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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능환 무자격자’로 선관위 vs 이정렬 부장판사 충돌

선관위 “판사로서 대단히 우려스럽다” vs 이정렬 “선관위가 우려스럽다”

2012-12-02 16:32:02

[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지역선거관리위원장을 역임했던 이정렬 창원지법 부장판사(사법연수원 23기)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가 정면으로 맞붙었다.

이정렬 부장판사가 현직 대법관이 맡아 오던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김능환 전 대법관이 맡고 있는 것에 대해 ‘무자격자’라고 비판한 것과 관련, 선관위가 “현직 판사로서 대단히 우려스럽다”라고 불쾌감을 표시하자, 이 부장판사가 ‘모략’이라며 오히려 “선관위가 우려스럽다”고 맞받아쳤다.
사건은 이렇다. 먼저 지난 11월30일 이정렬 부장판사가 김능환 선관위원장에게 ‘무자격자’라고 돌직구를 던지며 사퇴를 촉구한 트위터 의견을 <로이슈>가 1일 새벽 <이정렬 부장판사 “무자격자 김능환 선관위원장 물러나야”>라는 제목의 기사로 올렸다.
http://www.lawissue.co.kr/news/articleView.html?idxno=13905

<로이슈>는 위 기사 전반부와 중반부에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위원장 유일상)가 정한 대통령 후보자 TV토론회 진행방식에 대해 민주통합당과 문재인 대선후보 캠프에서 ‘박근혜 맞춤형 방송토론’이라며 유감을 표명하며 토론방식을 변경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을 자세히 소개했다. 또한 기사 후반부에는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에서 반박자료를 낸 것도 함께 보도했다.

그런데 <로이슈>는 위 기사 전반부와 중반부 사이에 이정렬 창원지법 부장판사의 트위터 의견을 다음과 같이 삽입했다.

이 부장판사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지금까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은 현직 대법관이 해 왔습니다. 그런데, 현재 중앙선관위원장인 김능환씨는 현직 대법관이 아닙니다. 양승태 대법원장에 의해 지명받았을 뿐 무자격자입니다”라고 돌직구를 던지며 “중앙선관위원장을 현직 대법관으로 바꿔야 합니다”라고 주장했다.

이 부장판사는 “재질문, 재반론 금지라니... 이게 전직 대법관이라는 김능환씨가 위원장으로 있는 중앙선관위의 작품이랍니다. 재판도 그런 식으로 했었는지... 판사의 한 사람으로서 너무나 부끄럽습니다”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김능환씨 같은 무자격 중앙선관위원장 때문에 선관위 직원들이 일선에서 그렇게 고생을 해도 선거간섭위원회라느니, 선거방해위원회라느니 하는 비아냥을 듣는 겁니다”라고 꼬집으며 “김능환씨는 즉각 물러나거나, 양승태 대법원장은 새로운 중앙선관위원을 지명해야 합니다”고 촉구했다.

이정렬 부장판사가 11월30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던 화면 캡쳐 자료

◈ 중앙선관위 “현직 판사로서 최소한의 확인조차 않고…대단히 우려스러운 일”

그러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오후 2시께 <중앙선관위가 후보자 토론방법 결정에 관여했다는 주장 등에 대한 입장>이라는 보도자료를 내고 “중앙선관위가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하는 대선후보자 TV토론 방법 결정에 관여했다는 등 지방법원 모 부장판사의 주장에 대해 중앙선관위의 입장을 밝힌다”며 반박했다.

이에 로이슈는 <선관위 반박 “이정렬 부장판사, 대단히 우려스러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번 사건 경위를 설명하며 중앙선관위의 입장을 아래와 같이 보도했다. http://www.lawissue.co.kr/news/articleView.html?idxno=13914

먼저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분리돼 있음을 설명했다. 선관위는 “대통령선거의 후보자 초청 토론회를 주관하는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는 공직선거법에 따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독립된 기관으로 설치되고, 위원은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추천한 사람을 포함해 학계ㆍ법조계ㆍ시민단체ㆍ언론단체가 추천한 위원 11인으로 구성되며, 위원장 또한 위원간 호선으로 결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따라서 토론회 진행방식에 관한 결정은 전적으로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의 고유한 권한에 속하고, 그 결정에 대하여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전혀 관여할 수 없으며 기관의 설립취지상 관여해서도 안 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선관위는 이정렬 부장판사가 김능환 선관위원장에 대해 ‘무자격자’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 반박했다.

선관위는 먼저 “헌법 제114조제2항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대통령이 임명하는 3인, 국회에서 선출하는 3인과 대법원장이 지명하는 3인의 위원으로 구성한다. 위원장은 위원 중에서 호선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따라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의 신분은 정치적 영향을 받지 않도록 헌법적으로 보장돼 있고, 대법관 임기만료 시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직을 사직하는 관행이 헌법정신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정치권을 비롯한 학계 등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으며, 대법관의 임기가 만료된 후에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의 직을 유지한 전례도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선관위는 그러면서 “이러한 내용은 헌법과 관계법규를 확인해 본다면 쉽게 알 수 있는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현직 판사로서 최소한의 확인조차 하지 않고 사실과 다른 내용을 공표한 것은 국민의 봉사자인 공직자로서 대단히 우려스러운 일이라 아니 할 수 없다”고 이정렬 부장판사에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다.

선관위는 “엄정중립의 자세로 법과 원칙에 따라 대통령선거를 공정하게 관리하는 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해 근거 없는 비난을 하는 행위는 선거 전체에 대한 불신을 조장해 결국 그 피해가 국민에게 돌아간다는 점을 명심하고 마땅히 자제돼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김능환 전 대법관은 2011년 2월28일부터 제17대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맡아 오고 있는데, 지난 7월10일 6년 임기의 대법관직을 마치고 퇴임했다. 이정렬 부장판사는 울산 울주군 선거관리위원장, 창원시 진해구 선거관리위원장 등 4년 동안 지역구선거관리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한편, 4.11 선관위 불법선거 대책위 회원들은 지난 5월10일 유권자의 날을 맞아 서울 서초동 대법원 앞에서 양승태 대법원장과 김능환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한 바 있다.

이정렬 “‘국민에 대한 봉사자인 공직자로 구성된 선관위. 대단히 우려스럽다”

그러자 이정렬 부장판사가 발끈했다. 이 부장판사는 2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선관위를 조목조목 지적하고 따져 물으며, 선관위가 자신에게 던졌던 비판 문구를 그대로 인용하며 “국민에 대한 봉사자인 공직자로 구성된 선관위. 대단히 우려스럽습니다”라고 맞받아쳤다.

다음은 이정렬 부장판사의 입장을 그대로 전달하기 위해 트위터에 올린 장문의 시리즈(1~19) 의견 원문을 그대로 옮겼다. 다만 일부에 부연설명은 붙였다.

1. 무자격 중앙선관위원장 김능환씨에 대해 사퇴를 바라는 제 트윗에 대해 선관위측에서 의견을 발표한 모양입니다. 인터넷신문 <로이슈>를 통해서 본 내용이 전부인지라 그것만을 가지고 제 의견을 피력하겠습니다.

2. 제가 하지도 않은 말(중앙선관위가 토론방식에 관여했다는)을 제가 한 말이라고 주장하면서 하는 이야기는 그 전제부터 얼척없는 것이기 때문에 굳이 반박하지 않겠습니다. 소설에 대해서까지 반박을 하기에는 제 문학적 상상력이 너무나 빈곤합니다. (‘얼척’은 어처구니라는 의미의 경상도 방언)

3. 제가 김능환씨를 가리켜서 무자격자라고 한 것은, 김능환씨에게 중앙선관위원장의 법률적 자격이 없다고 한 것이 당연히 아닙니다. 법적 자격도 없는 사람이 선관위원장을 하고 있다면, 그건 사퇴의 문제가 아니라 탄핵감이지요.

이정렬 부장판사가 2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

4. 김능환씨가 대법관의 직을 가지고 있지 않는데도 중앙선관위원장을 하고 있는 것이 그 동안의 관례나 관행과 어긋난 이례적인 상황이기 때문에 무자격자라는 겁니다. 김능환씨도 자신이 무자격자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5. 그것은 김능환씨 스스로가 지난 7월 대법관 임기 종료 때 중앙선관위원장직을 사퇴하려고 했었던 것에서 증명됩니다.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다면 스스로 물러나려고 했을 아무런 이유가 없지요.

여기서 잠깐. 실제로 <한겨레> 등의 보도에 따르면 대법관이던 김능환 중앙선관위원장은 지난 4.11 총선 다음날 “연말 대선을 관리할 차기 위원장이 미리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러자 지명권자인 양승태 대법원장은 지난 4월26일 김능환 위원장에게 “대법관 임기가 끝난다고 중앙선거관리위원장직을 사퇴하는 것은 옳지 않다. 김 위원장이 국회의원 선거 관리업무를 잘했고 연말 대통령 선거 관리업무도 계속하는 게 좋겠다”며 사직서를 돌려준 것으로 전해졌다. 김능환 선관위원장은 지난 7월10일 임기 6년을 마치고 대법관을 퇴임했다.

6. 저도 작년에 창원시 진해구 선관위원장이었지만, 지난 2월 말에 정직을 당하면서 선관위원장직에서 자진사퇴했습니다. 비록 판사의 신분을 가지고는 있었기 때문에 굳이 사퇴를 하지 않았어도 되었지만 말이죠.

이정렬 부장판사가 2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

7. 물론 대법관이 아니라도 중앙선관위원장을 하는 이례적인 상황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그 사람이야말로 공정선거를 실현할 수 있는 적격자라는 것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아니라면, 무자격자가 중앙선관위원장직에 있을 필요가 없습니다.

8. 그런데, 무자격자가 위원장으로 있는 선관위가 지금 제대로 하고 있습니까? 그동안 저질렀던 수많은 실수(고의적인 부정선거행위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꽤 있습니다)는 어떻게 하고요?

9. 그리고, 문제가 된 토론방식은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에서 정한 것이고,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독립된 조직이기 때문에 중앙선관위원장에 대한 비판은 잘못된 것이라는 취지로 말씀하시더군요.

이정렬 부장판사가 2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

10. 두 위원회가 별도로 구성되는 조직인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현재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위원 중 적어도 3인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위촉하신 분이죠? 이 말씀은 왜 안 하시는지...”

11. 두 위원회가 별도의 조직이라는 점을 말씀하시는 걸 보니 중앙선관위도 토론방식이 잘못된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시는 모양이네요. 토론방식이 제대로 된 것이라면 중앙선관위와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별도의 조직이라는 점을 주장할 리가 없죠.

12. 또, 저 때문에 선거 전체에 대한 불신이 조장되어 국민 전체에게 피해가 간다고 선관위가 주장했다는군요. 선거에 대한 불신이 저로 인해서 비롯된 것인지, 오히려 선관위 때문에 비롯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정렬 부장판사가 2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

13. 많은 트친님들께서 저한테 멘션을 보내십니다. 투표함 재질이 철제가 아니고 왜 이리 허술 하냐, 부재자선거 믿을 수 있냐, 내 투표용지가 제대로 개표장까지 가는 것이냐, 투표함에 왜 자물쇠가 없냐.

14. 개표장 도착 전에 투표함 바꿔치기 하는 것 아니냐, 심지어 선관위가 부정선거를 획책하고 있다는 말씀까지도 하십니다. 처음에는 ‘선관위가 그럴 리가 없습니다’라고 답을 드렸는데, 이제는 솔직히 그런 답변하기도 지칩니다.

15. 지금 이 순간 선관위와는 아무런 관련도 없는 제가 왜 그런 해명까지 해야 합니까? 선관위에 대한 의심에 대해서는 당연히 선관위가 해명하고 책임져야 할 문제이죠. 피상적이고, 추상적으로 설명하면 안 됩니다.

이정렬 부장판사가 2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

16. 선관위가 공명선거를 위해서 애쓰고 있다는 점을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해야 합니다. 해명하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국민이 납득하고 이해한다는 것이 중요시 되어야 하는 점입니다.

17. 선관위쪽에서는 억울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억울해 하기 전에 왜 국민들이 선관위에 대해 의혹과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는지 깊이 성찰하고 반성해 보시기 바랍니다. 특히 불공정한 편파방송에 대해 왜 선관위는 아무 말도 못하고 있습니까?

18. 쓴소리 한 사람한테 듣기 싫다고 선거불신을 조장한다느니 하는 그런 모략은 그만 하시구요. 지금 이 순간에도 고생하고 계신 일선 선관위 직원분들의 노고가 아깝지 않게 정말로 국민을 위해 일하십시오.

19. 이런 일련의 현상이 무자격자가 중앙선관위원장으로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선관위가 제게 했다는 마지막 말로 마무리하겠습니다. ‘국민에 대한 봉사자인 공직자로 구성된 선관위. 대단히 우려스럽습니다.’

이정렬 부장판사가 2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

이 같은 이정렬 부장판사의 날선 질문과 비판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향후 반박 답변을 내놓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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