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심준보 기자] 신일전자가 공정위 및 소비자원의 권고를 어기고, 공식 네이버 브랜드스토어에서 '기만 할인'을 행한 정황이 포착됐다. 당국은 법적 책임이 입점업체에 있다고 명시한 가운데, 신일측도 당국의 권고를 인지했었고 가격과 프로모션을 본사가 직접 검토·관리한다고 밝혀 경영진의 관리·감독 부실에 대한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5일 로이슈가 신일전자 네이버 브랜드스토어의 할인판매 현황을 조사한 결과, ‘반값딜·TODAY TIMEDEAL’ 등 시간 한정 할인을 내건 상품이 행사 종료 후에도 같은 가격 또는 더 낮은 가격에 판매되는 사례가 확인됐다. 7월 21일부터 9월 6일까지 확인된 150건의 상품 노출 가운데 120건(80%)은 기존 행사 종료 후 다시 노출됐으며, 일부 ‘오늘 단 하루’ 상품은 최대 35일간 사실상 같은 가격이 유지됐다. 동일 상품이 행사명만 바꿔 반복 노출되거나 정상가는 그대로인 채 할인율만 달라지는 사례도 나타났다.
“오늘 단 하루”라더니…최대 35일간 고정가
한국소비자원과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5월 19일 ‘온라인 쇼핑몰 가격할인 표시 개선해 정가·할인율 부풀리기 막는다’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고 주요 온라인 쇼핑몰의 가격할인 표시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서는 할인 전 가격을 높여 할인율을 과장하거나, 시간 제한 할인 행사가 끝난 뒤에도 같은 가격 또는 더 낮은 가격으로 판매하는 사례 등이 확인됐다. 공정위와 소비자원은 주요 온라인 쇼핑몰에 할인 전 기준가격을 명확하게 안내하고 일반 할인가와 특정 조건 충족 시 적용되는 최대 할인가를 구분하도록 개선을 권고했다.
로이슈는 당국의 조사 결과 발표 이후인 2026년 7월 21일부터 9월 6일까지 신일 공식몰에 노출된 프로모션 4건을 수집해 가격과 행사명, 노출 기간 등을 대조했다.
그 결과 누적 노출 150건 가운데 120건(80.0%)이 해당 상품의 직전 행사기간이 종료된 뒤 다시 노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10개 고유 상품 가운데 7개는 서로 다른 행사에 반복 노출된 정황도 확인됐다.
'신일전자 가정용 초미풍 35cm 스탠드 선풍기(SIF-H14NAV)'는 7월 21일부터 8월 26일까지 37일간 정상가 8만7900원, 행사가 5만8000원, 표시 할인율 34%가 단 한 차례도 바뀌지 않았다. 같은 위젯의 '에어서큘레이터(SIF-CU09ECA)'도 8월 12일 첫 노출 이후 8월 26일까지 15일간 정상가 18만9000원, 행사가 8만9900원, 할인율 52%가 그대로 유지됐다.
로이슈는 해당 상품들이 실제로 판매 과정에서도 같은 가격을 유지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9월 5일과 7일 두 차례 개별 상품 상세페이지의 판매가를 대조했다.
그 결과 확인 대상 10개 상품 가운데 4개(40.0%)에서 프로모션 종료 및 재노출 이후 가격이 동일하거나 오히려 더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공정위와 소비자원이 지난 5월 조사에서 확인한 시간 제한 할인상품의 행사 종료 후 동일·인하 가격 판매 비율 평균 20.2%를 웃도는 수치다.
정상가는 그대로…3개 행사 갈아타며 할인율만 올라
가장 두드러진 사례는 ‘BLDC 선풍기 저소음 가정용 스탠드형(SIF-B14VER)’이다.
이 상품은 ‘반값딜~51% TODAY TIMEDEAL’에 이어 ‘마지막 여름 디지털가전 페스타’, ‘여름 클리어런스’ 등 3개의 서로 다른 프로모션에 연이어 노출됐다.
기간은 7월 21일부터 8월 말 이후까지 이어졌으며, 정상가 14만9000원은 이 기간 내 한 차례도 변경되지 않았다.
반면 표시 할인율은 48%에서 49%, 다시 51%로 높아졌다.
하나의 상품이 동일한 정상가를 유지하면서 서로 다른 행사명 아래 반복 노출되고, 표시 할인율만 단계적으로 높아진 것이다.
로이슈는 지난 8일 신일전자 측에 동일 상품을 세 개의 서로 다른 행사명으로 나눠 반복 노출한 경위를 서면으로 질의했다.
신일전자는 “네이버 쇼핑의 운영 정책과 쿠폰 적용 체계에 따라 적용 가능한 혜택의 종류와 조건이 달라질 수 있다”며 “SIF-B14VER 역시 서로 다른 프로모션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각 행사별 할인 및 쿠폰 혜택이 달리 적용되면서 표시 할인율에 차이가 발생한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이는 할인율이 달라진 이유에 대한 설명일 뿐, ‘왜 동일 상품을 세 개의 별도 행사명으로 나눠 반복 노출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직접적인 답변은 아니었다.
신일전자는 이 질문에 대해 별도의 구체적인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원데이딜이라 매일 바뀐다”는데…실제론 열흘간 가격 고정
‘저소음 BLDC 선풍기 35cm 14인치(SIF-NA1405DC)’ 사례에서는 신일 측 해명과 로이슈가 확보한 실제 데이터가 엇갈렸다.
이 상품은 7월 31일 하루 사이 정상가 13만9000원이 유지되는 가운데 표시 할인율이 31%에서 45%로 바뀌었다. 행사가도 9만5700원에서 7만6000원으로 변경됐다.
신일전자는 이에 대해 “네이버 기획전 내 ‘오늘끝딜’ 등 원데이딜의 경우 일자별로 독립적인 프로모션 조건에 따라 운영되며 해당 일자에 적용되는 즉시할인가 역시 상이하게 설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자별 프로모션 조건에 따라 가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취지다.
그러나 로이슈가 7월 21일부터 31일까지 매일 수집한 캡처를 대조한 결과 이 상품의 정상가·할인율·행사가는 7월 21일부터 30일까지 열흘 동안 단 한 차례도 바뀌지 않았다.
‘일자별 독립적인 프로모션 조건’에 따라 가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과 달리 실제로는 열흘 동안 동일한 가격과 할인율이 유지된 것이다.
특히 가격이 장기간 고정된 뒤 7월 31일 하루 사이 할인율과 행사가가 크게 변경된 경위에 대해서도 신일 측의 설명과 실제 판매 데이터 사이에 확인이 필요한 지점이 남는다.
신일 “가격·프로모션 본사가 직접 관리”…경영진 관리 책임은
이번 사안에서 또 다른 쟁점은 가격과 프로모션의 관리 주체다.
신일전자는 로이슈의 질의에 대해 신일 공식몰이 별도로 운영되는 자사 온라인몰이 아니라 네이버 내 신일 공식 브랜드스토어라고 설명하면서도, 가격정책과 프로모션 운영 방향 등 주요 사항은 본사에서 직접 검토·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일전자 관계자는 “원활한 온라인몰 운영을 위해 전문 대행사와 협업하고 있으나, 상품의 가격 정책 및 프로모션 운영 방향 등 주요 사항은 신일전자에서 검토·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본사가 가격과 프로모션을 직접 검토·관리한다면, 행사명과 할인기간, 정상가와 행사가 등을 사전에 확인하는 내부 검수 절차가 있었는지, 공정당국의 개선 권고 이후 관련 관리 기준을 별도로 마련했는지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특히 신일전자는 공정위와 한국소비자원의 가격할인 표시 관련 권고사항을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가격정책과 프로모션을 본사가 직접 관리한다는 회사 설명이 사실이라면, 해당 관리체계가 실제로 작동했는지와 공정당국의 권고 이후 재발 방지 조치가 적절하게 이뤄졌는지는 경영진 차원에서도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다.
“오늘 단 하루” 표시 오인 가능성 인정…후속조치는?
한편, ‘오늘 단 하루’라는 표시가 실제 판매 방식과 부합하는지를 묻는 질의에 대해 신일전자는 일부 동일 상품이 여러 기간에 걸쳐 연속적으로 노출되면서 소비자가 해당 문구를 상품 자체의 할인기간으로 인식할 가능성이 있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신일전자가 ‘오늘 단 하루’라는 문구와 실제 상품별 할인기간 사이의 정합성을 다시 점검하겠다고 밝힌 만큼, 적어도 기존 표시 방식에 대해 내부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점은 인정한 셈이다.
다만 신일전자는 과거 해당 표시를 보고 상품을 구매한 소비자에 대한 사과나 보상 등 별도의 후속 조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신일전자측은 “공정위 권고사항은 인지하고 있으며, 개별 사안의 법령 위반 여부는 사실관계와 기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되어야 할 사항”이라고 답했다.
법조계 “시간 제한 할인 표시, 실제 판매기간과 일치하는지 중요”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3조제1항은 사업자가 소비자를 속이거나 소비자로 하여금 잘못 알게 할 우려가 있는 거짓·과장, 기만적인 표시·광고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지정고시인 ‘부당한 표시·광고행위의 유형 및 기준 지정고시’ 역시 실제 거래가격에 변동이 없음에도 일정 기간을 정해 특정 가격으로 판매하는 것처럼 소비자를 오인시킬 우려가 있는 표시·광고 행위 등을 부당한 표시·광고의 유형으로 규정하고 있다.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에서도 거짓·과장된 사실을 알리거나 기만적인 방법으로 소비자를 유인하거나 거래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카운트다운이나 ‘오늘만 이 가격’ 같은 표기는 소비자에게 가격이 한시적으로만 적용되고 행사 종료 후에는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사실을 전달하는 측면이 있다”며 “행사 종료 후에도 동일하거나 더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됐다면 소비자 오인 가능성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해당 표시가 실제 법 위반에 해당하는지는 행사 조건과 가격 변동 과정, 소비자에게 제공된 정보 등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 본 기사에서 인용된 신일전자 측 답변은 2026년 9월 8일 로이슈의 서면 질의에 대한 신일전자 서면 답변 중 일부를 발췌한 것이며, 신일전자 측에는 반론 및 추가 입장을 제출할 기회가 부여됐다. 이번 기사에서 제기된 가격표시의 법 위반 여부는 향후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관련 법령 및 기준에 따라 판단될 사안이다.
※ 이 기사는 기사 작성 과정의 일부에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했으며, 기사 내용의 정확성과 책임은 본사에 있습니다.