지 우울증 치료를 받아왔는데, 2023. 10. 19. 오후 7시 40분경 아파트 12층의 주거지 창문에서 추락해 골절상을 입었고, 오후 7시 56분경 두부손상 및 다발성 장기손상으로 사망했다.
이 사건 보험약관에는 피보험자가 고의로 자신을 해친 경우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지만 피보험자가 심신상실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신을 해친 경우에는 보험금 지급 사유에서 정한 해당 보험금을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약관 제5조 제1항 제1호).
(원고들 주장) 주위적으로 이 사건 보험에 따른 망인의 사망보험금(2억 원) 및 골절진단비(80만원)을 원고들의 상속지분에 따라 지급할 의무가 있다.
제1 예비적으로, 피고가 이 사건 보험 가입 당시 미성년자인 망인 본인의 서면 동의를 위한 특별대리인 선임이 필요하다고 설명한 바 없고 이는 보험자의 설명의무 위반에 해당하므로 구 보험업법 제102조 제1항에 따라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제2 예비적으로, 이 사건 보험이 무효인 경우 원고 A가 납입한 보험료 11,689,408원은 법률상 원인 없이 지급한 것이므로 전액 반환되어야 한다.
(피고 주장) 이 사건 보험 가입은 원고들과 미성년자인 망인 사이의 이해상반행위에 해당함에도 망인의 서면 동의를 위한 특별대리인이 선임되지 않았으므로 상법 제731조에 위반하여 무효이고, 이 사건 보험 가입자인 원고 A는 보험설계사로서 위 절차에 관한 설명의무가 적용되지 않는 전문보험계약자이며, 이 사건 사고는 고의에 의한 자살로서 이 사건 보험약관 제5조 제1항 제1호의 피보험자가 고의로 자신을 해친 경우에 해당하여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민법 제921조(친권자와 그 자간 또는 수인의 자간의 이해상반행위) ①법정대리인인 친권자와 그 자(子) 사이에 이해상반되는 행위를 함에는 친권자는 법원에 그 자의 특별대리인의 선임을 청구하여야 한다.
1심 재판부는 15세 이상인 미성년자녀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한 보험 가입은 부모와 그 자녀 사이에 이해가 상반되는 행위에 해당하여 자녀의 보험 가입 동의를 부모가 대신할 수 없고 민법 제921조 제1항의 특별대리인을 통하여야 함에도 부모인 원고들이 미성년자녀의 동의 의사표시를 대신한 것은 상법 제731조를 위반하여 보험계약은 무효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망인의 사망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이 사건 보험은 생명보험인 사망보험과 상해보험이 혼합된 계약이다. 망인은 골절됐고 이는 보험사고에 해당해 피고는 원고들에게 골절진당비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봤다. 망인은 만성적 인 우울증 및 ADHD 등으로 인해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여서 이 사건 보험약관 제5조 제1항 1호에서 정한 면책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
진료기록부에 의하면 망인이 작성한 유서에 ‘더 이상 부모님께 못할 짓을 하고 싶지 않습니다.’ ‘못난 O이 이렇게 일찍 가기까지 해 죄송합니다. 이렇게 짐이라도 덜어드릴 수 있게 해드리는 것이 좋겠습니다’라고 기재된 것을 보면 이 사건 사고 당시 망인이 ADHD로 인한 감정조절 및 충동통제가 어려운 상태에 있었음이 분명해 보인다.
재판부는 또 이 사건 보험청약서 서명날인란을 보면 피보험자 본인의 서면 동의가 있어야 한다거나 피보험자가 미성년자인 경우 특별대리인 선임이 필요하다는 설명은 전혀 나오지 않는다. 피고의 설명의무 위반으로 인해 사망을 담보로 하는 부분이 무효가 됨으로써 원고 A에게 발생한 손해는 전체 사망보험금 상당액인 2억 원이 된다고 인정했다.
다만 보험설계사 직업을 갖고 있는 원고 A로서도 스스로 면밀히 살펴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 한점, 원고 A도 본인 과실을 30%로 자인하는 점 등을 제반 사정을 고려해 피고의 책임을 70%로 제한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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