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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 검거 실패 부실수사 책임 최재경 인천지검장 퇴임사 전문

2014-07-24 17:56:12

[로이슈=김진호 기자] 최재경 인천지검장이 24일 “유병언 회장을 체포해서 법정에 세워 사법적 심판을 받게 해야 한다는 국민적 여망에 100% 부응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국민들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사퇴했다.

인천지방검찰청에 꾸려진 세월호 사건 특별수사팀을 진두지휘해 온 ‘특수통’ 최재경 지검장이 ‘유병언 변사체’ 발견에 따른 즉 검거 실패의 부실수사에 대한 책임을 진 것이다.
▲최재경인천지검장
▲최재경인천지검장


[다음은 최재경 인천지검장 퇴임사 전문]

사랑하는 인천지검 가족 여러분!

저는 오늘 정 들었던 검찰, 인천지검을 떠나 평소 꿈꿔왔던 비(非)공직자, 평범한 시민의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1988년 3월 검사로 첫 발을 내딛은 이후 27년의 짧지 않은 기간 동안 도와주신 선ㆍ후배, 동료와 여러 직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오늘 갑작스럽게 여러분에게 작별을 고하게 돼 그 어떤 말로도 아쉽고 서운한 제 마음을 표현할 수 없습니다.

먼저 제가 부덕한 소치로 정식으로 격식을 갖춰 인사드리는 등의 인간된 도리를 다하지 못하고, 오히려 여러분의 마음을 불편하게 해드린 것 같아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지난해 12월 24일에 부임해서 7개월여 동안 여러분과 함께 근무했던 시간들은 제 인생의 축복이자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인천지검 직원 여러분!

여러분과 함께 근무하는 동안 제 생각을 잘 이해하고 열심히 노력해 주신 덕분에 우리 청은 업무적인 면에서 큰 성과를 거뒀습니다.

정부 역점 시책인 ‘4대악 척결’, ‘무고 인지’, ‘검사 전문화’ 분야에서 우수한 성과를 거뒀습니다.

세월호 선주 및 선사(26명 구속기소), 해운 비리 수사(18명 구속기소)와 관련해 2개의 특별수사팀을 꾸려 총 44명을 구속 기소하고 1000억 원이 넘는 재산을 추징 보전하는 등 여러 가지 수사 측면에서도 괄목할 만한 결과가 있었습니다.

무료 급식 봉사, 사랑봉사단 활동 등을 통해 지역 주민 및 소외된 계층과의 소통에도 힘썼고 인천시민과 함께 하는 인천지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런 자부심을 갖고 퇴임할 수 있게 된 것은 전적으로 두 분의 차장님과 국장님 그리고 열일곱 분의 부장, 과장님들의 헌신적인 지도 아래 전 직원이 하나가 돼 묵묵히 소임을 다해주셨기 때문입니다.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인천지검 가족 여러분!

지난 3개월 여간 세월호 관련 수사로 여러분께 과중한 짐을 얹어 드렸음에도 이를 이해하고 적극 참여해 주신 점에 대해 다시 한 번 깊이 감사드립니다.

김회종 특별수사팀장 이하 윤재필ㆍ정순신ㆍ주영환 부장과 12명의 검사 그리고 많은 수사관들이 5월18일부터 두 달 넘게 사무실 야전 침대에서 생활하거나 범죄자를 찾아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고생했습니다.

유병언 회장을 체포해서 법정에 세워 사법적 심판을 받게 해야 한다는 국민적 여망에 100% 부응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국민들께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수사 과정에서 잘못된 일이 있었다면 그것은 오로지 지휘관인 제 책임이고, 그간의 적지 않은 성과는 오로지 수사팀 구성원들의 땀과 헌신 덕분이었습니다.

검찰은 저력이 있는 조직이고 여러분의 의지와 노력으로 볼 때 조속히 남은 수배자들을 검거하고 책임재산을 최대한 확보해서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로할 수 있도록 하라는 중차대한 소명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을 믿고, 응원하겠습니다.

인천지검 직원 여러분!

검찰총장님과 새로 부임하시는 검사장님을 중심으로 일치단결해서 앞으로도 훌륭한 업무 성과를 거양(擧揚)하고 여러분들이 행복하게 발전해 나가시기를 기원합니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데 저는 7개월 동안이나 여러분과 함께 동고동락 했으니 실로 큰 인연을 맺었다고 생각합니다.

몸은 비록 인천지검을 떠나지만 여러분과 맺은 인연이나, 함께 한 추억은 저에게 가장 큰 보물이 될 것입니다.

그동안 여러분과 함께 근무해서 항상 행복했습니다.

나름대로 한 분, 한 분 소중히 여기고 마음을 쓰려고 노력했지만 본의 아니게 소홀한 부분도 있었을 것입니다.

부디 너그럽게 용서 바랍니다.

다시 한 번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면서 여러분과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함께 하기를 충심으로 기원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2014년 7월 24일
인천지검장 최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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