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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이기면 자기 덕, 지면 유권자 탓”

2016-08-22 11:53:03

[칼럼]“이기면 자기 덕, 지면 유권자 탓”
14대 총선부터 새누리당 후보에게만 승리를 허락했던 수원(을) 선거구는, 2014년 7.30 재보궐 선거 역시 아무리 거물급일지라도 야당후보에게는 승리를 허락하지 않았다. 그 선거에서 손학규 후보는 “정치인은 선거로 말한다”라며 깨끗이 패배를 인정했다. 그는 야권에서 출중한 능력을 보유한 몇 안 돼는 정치인이었지만, 유권자가 선택한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였다.

필자는 얼마 전에 20대 총선에서 낙선한 어떤 정치인의 인터뷰를 우연히 보게 되었다. 그는 제3당으로 나온 후보를 언급하며 자신이 낙선한 이유를 제3당 후보 때문이라고 단정 지었다. 20대 총선에서 나타난 민의의 결과를 완전히 잘못 읽고 있는 것이었다. 자신에게 오지 않은 유권자의 선택을 다른 후보와 유권자의 탓으로 돌리는 전형적인 운동권 사고방식이었다.
이처럼 친노, 운동권 그리고 진보세력들은 무효표나 제3의 표 등이 자신들에게 와야 할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 그들이 연대와 양자구도를 주장하는 이유는, 민심이 자신들에게 있지 않더라도 보수여당의 반대표를 자신들만 독식하려는 패권적인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선거에서 능력배양이나 좋은 전략은 뒤로하고 오로지 연대를 통한 바람몰이에만 몰두했다.

무효표나 제3의 후보(정당)를 선택하는 것은 유권자의 몫이다. 유권자들은 선거가 양자구도일 경우 마땅한 선택지가 없으므로 결국 다른 방식으로 표현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것이 바로 무효표이다. 또한 다자구도에서 제3의 후보를 선택한 것도 유권자의 명확한 의사 표현이다. 그런데 앞서 말한 정치세력들은 이런 유권자의 의사표현을 겸허히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표1. 2014년 제6회 지방선거 당시 경기도 지역 결과이미지 확대보기
표1. 2014년 제6회 지방선거 당시 경기도 지역 결과


표1을 보면 경기지사 선거에서 여당후보의 득표율이 50%p를 넘었지만 그렇다고 경기도 표심이 보수적으로 변했다고 볼 수는 없다. 광역비례 투표에서 야당들의 득표율 합이 51.3%이다. 이는 경기도 표심이 오히려 민주진영 쪽에 더 유리한 지역이라는 의미다. 그럼에도 경기지사 선거는 보수여당 후보가 이겼으며, 무효표는 1~2위 간의 득표수 차이보다 훨씬 많았다.

야당 경기지사 후보는 야권단일후보였지만, 비례투표에서 야당들을 지지한 표의 일부는 야권단일후보에게 오지 않았다. 유권자들은 정당선호에 따라 선택하는 비례투표와, 인물을 두고 판단하는 경기지사 선거를 각기 다른 기준으로 보면서 별개의 선택을 한 것이다. 정치판이 선거공학만 생각하며 꾸며놓은 양자구도에서, 유권자들이 선택한 나름의 명확한 의사 표현이었다.
표2. 서울 지역구 중에 ‘19대 총선(야권연대) 여당승리’ & ‘20대 총선(3자구도) 야당승리’ 사례이미지 확대보기
표2. 서울 지역구 중에 ‘19대 총선(야권연대) 여당승리’ & ‘20대 총선(3자구도) 야당승리’ 사례


표2를 보면 각자 지역구마다 공통으로 19대 총선은 야권연대가 됐지만 여당후보가 승리했으며, 20대 총선은 다자구도로 진행되었고 또한 제3당 후보의 득표수가 1~2위 간 득표수 차이보다 많았지만 야당후보가 당선됐다. 19대와 20대 총선 모두 선거분위기가 야당에게 비교적 유리한 상황이었으므로 분위기로만 본다면 두 번을 전부 야당후보가 이겼어야 했다.

하지만 양자구도에서는 오히려 여당후보가, 야당에게 불리하다는 3자 구도에서는 야당후보가 승리했다. 제3당 후보가 얻은 표 중에는 여당성향 유권자들의 표도 포함된 것이 이유일 수도 있겠지만, 어찌되었든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제3당 후보의 득표력이 어느 특정 후보의 것을 잠식해서가 아니라 유권자의 현명한 선택에 의한 결과라는 점이다.

표3. 20대 총선 신설 지역구 중 ‘야당승리’ & ‘제3당 후보 득표수 1~2위 간 표 차이’인 사례이미지 확대보기
표3. 20대 총선 신설 지역구 중 ‘야당승리’ & ‘제3당 후보 득표수 1~2위 간 표 차이’인 사례


표3의 결과를 두고 서두에 언급한 야당의 운동권 정치인처럼 생각을 해보자면, 새누리당 후보 입장에서 제3당 후보의 표가 모두 자신에게 왔다면 본인이 이길 수 있었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이는 유권자를 한참이나 무시하는 생각이 아닐 수 없다. 표3에 지역구들도 역시 제3당 후보의 득표수가 1~2위 간 득표수보다 많았어도 이길만한 야당 후보는 결국 이겼다.

이런 결과는 당선된 후보의 인물•능력이 개중에서 가장 뛰어났거나 선거 전략이 가장 낫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아니면 후보들 중 그나마 가장 덜 못났거나 말이다. 즉, 선거승패의 원인은 각 후보들의 몫이란 얘기다. 유권자는 각자의 입장에서 최선의 선택을 했을 뿐이다. 헌데, 운동권 및 리버럴 쪽에 정치인들은 자신들 패배를 두고 유권자나 제3당 후보에게 탓을 한다.
그들은 그저 기계적인 후보단일화만 외치며 특별한 전략도, 능력도 갖추지 않고 있다. 일방적인 진영논리와 편 가르기만 할 뿐이다. 보수여당이 손쉽게 승리해올 수 있었던 원인은 바로 진보세력의 무능에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들은 실제선거에서 정치인 박근혜를 이겨본 적이 없다. 그러면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조롱만하고 있다. 그저 한심할 따름이다.

“선거 기획과 실행” 저자. 선거•정치컨설턴트 김효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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