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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출신 금태섭 “정치권, 검찰개혁 핵심 못 짚어 우려”

“검찰의 문제는 막강한 권한…직접수사권은 경찰이, 수사지휘권은 검찰로 권한 분산이 해법”

2013-03-20 21:27:51

[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당시 검찰개혁 방안으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폐지, 상설특검제 도입 등을 제시했다. 하지만 인수위원회부터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검찰개혁 방안의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조치가 미약하자, 야권으로부터 검찰개혁에 대한 의지마저 의심받았다.

결국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지난 17일 정부조직법 협상을 타결하면서 대검 중수부를 폐지하고, 상설특검제 도입을 위한 입법조치도 상반기 중 완료하기로 하는 등 검찰개혁의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합의했다.

하지만 대검 중수부에 파견검사로 근무하고, 대검 검찰연구관과 서울중앙지검 등 12년 동안 검사로 활동했던 금태섭 변호사(사법연수원 24기)의 진단과 처방은 달랐다. 한 마디로 정치권이 검찰개혁의 핵심을 잘못 짚고 있다는 것이다.

▲ 검사 출신 금태섭 변호사가 20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 / 사진은 2002년 대검 중수부에 재직한 기념으로 당시 김종빈 검찰총장으로부터 받은 것.

금태섭 변호사는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먼저 “여야가 정부조직법 협상을 타결하면서 중수부 폐지, 상설특검 설치에 합의했으니 조만간 중수부가 폐지되긴 할 것 같다”며 “중수부 폐지는 마땅히 해야 할 일이기는 하지만, 논의가 이루어지는 모습을 보면 여야가 검찰의 근본적 문제나 올바른 해결 방안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지 염려가 된다”고 말했다.

금 변호사는 “우리 검찰의 문제는 그 권한이 너무나 막강하다는 것”이라며 “경찰의 권한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서 수사지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 정작 (검찰) 자신들은 통제받지 않는 직접 수사권을 놓지 않는 것, 이것이 우리 검찰을 개혁 대상으로 만드는 근본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아무런 지휘를 받지 않는 독자적 수사권과 기소독점권을 동시에 보유한 기관이 존재하고 있으면, 정치권에서 그 기관을 이용하려는 유혹을 받지 않을 수가 없다”며 “권한을 나누어서, 예를 들면 직접 수사권은 경찰이 행사하게 하고, 수사지휘권은 검찰이 나누어 갖게 해야 한다”고 처방했다.

금 변호사는 “그러면 정치권에서 특정한 사건에 압력을 행사하기도 어렵게 되고, 권력에 잘 보이려는 일부(?) 검사나 경찰관도 독자적으로 공(?)을 세울 수가 없으니 권한 남용의 유인이 줄어들게 된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이럴 경우 일부 ‘정치검사’도 사라진다는 얘기다.

금태섭 변호사는 지난 (이명박) 정권에서 대표적으로 잘못된 사건으로 지적받는 정연주 전 KBS 사장 배임 사건이나, PD수첩 사건을 예로 들었다.

금 변호사는 “만약 직접 수사를 경찰이 담당하고, 수사지휘를 검찰이 담당한다면 정치권에서는 두 곳 모두에 압력을 넣어야 한다”며 “또한 검사들 입장에서는 무리하게 기소해봤자 자기들 공이 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깐깐하게 법률 검토를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에서 법원의 조정 권고에 응한 정연주 전 사장을 배임죄로 수사하더라도 검찰에서 기소하지 않을 소지가 크다”고 덧붙였다.

금 변호사는 “제대로 정신이 박힌 법률가(검사)라면 법원의 조정에 응한 행위를 범죄라고 경찰이 가져올 때 당연히 ‘그게 말이 되느냐’고 지휘를 할 것”이라며 “그런데 (검사) 자기들이 직접 수사를 하니까 무리한 기소가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피디(PD)수첩 사건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금 변호사는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언론보도를, 공직자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기소하는 게 말이 되는가”라고 검찰을 비판하며 “근데 무죄가 될 때 되더라도 일단 ‘사회 분위기를 잡는’ 효과가 있고, 검찰이 그 역할을 할 힘과 동기가 있으니 그런 일이 생기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검찰 개혁을 주장하는 야당 정치인들이나, 심지어 학자들 중에도 무언가 사회의 거악을 뿌리 뽑을 수 있는 강력한 기관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는데, 장담하지만 지나치게 집중된 권한은 필연적으로 남용을 불러 온다”고 지적했다.

금 변호사는 “중수부를 폐지한다고 해도, 대검에 지휘기능은 남긴다고 하고 일선 지검 특수부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려고 할 텐데 그런 식으로 해서는 이름만 바뀔 뿐 달라지는 것이 없다”고 꼬집었다.

상설특검제 도입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금태섭 변호사는 “어차피 지금 검찰에 있는 특수 전담 검사들이 주축이 되어서 (상설특검에서) 근무할 텐데(실제 만나보면 가고 싶어들 한다), 지금처럼 권한이 집중된다면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없다(그렇다고 허약하게 만든다면 그야말로 예산낭비가 될 것)”며 “권한의 축소와 배분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결론을 제시했다.

한편, 작년 대선 과정에서 <안철수 진심캠프>에서 상황실장을 맡아 활동한 금 변호사는 “대선 캠페인에 뛰어든 동기에 유일한 사심이 있었다면, 이런 정책을 만드는데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고 싶다는 것이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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