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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도 인정한 황당한 ‘사칭 사기’ 백태

외국 기관 고위간부 행세에…대통령 딸 사칭까지

2007-12-27 03:05:29

대검찰청은 26일 올해 동안 발생한 사건 중 드라마틱한 사건 17개를 선정해 발표했다. 이 중 황당해 검찰도 인정한 웃지 못할 사기 사건 사례를 소개한다.

◈ CIA 요원 행세한 사기범 등친 간 큰 ‘가짜 검사’
한○○(61)씨는 미국 중앙정보국(CIA) 동아시아 담당관을 사칭하며 경남 소재 조선업체 경영자 등을 상대로 “해외펀드 투자를 지원해 주겠다”고 속여 19억원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구속됐다.

한씨의 아내 장OO(56)씨가 남편의 석방을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최OO(54)씨는 자신을 부산지검 검사라고 사칭하며 장씨에게 접근했다.

그런 다음 최씨는 “사건 담당검사나 판사에게 부탁해 전부 해결해 주겠다. 남편 사건은 검찰에서 매우 죄질이 안 좋게 보고 있으니, 검사들에게 술 접대를 해야 하고, 기자들이 보도하지 못하도록 로비도 해야 한다”고 속였다.

최씨의 감언이설에 감쪽같이 속은 장씨는 최씨에게 8회에 걸쳐 7,510만원을 건넸다.
이에 대해 검찰은 “최씨는 장씨를 속이기 위해 금테 안경에 검은색 양복으로 말쑥하게 차려 입고, 절제된 언행으로 현직 검사 행세를 하면서, 특히 미국 중앙정보국 동아시아 담당관을 사칭하며 사기행각을 벌여온 장씨의 남편을 다시 속인 사건”이라고 소개했다.

부산지검 특별수사부 수사과는 지난 3월 최씨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 “권총 차고 청와대 들어가고, 노무현 대통령과 잘 알아”

서울 서초동에 사무실을 두고 명예회장 직함을 가진 김OO(61)씨는 유엔본부에서 비밀리에 파견된 고위간부로 행세하고 다녔다.

또 A(55)씨는 김 회장의 비서실장으로 행세하고, B(43)씨는 김 회장의 보좌관으로 행세했다.

그런데 이들은 지난 5월 김 회장의 사무실에서 청각장애인이지만 야채행상을 하며 상당한 돈을 벌은 최OO씨가 후배에게 거액의 돈을 떼어 괘씸하게 여기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러자 A씨는 최씨에게 “김 회장은 평상시 권총을 찬 채로 청와대에 들어가고, 노무현 대통령과 잘 알고 지내며, 정치인 실세의 쪼인트를 까는 정도의 위치에 있는 사람이다. 청와대를 통해 검찰총장에게 지시해 후배를 구속시켜 주겠다”는 거짓말로 돈을 요구했다.

이들은 이에 속은 최씨로부터 3억원을 받아 가로챘다. 김 회장과 비서실장 A씨 그리고 김 회장의 여동생 김OO(57)씨는 각각 1억원씩을 나눠 가졌으며, 김씨의 여동생은 1억원으로 6,000만원 상당의 고급외제 승용차를 구입해 타고 다녔다.

이후 A씨가 검찰에서 수사를 받으면서 전화추적을 받자, 김 회장의 여동생은 C씨와 짜고 C씨 명의의 휴대전화를 개설한 다음, A씨가 검찰의 전화추적을 피해 자신들과 연락을 취할 수 있도록 휴대전화를 건네며 범인을 도피하게 했다.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형사2부 정태영 검사는 이들을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고, 고양지원 형사1단독 장경식 판사는 회장 김씨와 비서실장 A씨에 대해 각각 징역 1년6월과 추징금 1억원을 선고했다.

또 범인도피 혐의가 추가된 김씨의 여동생은 징역 1년6월과 범행 대가로 취득한 물건인 외제승용차를 몰수하고 추징금 4,000만원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보좌관 B씨에게는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과 사회봉사명령 160시간, 휴대폰을 개설하는데 명의를 빌려 준 C씨에게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과 사회봉사명령 100시간을 선고했다.

◈ “난, 박정희 대통령의 숨겨진 딸”

A씨는 한국에서 태어나 어린 나이에 미국으로 건너가서 성장한 후 회사를 세워 이사를 맡고 있던 중 알게 된 B씨에게 자신은 고 박정희 대통령의 숨겨진 딸이고, 한국의 고위직 인사들과도 잘 안다고 하는 등 재력가처럼 행세했다.

이후 A씨는 자신을 믿은 B씨로부터 미화 100만 달러를 받아 모두 도박자금으로 탕진했다.

인천지검 부천지청 이종근 검사는 “A씨의 기망 행위의 내용이 너무나 허황되고, 신빙성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믿은 B씨가 거액을 A씨에게 건넨 웃지 못할 사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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