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는 ①기업이 자신의 사외이사가 재직 중인 로펌과 자문계약을 체결한 경우, ②재벌 총수의 형사소송을 변호한 로펌 소속 법조인을 사외이사로 선임한 경우, ③소송 상대방 기업을 대리하는 로펌 소속 법조인을 기업의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경우를 사례로 제시하고 있다.
또한 보고서는 대기업과 대형로펌 간의 우호적 관계가 사외이사 선임에도 영향을 주는 모습을 보인다고 지적한다. 대기업 총수와 계열사의 각종 민사ㆍ형사 사건과 용역, 자문을 수임하는 것은 주로 대형 로펌이었다.
서기호 의원은 “따라서 대형 로펌 소속의 사외이사는 소속 로펌에서 진행 중인 소송대리와 자문, 그리고 추가적인 사건 수임을 의식해 기업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자 할 수 밖에 없다”며 “이러한 경우는 필연적으로 사외이사로서의 기본적인 독립성을 갖추고 있다고 신뢰하기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분석대상 법조인 사외이사 중 로펌 김앤장 소속이었거나 장기간 근무했던 법조인은 14명으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태평양 8명, 광장 7명, 율촌 6명 등이 뒤를 잇고 있었다.
또한 보고서는 법조계 사외이사가 이사회에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분석 대상 법조계 사외이사의 최근 3년 안건 찬반 행사를 확인한 결과도 제시하고 있다.
116명의 법조인 사외이사는 2000회 이상의 이사회에 참석해 안건을 토의햇는데, 반대한 사례는 2012년 4회, 2011년 2회 등 단 6회(0.3%) 뿐이었다. 반대 사례 6회 역시 대부분 조건부 반대이거나, 자기거래에 의해 의결권이 제한된 경우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사외이사가 일단 안건에 반대했다 하더라도, 속개된 이사회에서 동일한 안건을 통과시켜 실제 사외이사의 반대로 안건이 무산된 경우도 조사결과 없었다.
서기호 의원은 “법조인 사외이사의 추정 연평균 보수액이 단 1명(900만원)을 제외하고는 모두 수천만 원을 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결국 지금까지 ‘비싼 거수기 사외이사’의 중심에 법조인 사외이사 역시 한 몫하고 있었다는 현실이 다시 한 번 확인된 셈”이라고 말했다.
서 의원은 “사외이사 제도가 기업에게는 검찰과 법원에 대한 로비와 법조계에는 전관예우의 창구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며 “사외이사의 자격요건 강화하고 독립적 사외이사 선임을 위한 절차를 개선하는 것과 더불어 법조계 전반의 윤리의식 제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