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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무상급식 중단…박찬운 “삼성 이재용 ‘부자가 봉이냐’” 반박

“세금, 건강보험료도 많이 낸 사람 복지혜택 주지 않는 건 말이 안 되고, 부자를 모독하는 것”

2015-03-12 15:34:32

[로이슈=신종철 기자]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전국 최초로 ‘무상급식’ 지원을 중단해 파장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 인권변호사 출신인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세금을 가장 많이 내고 있을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예를 들어 “부자는 봉이 아니다”라고 반박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인권변호사인박찬운한양대법학전문대학원교수(사진=페이스북)이미지 확대보기
▲인권변호사인박찬운한양대법학전문대학원교수(사진=페이스북)

인권법학자인 박찬운(53) 교수는 12일 페이스북에 [무상급식 논쟁, 부자의 항변, ‘부자는 봉이 아니다’]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올렸다.

박 교수는 “지금 무상급식이 위기”라며 “소위 보편적 복지에 대해 평소 다른 생각을 갖던 홍준표 지사는 마침내 무상급식 예산 중단을 선언했다. 그의 이야기는 간단히 이런 것”이라고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재정 사정도 좋지 못한데, 왜 돈 있는 집 아이들까지 밥을 공짜로 먹이는가. 무상급식을 한다면 돈 없는 집 아이들을 골라 해야 하는 것이다. 돈 있는 집 아이들까지 무상급식을 하는 보편적 복지는 나라 거덜 내는 지름길이다’

박 교수는 “홍 지사의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 중에는 그를 역시 딱 부러지는 사람이라고 평가할 지도 모른다. 얼마나 합리적이고 정의로운 생각인가. 돈 많은 집 자식한테까지는 복지혜택 줄 수 없고, 오로지 돈 없는 집 아이들에게만 돈을 쓰겠다니 말이다. 참 알뜰한 지사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 내가 열 일 제치고 이에 대한 반론을 한 번 제기해야겠다. 아주 쉬운 논리로 홍 지사의 결정이 ‘정말로 말이 안 됨’을 밝혀보겠다”며 작심한 듯 풀어갔다.

박찬운 교수는 “이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는 한 사람이 필요하다. 대한민국 최고의 부자 그래, 삼성가의 후계자 이재용 부회장을 선택하자”라며 “이 부회장이 우리 공교육을 신뢰한 나머지 자식들을 모두 집 근처 공립학교에 보냈다고 상상해보자”고 말했다.

박 교수는 “무상교육은 헌법에 나오는 복지제도다. 교육을 받지 않고서는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없다는 생각에서 세계의 대부분 나라가 일정한 단계까지 무상교육을 실시하는 것”이라며 무상교육의 내용을 조목조목 짚었다.

그는 “우선 수업료? 학생들은 수업료를 낼 필요가 없다. 둘째, 학교 사용료? 학생들은 자신들이 이용하는 교실(책상, 의자 등 포함), 운동장 등의 사용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셋째, 책? 공부하기 위해선 책이 필요한데 학생들은 무상으로 지급받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넷째, 급식? 지금 이게 문제”라며 “무상교육의 내용에 급식이 포함돼야 하는가? 무상급식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이것은 무상교육의 당연한 내용으로 이해한다. 밥을 안 먹고 공부할 수는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만일 이런 생각에 동의한다면 무상급식 문제는 더 이상 논의할 실익이 없다. 무상교육을 하는 한 무상급식은 내용으로서, 무상교육의 대상자들에게 보편적으로,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다. 무상교육은 부자라고 예외가 아니잖는가?”라고 반문했다.
박찬운 교수는 “무상급식은 보편복지의 대상일 수밖에 없다. 부자는 봉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무상급식은 무상교육이라는 복지의 한 내용으로서 선별복지(돈 있는 집 아이들은 급식비용을 내고, 돈 없는 집 아이들에게만 무상급식 혜택을 준다는 것)의 대상이 돼야 한다는 주장을 살펴보자”고 이어갔다.

그는 “나는 이 주장이 맞는다면 무상교육의 다른 내용(수업료, 책갑, 학교 사용료 등의 면제)도 당연히 선별복지의 대상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지 않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라며 “돈 있는 집 자식은 무상교육 하에서도 수업료를 내야 한다. 책, 걸상 사용료, 교실 사용료, 운동장 사용료를 내야 한다. 그는 충분히 그 돈을 내고도 학교를 다닐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쯤해서 이재용 부회장에게 묻자. 당신의 아이들이 지금 집 근처 공립학교에 다니고 있고, 당신은 한국 최고의 부자니 수업료, 책, 걸상 사용료, 교실 사용료, 운동장 사용료를 내야겠소. 이렇게 말한다면 이재용 부회장은 어떻게 답할 것인가”라고 추측했다.

박 교수는 “아마 이렇게 답하리라. ‘제가 이 나라에서 세금 제일 많이 내는 사람입니다. 무상교육에 들어가는 비용도 사실 제 세금이 들어갈 테니 제가 제일 많이 부담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제가 돈 많이 번다고 제 자식은 무상교육 대상이 아니라고요? 수업료를 따로 내라고요? 책, 걸상 사용료, 교실 사용료를 따로 내라고요? 운동장 사용료를 따로 내라고요? 부자가 뭐 봉입니까?’”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어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가요?”라는 질문을 던졌다.

박 교수는 “이재용 부회장의 아이들도 당연히 공짜로 학교에 다녀야 한다. 그렇다면 무상급식도 마찬가지다. 무상급식을 한다면 가난한 아이들에게만 혜택을 줄 게 아니라 부잣집 아이들도 똑 같이 혜택을 주어야 하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와 함께 “부잣집 아이들은 건강보험에서도 배제되어야 하는가?”라는 질문도 제시했다.

박찬운 교수는 “건강보험도 따지고 보면 복지제도의 하나이고 그것을 위해 내는 보험료는 사실 국민들에겐 세금과 같다. 부잣집이 건강보험료를 많이 내는 것도 당연하다”며 “이재용 부회장도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보험료를 내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무상급식을 가난한 아이들에 한 해 제공해야 한다고 하면 같은 논리로 부잣집 아이들은 건강보험 혜택도 받아서는 안 된다. 부잣집은 건강보험이 없어도 충분히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이게 이해될 수 있는가? 사회적으로 능력이 있어 가장 많은 건강보험료를 낸 사람이 몸이 아파 병원에 가니 돈 많은 사람은 건강보험 적용할 수 없고 병원비 전액을 다 지급해야 한다고 하면 그가 순순히 받아들일까?”라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아마, 이재용 부회장이 이 경우에 해당한다고 하면 이렇게 말하지 않을까? ‘내가 뭐 봉입니까. 건강보험료 제일 많이 낸 사람이 난데, 내가 돈이 많다고 아예 보험혜택을 주지 않는다는 게 말이 됩니까?’”라고 추측했다.

박찬운 교수는 “결론적으로 세금도 많이 내고, 건강보험료도 많이 낸 사람에게 복지 혜택을 주지 않는 건 말이 안 되는 것이다. 이것은 부자를 모독하는 것이다. 부자는 결코 이런 대우 받으려고 돈 버는 게 아니다”며 “그도 똑 같이 우리 국민이다. 세금 많이 내고 건강보험료 많이 냈으면 사실 특급 대우를 해줘도 부족한데 그들을 차별한다? 말이 안 된다. 부자는 봉이 아니다”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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