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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 대신 양배추김치 먹는 대통령…“쇼” 비난 봇물

‘이러다간 심지어 배추마저 반MB연대전선에 동참하게 생겼다’

2010-09-30 15:15:56

[로이슈=신종철 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배추 값이 천정부지로 폭등하자 ‘배추김치’ 대신 ‘양배추김치’를 식단에 올리라고 지시했다는 보도가 나가자 맹비난이 쏟아졌다.

3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최근 장을 보러 마트에 다녀온 부인 김윤옥 여사가 “1포기에 1만원을 훌쩍 넘는 배추 값에 놀랐다”며 대통령에게 가격 폭등에 대한 우려를 전하자, 이 대통령은 주방장을 직접 불러 “배추가 비싸니 내 식탁에는 배추김치 대신 양배추김치를 올리라”고 지시했다는 것.
과거 군 전방에서나 배추김치 대용으로 배식했던 양배추김치가 국가 원수의 밥상에 오르는 것은 비싼 배추 값을 걱정한 이 대통령의 지시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배추와 양배추의 가격 차이가 거의 없을뿐더러, 산지가격과 시장가격이 차이가 나는 것을 챙기지는 않고 대통령의 밥상에 양배추를 올리는 인간적인 풍모만 부각시켜 민심을 달래려는 ‘쇼’라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트위터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는 이날 트위터에 “청와대 주방장 불러서 ‘배추김치 대신 양배추김치 올리라’고 말씀하실 게 아니라 관계 장관들 불러서 ‘산지 배추 값이 밭떼기 1평에 7천원하는데 왜 시장에선 3포기 4만원하냐’고 물어야지요. 열이 나서 점심에 김치찌게 먹었습니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노 대표는 이어 “김치찌개는 절대로 양배추김치찌개를 드시면 안 됩니다. 오늘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배추는 한포기 9900원, 양배추는 한통에 9590~1만원에 판매되고 있는 상황이랍니다”라고 거듭 이 대통령을 겨냥했다.

지상욱 전 자유선진당 대변인 트위터
지상욱 자유선진당 전 대변인도 퀴즈형식으로 이명박 대통령을 꼬집었다. 지 전 대변인은 이날 트위터에 “(문제) MB의 서민물가정책은? (답) 배추 값 비싸면 양배추 먹기! 그러다 양배추 값 오르면? 안 먹기!!”라고 힐난했다.

◈ 국민참여당 “자기 밥상에 양배추김치를 올리는 ‘쇼’”

국민참여당 양순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대통령은 ‘배추가 비싸니 양배추김치를 올리라’고 주방장에게 지시하고, 청와대 비서진은 이런 사실을 알리려고 언론에 홍보하는 행태를 보면 정말 한심하다”며 “MB식 친서민 구호가 얼마나 천박한 발상에서 나온 것인지 알 수 있다”고 개탄했다.

양 대변인은 “이명박 대통령도 ‘배추 한 포기 값이 1만5000원까지 오르고, 4인 가족이 김장을 하려면 50만 원으로도 부족하다’는 사정을 모르지 않을 것”이라며 “그렇다면 대통령이 할 일은 서민들이 적정한 비용으로 밥상에 김치를 올릴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지, 자기 밥상에 양배추김치를 올리는 ‘쇼’는 대통령의 본분에 맞는 일이 아니다”고 맹비난했다.


◈ 민주노동당 “‘MB물가지수’에 포함시켜 특별관리 호언장담하더니”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은 비싼 배추김치 대신 양배추김치를 권장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문제는 배추 값이나 양배추 값이나 비싸기가 50보 100보라는 것이다. 시장에 직접 가 본 게 맞냐”며 “대통령이 나서서 안 그래도 비싼 양배추 가격만 올린 셈”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배추는 2008년 이른바 ‘MB물가지수’에까지 포함시키면서 특별관리하겠다고 호언장담했던 품목인데, 이제 와서 배추 값을 잡지 못해 민망하니, 대체식품론을 들고 나오는 거냐”고 따져 물었다.

우 대변인은 “강조하지만, 대통령은 청와대 밥상 걱정할 게 아니라 지금이라도 국민들 밥상부터 먼저 걱정해야 한다”며 “이명박 대통령의 서민 염장지르기는 양배추김치 발언 파동에 이어 농림수산식품부 제2차관이 배추 값이 올랐으니, 김장김치를 한 포기 덜 담궈 달라는 발언을 해 대통령과 세트플레이로 서민들 상처에 소금을 뿌리고 있다”고 면박을 줬다.

그는 “이러다간 ‘배추 민란’이라도 일어날 기세라는 것을 명심하라”며 “세간에는 ‘이러다간 심지어 배추마저 반MB연대전선에 동참하게 생겼다’는 유머까지 생겨나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우 대변인은 “더 이상 조롱과 비난 폭증을 막으려면 당장 ‘그 입 다물고’ 채소 값 잡기에 전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특히, 채소경작지 다 갈아엎은 4대강 사업부터 중단하고 채소경작지를 원상회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진보신당 “이명박 정부는 배추 최고가격 지정하라”

진보신당은 정책논평을 통해 “이명박 정부는 청와대가 개인 가정에서나 대응할 법한 양배추 김치로의 메뉴 전환이 아니라 법률에 근거한 국가 경영 수준의 긴급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배추 최고가격 지정, 유통구조 개선조치를 명령하라”고 촉구했다.

진보신당은 “배추 값이 3포기에 4만원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올해 7월에 산지 밭떼기로 배추밭이 평당 7천원에 거래됐다고 하는데 현재 소비지 배추 값은 한 포기에 1만5000원을 넘는다. 보통 배추밭 평당 10포기 정도의 배추가 재배되니 산지기준으로 계산하자면 배추 값이 포기당 1000원 정도해야 마땅한데 현실은 그렇지 않으니 이상한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배추 값의 이상한 폭등 상황에 ‘물가안정에 관한 법률’을 적용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긴급하게 필요하다”며 “이 법은 국민생활의 안정을 위해 필요한 주요물품의 가격의 최고액을 정부가 지정할 수 있는데, 배추 한 포기에 1만5000원 해 국민 식생활의 주요 식품인 김치를 담가먹지 못하는 상황이면 배추의 최고가격을 적정하게 지정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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