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로이슈

검색

검찰·공수처

한인섭 서울법대 교수 “무죄 구형 임은정 검사 징계한다고?”

“임은정 검사의 ‘소신’과 ‘인권존중’의 자세는, 사소한 절차 위반으로 폄하될 게 아냐”

2013-01-03 23:46:13

[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한인섭 서울대 법대교수는 3일 재심사건에서 검사로서 정의의 양심을 갖고 ‘무죄 구형’을 했다가 감찰조사를 받게 된 서울중앙지검 공판2부 임은정(38) 검사 파문과 관련해, 검찰을 조목조목 꼬집으며 일침을 가했다.

임은정 검사(사진=임은정 검사 미니홈피) 먼저 임은정(사법연수원 30기) 검사는 12월 28일 특수범죄처벌에 관한 특별법 위반(반국가행위) 혐의로 기소돼 1962년 징역 7년이 확정돼 옥고를 치른 윤OO(2001년 사망)씨에 대한 재심사건 결심공판에서 무죄를 구형했다.

결심공판을 앞둔 공판2부는 내부 논의를 했는데, 부장검사는 당시 판결문에 나타난 당사자 진술이 고문ㆍ협박에 의한 것이 아니고, 사건이 50년이나 지나 수사ㆍ재판 기록도 없다는 점 등을 들어 재판부에 ‘법과 원칙에 따라 선고해 달라’고 구형할 것을 주문했다.

검찰은 통상 재심사건에서 무죄로 단정하기 어려운 사안에 대해 관행적으로 ‘법과 원칙에 따라 선고해 달라’고 구형한다.

하지만 임은정 검사는 이 사건 공범 5명에 대해 법원이 무죄를 선고한 점 등을 들어 ‘무죄 구형’ 의견을 냈다. 결국 이 사건은 임 검사의 동의 아래 다른 공판검사에게 사건이 재배당됐으나, 임 검사는 이를 무시하고 윤씨의 재판에 직접 들어가 무죄를 구형했고, 재판부는 무죄를 선고했다.

이런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자 외부에서는 ‘정의의 검사’라며 박수를 보냈으나, 검찰 내부에서는 ‘돌출행동’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서울중앙지검에서 임은정 검사에 대한 사실관계를 조사 중인데, 조만간 대검찰청 감찰본부로 넘어갈 예정이다.

검찰은 임 검사의 행위가 검찰청법상 ‘검찰사무에 관한 지휘ㆍ감독’ 준수의무 위반으로 보고 있다. 검찰청법은 ‘검사는 검찰사무에 관해 소속 상급자의 지휘ㆍ감독에 따른다’는 이른바 검사동일체원칙을 규정하고 있다.

한편, 임은정 검사는 작년 9월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돼 징역 15년의 옥고를 치른 박형규(90) 목사의 재심사건에서 검찰의 과거를 반성하며 무죄를 구형해 눈길을 끈 바 있다.

이 같은 임은정 검사와 관련, 한인섭 교수는 3일 자신의 트위터에 “[임은정 검사1] 과거의 잘못된 판결로 엄청난 인권유린을 한데 대해 법원은 재심-무죄판결로 시정하고 여러 번 반성했어요. 잘못된 판결의 출발점은 검사의 잘못된 기소인데, 무죄판결로 번복되어도 검찰은 사과한 적도 없고 사실 재조사도 않았어요”라며 검찰을 비판했다.

한인섭 서울대 법과대학 교수가 3일 트위터에 올린 글

이어 “[임은정 검사2] 무죄 구형한 검사를 징계한다고요?”라고 따져 물으며 “순서대로 1)과거의 인권유린적 원심 기소에 관여한 검사들의 실명을 공개. 2)원심 관여 검사의 수사-소추가 정당했는지 재심사하고 결과공개 그 다음. 3)임은정 검사의 행동이 법령-윤리위반 있는지 따져야”라고 지적했다.



한 교수는 “[임은정 검사3] 검사동일체원칙이 상부의 의사를 강행하는 수단이 되어선 곤란. 윗분말씀에 그저 따랐더니 나온 결과가 인권유린적 기소의 남발 아니었던가요. 인혁당 사건, PD수첩 사건에서 불기소의견 냈던 소신 있는 검사들을 옷 벗게 만든 그런 원칙은 비판받아야”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임은정 검사4] 검찰도 기득권 안주 말고, 인권의 수호자로 제대로 서야 합니다. 임 검사의 ‘소신’과 ‘인권존중’의 자세는, 사소한 절차 위반으로 폄하될 게 아닙니다. 이 기회에 잘못된 과거의 잘못된 검찰 기소 전체를 재평가할 계기로 삼길 바랍니다”라고 검찰에 충고했다.



한 교수는 “[임은정 검사5] 과거의 법원 재판에 대해 법원이 번복하기를 극히 꺼리지요. 그런데도 법원이 명백히 잘못되었다며 무죄판결을 내렸을 때, 검찰은 왜 명백한 잘못을 미리 보지 못하나요. 그저 과거 판결이 옳았다고만 되뇌는 검찰을 누가 존중할까요?”라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한인섭 교수는 그런 다음 민청학련 배후 주모자로 지목돼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옥고를 치른 박형규 목사의 내란선동 사건 재심 공판이 열렸던 2012년 9월 6일 임은정 검사가 자신의 미니홈피에 법정의 소회를 밝힌 일기 일부를 소개했다.



<다음은 임은정 검사가 2012년 9월 6일 자신의 미니홈피에 올린 글 전문>

오늘 민청학련 배후 주모자로 지목되어 징역 15년을 선고받으시고 옥고를 치르신 박형규 목사님의 내란선동 등 사건 재심 공판이 열렸다.

오전 10시 40분, 시간을 좀 넘겨 어느 할아버지가 법정문을 열고 천천히 들어서시는데....
아 저 분이구나!!
심장이 두근거렸다.

이 땅을 사랑하여 권력의 채찍에 맞아가며 시대의 어둠을 헤치고 민주주의의 새벽을 향해 묵묵히 걸어간 거인을 본다.

그 시절 법의 이름으로 그 분의 가슴에 날인하였던 주홍글씨를 다시 법의 이름으로 지우는 역사적인 순간에 나에게 이렇게 중요한 배역이 주어지다니!!

무죄 논고를 하며 몸이 떨리는 걸 어쩌지 못한다.

어제 당신이 목숨 걸고 만들려 했던 내일이
바로 오늘임을 믿습니다.

고맙습니다.



한편, 임은정 검사는 미니홈피 자기소개에 “자신에게 엄격하고, 다른 사람에게 관대하며, 주어진 일에 만족하고, 함께 하는 모든 사람을 사랑하는, 늘 감사하고, 행복을 전염시켜 버리는...그런 사람이고 싶습니다”라고 적었다. 임 거사의 행동과 딱 어울리는 자기소개다.

로이슈가 제공하는 콘텐츠에 대해 독자는 친근하게 접근할 권리와 정정·반론·추후 보도를 청구 할 권리가 있습니다.
메일: law@lawissue.co.kr 전화번호: 02-6925-0217
리스트바로가기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