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신종철 기자] <뉴스타파> 앵커를 맡고 있는 최승호 피디(PD)는 1일 대검찰청이 ‘서울시 공무원 유우성 간첩 증거조작’ 사건에 관여한 담당검사 3명에 대해 정직과 감봉 징계 청구를 의결한 것과 관련, “검찰이 하는 짓 보면 정말 뻔뻔하다”며 “간첩 조작사건을 특검으로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먼저 대검 감찰본부(이준호 본부장)는 이날 감찰위원회를 열고 재판 당시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장이었던 최OO 부장검사에 대해 감봉 3개월을, 또 수사와 공판에 관여했던 검사 2명에 대해서는 각 정직 1개월의 징계를 내리기로 의결했다.
검사 징계 범위에는 해임, 면직, 정직, 감봉, 견책이 있다.
하지만 당시 공판에 대한 최종책임자인 서울중앙지검 이진한 2차장검사에 대해서는 증거제출 등에 관한 보고를 받거나 사건에 관여한 적이 없다고 판단, 지휘ㆍ감독 책임을 물을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징계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와 관련, 최승호 피디는 트위터에 “국정원 증거조작을 사실상 방조한 것으로 보이는 이OO, 이OO 두 검사에 대해 정직 1개월, 최OO 부장검사는 감봉 3개월 이란다”며 “재심사건에서 무죄 구형한 임은정 검사에게 정직 4개월을 줬는데, 국기를 흔든 사건 당사자에게 1개월이라니..”라고 씁쓸해했다.
▲최승호피디(사진=페이스북)
최 피디는 이들 3명의 검사에 대해 실명을 거론했다.
최 피디는 “검찰은 이OO, 이OO 두 검사를 직무에 태만했다고 했는데, 태만이 아니라 직무유기이고 형사처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지휘자인 이진한 당시 서울중앙지검 2차장은 아예 징계대상에서도 뺐다”면서 “대단한 검찰”이라고 비판했다.
최 피디는 “세월호 참사로 온 국민이 슬퍼하는 상황에, 검찰은 또 슬쩍 간첩조작 사건을 털려고 했군요. 그런다고 털어지나요?”라며 “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임과 함께 간첩조작 사건의 책임도 특검으로 본격 규명해야 한다”고 특검을 촉구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인 박영선 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에 출마하면서 “간첩증거조작 사건에 대한 특검은 반드시 실시돼야 한다”면서 “상설특검 1호가 돼야 한다”고 공약으로 발표했다.
민변(회장 장주영)도 줄곧 특검을 촉구해 왔다. 또한 민변 ‘민주주의 수호 비상특별위원회(위원장 최병모)’의 경우 서울중앙지검과 대검찰청 앞 등에서 기자회견을 수차례 열며 ‘간첩조작 사건’이라고 규정하며 특검을 요구해 왔다.
최승호 피디는 끝으로 “검찰 하는 짓 보면 정말 뻔뻔하다”며 “범죄행위를 한 검사들은 고작 정직 1개월이고, (1심과 항소심에서도 간첩 무죄 판결을 받은) 유우성씨는 있는 것 없는 것 다 털어서 범죄자 만들려고 하고, 도대체 양심, 성찰, 자기절제 뭐 이런 덕목과는 담을 쌓고 사는 집단”이라고 거친 돌직구를 던졌다.
◆ 유우성 “정의로운 언론인 최승호 피디님 고소당하는 걸 보며 너무 괴로웠다”
한편, 뉴스타파는 그동안 유우성씨 사건 재판과 관련해 국가정보원과 검찰이 유우성씨가 간첩이라는 증거로 법정에 제출한 각종 증거들이 위조 조작된 것임을 파헤치며 집중적으로 다뤄왔다. 이에 유씨도 뉴스타파와 최승호 피디에게 깊이 감사하고 있다.
항소심인 서울고법 제7형사부(재판장 김흥준 부장판사)는 지난 4월 25일 유우성씨의 간첩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렸다.
이미지 확대보기▲항소심에서무죄판결을받고민변사무실에서기자회견을갖고있는유우성과민변변호인단.왼쪽부터양승봉변호사,김용민변호사,유우성씨,천낙붕변호사,장경욱변호사
이날 유우성씨는 민변 공동변호인단(천낙붕ㆍ장경욱ㆍ양승봉ㆍ김용민ㆍ김진형ㆍ김유정 변호사)과 함께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무실에서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사건 항소심 선고에 대한 변호인단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가졌다.
유우성씨는 “1심 재판을 받으면서 사실 많이 무서웠다. 저를 도와주시는 변호사님들이 (국정원으로부터) 소송에 걸리고, 제 사건을 1심 때부터 취재했던 최승호 뉴스타파 PD님도 소송에 걸리는 것을 보면서 너무 괴로웠다”고 말했다.
국정원은 유씨의 변호인단 변호사 3명에 대해 각 2억원씩 총 6억원의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물론 형태는 국정원 직원이지만 민변은 국정원으로 보고 있다. 국정원 수사관은 최승호 PD에게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유우성씨는 “그래도 사건이 진행되면서 정말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고, 정의로운 언론인들이 있어 (간첩조작) 사실이 많이 알려지면서 지금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며 최승호 PD 등 일부 언론인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 국정원 수사관 “뉴스타파 최승호 피디가 제작한 ‘자백이야기’는 명예훼손” 고소
한편, 뉴스타파는 작년에 국내 최초의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로 ‘자백이야기’를 제작했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혹은 화교남매 간첩조작사건의 전말을 담은 것으로, 최승호 PD는 연출과 애니메이션 시나리오를 작성했다. 뉴스파타는 지난해 9월 20일 ‘자백 이야기’를 보도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내용은 탈북 화교 출신 서울시 공무원 유우서씨의 여동생이 한국에 들어와 국정원 합동신문센터에서 심문을 받고, 허위자백을 하는 과정, 이후 재판과 1심 무죄 선고까지 그려진다. 합동신문센터에서 심문 받는 과정과 이후 재판과정 등은 애니메이션으로 형상화됐다.
뉴스타파가 각종 기록과 증언에 의거해 합동신문센터에서 여동생이 ‘오빠가 간첩’이라는 허위자백을 하는 과정을 애니메이션으로 복원해냄으로써 시청자들은 허위자백이 어떤 과정을 통해 태어나는지 세밀하게 알 수 있게 됐다.
그런데 국정원 수사관들은 이 ‘자백이야기’가 명예훼손이라며 최승호 PD를 서울서부지방검찰청에 고소했다.
작년 11월 검찰로부터 출석 요구서를 받은 최승호 PD는 당시 페이스북에 “‘자백이야기’에서 대머리, 아줌마, 큰삼촌 수사관이 가혹행위를 해 오빠가 간첩이라는 여동생의 허위자백을 끌어냈다고 보도했는데 이것이 명예훼손이라는 것”이라며 “국정원은 쏙 빠지고 수사관들이 고소했다”고 씁쓸해했다.
최 피디는 “피디 경력 27년에 고소당하기는 두 번째다. 첫 번째는 대형교회가 피디수첩 방송 후 고소했는데 1심에서 패한 뒤 항소 포기했다. 교회 목사님은 신도들에게 과시해야 했기에 지더라도 고소해야 했다”고 전하며 “국정원도 그런 심리일까요? 두고 봐야죠”라고 담담함을 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