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현행 형법상 만 16세 미만과의 성관계는 모두 강간으로 의제된다. 즉, 상대방의 연령이나 합의 여부와 관계없이 법적 책임이 성립하며, 나이와 행위 사실 자체가 법적 판단의 핵심 기준이 된다.
의제강간 사건에서 가장 흔한 방어는 “상대가 미성년자인 줄 몰랐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법원은 단순한 말만으로 이를 쉽게 인정하지 않는다. 고의 여부는 상대가 만 16세 미만임을 인식했는지에 따라 판단되며, 대화 내용, 학교·학년 언급, 신분증 확인 여부, 주변인 진술, 만남 경위 등 객관적 자료를 토대로 검토된다. 상대가 미성년자임을 의심할 정황이 충분했음에도 아무런 확인 없이 성관계가 이뤄졌다면, ‘착오’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질 수 있다.
수사에서는 디지털 기록이 결정적이다. 카카오톡·DM·오픈채팅 대화, 프로필·게시물, 계정 생성 정보, 만남 동선과 결제 내역 등이 상대방 연령 인식 여부를 입증하는 핵심 자료로 활용된다. 특히 “나이를 속였다”는 주장이 나와도, 이전 대화에서 학년·학교·시험·교복·통금 등 단서가 있다면 수사기관은 전체 흐름을 종합해 판단한다. 반대로 피해자 측에서는 “거절했지만 무시당했다”, “동의하지 않았다”는 정황이 있을 경우, 초기 진술과 자료 보존이 이후 절차에서 매우 중요하다.
의제강간 사건이 발생하면 형사처벌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사건 성격에 따라 신상정보 등록, 취업 제한 등 보안처분이 함께 적용될 수 있으며, 학교와 직장, 가정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초기에 감정적으로 메시지를 주고받거나 “그럼 고소해” 같은 대응을 하는 것은 최악의 선택이다. 모든 기록이 남아 이후 사건의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자료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성지파트너스 김한수 대표변호사는 “의제강간은 ‘동의가 있었는지’ 이전에 ‘연령 요건에 해당하는지’가 먼저 판단되는 구조라서, 연인 관계라는 사정만으로 사건이 가볍게 정리되기 어렵다”며 “수사 연락을 받았다면 말로 설명하기 전에 대화 기록과 만남 경위, 연령 인식과 관련된 정황을 차분히 정리해 초기 진술을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고, 피해자·보호자 역시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증거 보존과 절차적 보호를 함께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진가영 로이슈(lawissue) 기자 news@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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