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그러나 전산장애로 인한 피해 사실을 고객이 직접 증명해야 하기 때문에 손해 배상을 받는 것 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사상 초유의 ‘3시간 전산장애’를 겪은 A투자증권사는 보상을 위한 별도의 태스크포스(TF)를 꾸렸음에도 불구하고 ‘3만원 상품권’이라는 허술한 보상책을 제안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법무법인 동인의 이종건 변호사는 “최근 PC를 활용한 홈트레이딩시스템(HTS), 스마트폰을 통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등을 활용해 온라인으로 주식 등의 유가증권 매매거래를 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면서 “여러 증권사가 수수료 무료나 비대면 계좌 개설 이벤트 등을 활용해 주식거래시스템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고객을 무작정 유치하면서 HTS, MTS 등에 전산장애가 발생하곤 한다”고 말했다.
매매거래시스템을 이용하던 중 전산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하면 이용자는 매수하려던 종목을 매수하지 못하거나 매도해야 하는 종목을 매도하지 못해 시세차익에 따른 손해를 입을 수 있다. 이 경우 이용자들은 전산장애가 발생한 시간에 매수 및 매매를 하지 못한 기회비용 보상을 요구하지만 증권사는 전면적 보상은 어렵다고 답해 양측의 갈등의 골이 깊어진다.
여러 이용자가 이를 단순한 불운으로 여기고 포기해야 할지, 아니면 적극적으로 증권사 쪽에 손해배상책임을 추궁해야 하는지 몰라 즉각적인 대응을 하지 못한다. 그렇다면 전산장애로 발생한 손해는 어떻게 처리될까.
이에 대해 이종건 변호사는 “고객과 증권회사 사이에 계속적인 거래관계에 적용되는 기본계약인 매매거래계좌설정약관 등을 통해 주식 등 유가증권의 매매거래에 관한 위탁계약이 체결됐기 때문에 증권회사는 이러한 위탁계약의 본지에 따라 고객의 주문을 성실하게 이행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며 정당한 사유없이 고객의 주문을 집행하지 못하여 손해를 유발했다면 증권회사는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 책임을 부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주식 등의 유가증권에 대한 매수 주문이나 매도주문을 하지 못한 모든 상황이 손해배상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 변호사는 “이론적으로는 매수 주문과 매도주문을 달리 취급할 이유가 없으나 주식 등의 유가증권은 수시로 가격이 변동하며 그러한 가격변동을 예견하는 것 자체가 매우 곤란하다”며 “매수주문의 경우는 전산장애로 인해 매수주문을 집행하지 못하였을 경우에 고객에게 생길 수 있는 손해라는 것은 기대이익의 취득기회를 상실하였다는 것에 불과하여 특별히 손해가 생겼다고 판단 받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즉, 매수주문이 전산장애로 인해 집행되지 않아 기대이익을 취득하지 못함으로써 손해가 생겼다는 주장은 법정에서 거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러나 전산장애가 없었다면 매도되었을 주식 등의 유가증권이 전산장애로 인해 매도되지 않아 시세차익에 따른 손실이 발생했다면 이는 손해배상의 대상이 된다. 대부분의 증권사는 ‘온라인거래 장애발생시 보상기준 및 절차’라는 내부 기준을 두고 이를 일괄 적용하고 있다.
전산장애 피해보상 기준은 ▲전산장애 시간 중 매도 주문이 접수되지 않거나 체결되지 않은 경우 ▲전산장애 시간 내에 영업점을 통한 매도주문표가 작성되어 있거나 HTS, MTS, 홈페이지, ARS 등에 매도주문 기록이 남아있는 경우 ▲전산장애 시간 동안에 제출한 매도주문이 체결가능한 가격 범위거나 전산장애 복구 후 매도주문이 완료돼 손실 금액이 확정된 경우 등이 있다.
그러나 증권사의 온라인거래 장애발생시 보상기준은 최소한의 기준에 불과하므로 이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법원에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여 손해를 배상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이 과정에서 전산장애 조건•보상 기준•보상 불가 기준 등을 꼼꼼히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므로 증권•금융소송 분야에 풍부한 실무 경험을 갖춘 변호사의 조력을 구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한편, 법학을 전공하고, 상법으로 석사 박사 과정을 수료한 법무법인(유) 동인 이종건 변호사는 현대증권 법무팀 변호사, 대우증권 법무팀장•법무실장•준법감시인, 산은금융지주 준법감시실장, 대우증권 감사실장•고문 등을 역임했다. 증권•금융소송 분야에 대한 실적을 인정받아 (사)한국전문기자협회 법률-증권소송` 부문 우수 변호사로 선정된 바 있다.
진가영 로이슈(lawissue) 기자 news@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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